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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8화

육경한은 원래도 의심이 많았는데 지금 이 말은 이미 의심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화들짝 놀란 소원이 멍한 표정으로 당황함을 감추려 했다.

육경한을 쳐다보는 소원의 눈매는 항상 매서웠고 이렇게 억울한 눈빛은 처음이었다. 등을 훤히 드러내놓고 있는 지금 소원은 왠지 모르게 청순하고 매혹적이었다.

육경한의 시선이 그녀에게로 쏠렸다. 소원에 대한 갈망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저 눈빛...’

소원은 저 휠체어만 아니었다면 이미 그는 그녀위로 올라탔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원이 눈을 부릅떴다.

“왜 남의 방에 함부로 들어와요.”

이렇게 말하며 지퍼를 올리려 했지만 중간에 걸려버린 지퍼는 올라가지 않았다.

방법이 없었던 소원은 하는 수 없이 잠옷을 목에 둘렀다.

감추려 할수록 드러나는 소원의 행동에 육경한의 입꼬리가 천천히 올라갔다.

“남의 방이라니?”

육경한이 휠체어를 돌려 천천히 앞으로 다가오더니 소원 앞에 멈췄다.

“여기 내 것이 아닌 게 어디 있어?”

소원은 육경한이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 알고 있었다. 뜻인즉 그녀가 그의 소유물이라는 뜻이었다.

하지만 말로 지기 싫었던 소원은 빨간 입술로 비아냥댔다.

“대표님, 망상도 병이에요. 얼른 치료받아요.”

육경한은 딱히 화내지 않았다. 오히려 승리를 거머쥔 듯 태연자약한 모습이었다.

그는 어정쩡한 그녀를 물끄러미 쳐다보더니 입꼬리를 올렸다.

“정말 내가 안 도와줘도 돼?”

말이 통하지 않는 남자였다.

육경한은 소원이 무슨 말을 하든 아랑곳하지 않고 제멋대로 나왔다.

“괜찮아요.”

소원이 이를 악물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당장 나가요. 샤워할 거예요.”

“같이 할까?”

육경한이 말했다.

“...”

소원은 할 말을 잃었다. 낯짝이 저 정도로 두꺼운 사람은 처음이었다.

“대표님, 저 좀 존중해주실래요? 다친 곳이 이젠 거의 다 나았나 봐요?”

소원은 차가운 말투로 그가 저번에 스킨십하려 했다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려주었다.

육경한은 오늘 예상외로 인내심이 좋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기다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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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은하
업그레이드좀 빨리했음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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