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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3화

물이다. 물이 있었다. 그러면 죽지 않고 살 수 있다.

윤혜인은 수영을 전혀 못 할 줄 알았는데 물에 떨어진 순간 익숙한 느낌과 함께 물 위로 떠 올랐다.

하지만 이내 당황한 윤혜인이 어쩔 바를 몰라 하며 큰 소리로 불렀다.

“이준혁 씨, 이준혁 씨.”

물은 고요하기만 했다.

겁에 질린 윤혜인이 심호흡을 하고는 물속으로 들어가 이준혁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내 윤혜인은 누군가에 의해 수면으로 건져졌다.

이준혁은 촉촉하게 젖은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들어 올렸다. 그 모습이 참으로 매혹적이었다.

그는 윤혜인을 안고 물가로 헤엄쳐 가더니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나 여기 있어.”

윤혜인이 멈칫하더니 그를 품에 꽉 끌어안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당신 정말... 놀랐잖아요.”

윤혜인은 생각하면 할수록 너무 무서워서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같이 뛰어내릴 생각을 한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짜증이 치밀어오른 윤혜인은 이준혁의 어깨를 가볍게 때리며 원망을 쏟아냈다.

“정말 미쳤어. 미쳤다고...”

때리고 나서는 마음이 아팠는지 바보처럼 웃기 시작했다.

“다행이에요. 무사해서 다행이에요...”

이준혁은 아이처럼 울다가 웃는 윤혜인을 보며 입꼬리를 올렸다. 그러더니 손을 뻗어 힘껏 꼭 끌어안았다.

“미치지 않았어.”

잠깐 뜸을 들이던 이준혁이 다시 말을 이어갔다.

“너를 잃었다면 정말 미쳐버렸을지도 모르지.”

윤혜인은 무언가에 부딪쳐 구멍 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준혁은 복잡한 눈빛으로 윤혜인을 꼭 끌어안았다.

윤혜인은 이준혁이 몸을 파르르 떨고 있음을 발견했다. 눈을 깜빡이며 생각해 봐도 영문을 알 수 없었다. 그러다 이내 깨달았다.

이준혁은 무서웠던 것이다. 그는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혜인아, 약속해. 영원히 나를 떠나지 않겠다고.”

“나는...”

이준혁이 갑자기 그녀를 풀어주더니 어둡고 차가운 눈동자로 말했다.

“약속해.”

말투는 명령조였고 어딘가 화나 보이기도 했다. 아니, 매우 화나 있었다.

죽다 살아났으니 이제 따질 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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