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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2화

보고 싶었다는 말에 이준혁의 몸이 심하게 흔들렸다.

윤혜인이 다시 입을 열었다.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더는 숨길 수 없었다.

“너무 보고 싶었어요...”

곧 죽을 마당에 내려놓지 못할 원망과 증오가 어디 있겠는가.

끝내 윤혜인은 마음이 흔들렸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돌아온 후로 이준혁은 그녀에게 정말 잘해줬다.

아무리 그녀가 과거를 내려놓지 못해 막무가내 화내고 때리고 투정을 부려도 그는 여전히 곁을 떠나지 않고 묵묵히 지켜줬다.

이 생각을 조금만 빨리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지금 깨달았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윤혜인이 눈시울을 붉히며 가볍게 말했다.

“이준혁 씨, 이제 놔요...”

윤혜인의 눈빛에 이준혁은 순간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내가 너 아무 일 없게 지켜줄 거야.”

이준혁이 확고하게 말했다.

윤혜인이 아랫입술을 꽉 깨물었다. 이에 입술에 하얀 이빨 자국이 남았다.

“준혁 씨, 우리 같이 떨어질 수는 없잖아요.”

윤혜인은 이렇게 말하더니 먼저 꽉 잡은 그 손을 떼려고 했다.

“떼기만 해봐.”

이준혁이 낮게 소리쳤다.

그 바람에 이준혁의 몸이 앞으로 조금 더 미끄러졌다.

“혜인아...”

이준혁이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아직 희망이 있어.”

윤혜인의 눈빛은 서글프기 그지없었다. 더는 자신을 속일 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만약 지금 결단을 내리지 않는다면 이준혁도 따라서 끌려 내려갈 것이다.

윤혜인이 차가운 눈동자로 매섭게 쏘아붙였다.

“이준혁 씨, 당신 정말 최악인 거 알아요? 놓으라니까요.”

이준혁은 윤혜인이 일부러 그를 화나게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도 그 말에 상처받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이준혁이 씁쓸하게 웃었다.

“최악이어도 어쩔 수 없어. 네가 좋은 걸 어떡하라고.”

이준혁은 가느다란 팔목을 꽉 붙잡고 눈시울을 붉혔다.

“벗어날 생각하지 마. 평생.”

이때 바닥이 다시 붕괴했다. 이제 더는 두 사람을 지탱할 힘이 없어 보였다.

많아도 겨우 1분일 것이다. 최악의 경우 1분도 채 버티지 못할 수도 있다.

윤혜인은 더 잔인한 말을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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