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혁 오빠, 지금 나 쫓아내는 거야?”강하랑은 단이혁의 냉정한 목소리에 당연한 걸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마음이 울적했다.더군다나 단이혁은 그녀와 함께 본가로 돌아가기 싫다고 했고 그 이유도 그녀 때문인 것 같았다.그리고 지금, 냉정하게 말하는 단이혁에 더욱 슬펐다.그녀는 고개를 숙인 채 아무 말도 없이 그릇에 있는 음식만 집어 먹었고 단이혁이 집어다 준 음식엔 손을 대지 않았다. 괜히 음식에 화풀이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눈치채지 못한 단이혁은 강하랑에게 장난을 치며 말했다.“흥, 당연하지. 매일 집에서 먹고 자고 싸는
울부짖는 강하랑에 두 사람 주위에 맴돌던 분위기도 싸늘해졌다.단이혁은 손에 힘을 풀고 믿을 수 없다는 눈빛과 함께 화가 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강하랑, 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기나 해?”강하랑은 붉어진 눈으로 그를 한참 빤히 보다가 다시 몸을 틀었다. 고개 한 번도 돌리지 않고 말이다.그녀는 사실 그렇게까지 말할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단이혁이 자신을 ‘강하랑'이라고 딱딱하게 부르는 목소리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그녀를 아무래나 불러도 상관없었고, 심지어 그녀를 고아라고 말해도 울지
많이 누그러진 목소리에 그는 다시 한번 강하랑을 달랬다.“울지 마, 응? 다 큰 어른이 이렇게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려서 되겠어? 그러다 누가 사진이라도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면, 그때 가서 후회해도 소용없어.”그는 꽃다발을 강하랑 품에 밀어 넣더니 휴지를 꺼내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 마치 소중한 딸을 보살피듯 한 아빠의 모습처럼 말이다.“자, 네가 좋아하는 꽃. 이건 이 오빠가 인맥까지 써서 사 온 거야. 넌 나한테 문제 덩어리가 아니니까 그런 말 하지 마, 알았지? 그리고 아까 한 말도 너무 심했어. 사랑아, 다음부터는 그
단이혁은 그다지 가고 싶지 않았지만, 대답을 했다.단이혁이 선택을 번복할까 두려웠던 강하랑은 다시 확인하고 또 확인했다.“정말? 오빠, 정말이지? 나 달래주기 위해 하는 말이 아니지?”“정말이야, 거짓말 아니야.”단이혁은 행여라도 강하랑이 또 눈물을 흘릴까 봐 힘 빠진 미소를 지으며 다정한 눈빛으로 달랬다.“네가 가고 싶을 때로 시간 정해. 그리고 나한테 미리 말해줘, 알았지?”말을 마치자마자 강하랑은 그를 꼬옥 끌어안았다.“오빠가 날 제일 아낄 줄 알았어. 하지만 한주시에 이틀 더 있어야 해. 그때가 되면 오빠랑 언제
“연유성! 미쳤어?! 이거 놔!”그녀는 몸을 틀어 연유성과 마주했다. 하지만 연유성은 옷깃을 놓아주지 않았기에 그녀는 연유성을 째려보았다.연유성은 그녀의 발버둥에도 그저 시선을 떨군 채 그녀가 안고 있던 꽃다발을 보았고 표정도 어두워졌다.먼저 앞서가던 단이혁은 뒤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의 시야엔 두 사람의 모습이 들어왔고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만 나왔다.그는 시선을 들고 연유성을 빤히 보면서 느긋한 목소리로 말했다.“연 대표, 이건 지금 무슨 뜻이죠?”“저야말로 단 대표한테 묻고 싶네요. 지금 뭐
질투가 섞인 듯한 어투와 연유성의 어두워진 표정을 보니 마치 강하랑이 불륜을 저지르다 들킨 것 같은 상황이었다.강하랑도 그런 그의 태도에 어처구니가 없어 헛웃음을 지었다.“내가 단 대표님이랑 어떤 사이든 너랑 무슨 상관이야? 연유성, 우린 이미 이혼했어. 내가 누구랑 있든 네가 뭔데 상관하는 건데?”그의 모습은 아무리 강하랑이 눈치 없다고 해도 그가 오해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챌 수 있었다. 지금 그의 표정과 반응은 그가 단이혁과 처음 만났을 때와 똑같았다.하지만 상황은 다소 달랐다.그때는 그녀가 연유성과 이혼을 마무리 짓지
“단 대표도 그걸 안다고 하니 그럼 지금 뭘 해야 하는지 알겠네요.”단이혁은 여전히 웃는 얼굴로 말했다.“당연히 알죠. 전남편이었던 연 대표보다 더 잘 알고 있죠. 그러는 연 대표야말로 우리 사랑이한테 말 한마디도 없이 다짜고짜 찾아와 오빠라고 주장하시네요. 사랑이 생각은 물어봤어요? 그리고 연 대표, 사랑이한테 가족이 있다는 걸 잊지 마세요. 사랑이가 누구랑 연애하고 결혼하든 사랑이 친오빠가 결정할 일이에요. 친오빠도 별말 안 했는데 연 대표가 나서서 오빠라고 칭하니 너무 오지랖 부리는 거 아닌가요?”그의 품에 있었던 강하랑
강하랑은 바로 태연하게 반박했다.그녀는 단이혁이 사는 세계가 더럽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정말 더러운 건 그런 짓을 하는 사람들이었기에 무고한 사람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게다가 연유성이 정말로 연예계가 더럽다고 생각한다면 왜 강세미를 연예계에 진출하게 했겠는가?‘아니면 강세미를 지킬 능력은 된다고 생각하면서 자신이 제일 큰 자본가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래서 강세미가 다른 자본가들에게 들러붙으며 스폰을 구걸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는 건가?'하지만 연유성은 아직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의 약혼녀인 강세미가 얼마나 타락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