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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6화 죽느니만 못하게 만들어주지

미스터 K가 그녀의 행동을 보고 물었다.

“보여?”

“희미하게만 보여요.”

“네가 우려낸 약이 좋은가 보네. 일주일 내로 회복되겠어. 역시 성녀가 네 몸을 훈련했던 게 분명해. 그렇지 않았다면 약효가 이렇게 빨리 나타났을 수 있겠어?”

성혜인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고 뒤로 벌러덩 누워버렸다.

매일 훈련이 끝나면 성혜인은 졸음이 몰려왔다.

“편히 쉬고, 필요한 게 있으면 002한테 말해.”

“002가 누구죠?”

“번호 002부터 005까지 모두 수령의 인선이야. 당연히 그 전제는 내가 널 찾지 못했을 때 이야기고. 지금은 네가 돌아왔으니 다 네 조력자가 되었지.”

말을 마친 미스터 K가 그녀의 어깨를 툭 쳤다.

그가 자리를 뜨니 002가 입을 열었다.

“BKS의 수령 자리를 맹인에게 맡길 수는 없어요. 저 포함 다른 사람들 모두 이렇게 생각하고 있어요. 미스터 K의 이번 결정은 너무 경솔했어요. 아니면 혹시 당신이 무슨 수단을 써서 현혹했나요?”

성혜인은 미스터 K가 BKS에서 지위가 높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누구든 이곳의 수령이 되려면 그의 인정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002는 수령 자리를 원한 것뿐만 아니라 미스터 K를 흠모하여 성혜인에 대한 적대심이 큰 것 같았다.

성혜인은 몸도 아프고 잠도 오지 않았다. 하여 기꺼이 002의 도발에 대응했다.

“어제 미스터 K가 저에게 말하길, 전 부수령이라고 했어요. 그쪽은 제 말에 불복해도 되지만 다른 사람들은 안 되는 거죠, 맞죠?”

002의 안색이 흐려졌다. 그녀는 원망을 가득 담은 얼굴로 성혜인을 바라보았다.

좀 예쁜 것 빼고는 괜찮은 구석이 하나도 없다.

어렸을 때부터 훈련을 받아온 그들에게는 성혜인이 얼마나 꼴불견일까.

“당신은 자격이 없어요. 당신은 그저 침대 위를 기어다니는 것 밖에는 할 줄 모르는 쓰레기일 뿐이고, 미스터 K는 그저 현혹된 것뿐이에요.”

“나가서 무릎 꿇으세요.”

성혜인이 담담한 말투로 빛이 가장 강한 곳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아마 그곳이 밖일 것이다.

“제가 만족할 때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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