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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남자는 그녀를 꾹 누르며 얼음장같이 거무스름한 눈동자를 크게 뜨고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그리고 쌀쌀하게 말했다.

“서 씨네 그 잡종?”

소원은 피식 차갑게 웃었다.

이 남자는 항상 이 모양이었다.

잘못을 남에게 떠넘기면서도 자신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서현재는 이미 남자 눈에 박힌 목표물로 되었으니, 그녀가 언급하든 말든 이 남자가 그를 곤란한 처지에 밀어붙이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다행히 서현재도 지금 의지할 곳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에게는 서씨 집안이라는 버팀목이 있었고 육경한은 그 지경까지 권세를 믿고 나댈정도는 아니었다.

만약 그가 정말 평범한 의사라면, 생명을 위협하는‘사고’가 언제 닥칠지 몰랐다.

소원은 눈을 들어 남자를 바라보았다.

“육경한, 넌 정말 비참한 사람이야. 너 자신을 다른 남자와 비교할 때 얼마나 멍청하고 웃기는 알아? 네가 대체 무슨 자격으로 비교를 해?”

“네가 귀국한 뒤 나를 아무렇게나 짓밟았을 때부터 나는 이미 너에 대한 마음을 접었다고!”

“넌 내가 널 사랑하지 않는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나를 네 곁에 억지로 남겨두고,계속 네 혼잣말로 사랑한다고 중얼거렸잖아.”

“네가 이러는 게 내 눈엔 뭐 같은지 알아?”

“개 같아, 그것도 재수 없는 개.”

“내가 너에게 마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나에게 들이대다니, 넌 정말 답이 없는 놈이야.”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가 차갑고 날카로운 고드름이 되어 남자의 가슴에 꽂혔다.

분명히 그는 힘이 매우 세지만 이 순간만큼은 온몸이 탈진된 것처럼 힘없게 느껴졌다.

맞다, 소원의 말은 전부 맞는 말이었다.

그는 소원이 오래전부터 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을 줄곧 알고 있었지만, 여전히 자신을 통제할 수가 없었다.

그때 가문의 원한을 짊어지고 그녀가 자신을 배신했다고 생각했을 때도 그의 끓어 번지는 분노의 파도는 여전히 가슴속 깊이 묻어둔 애정의 불씨를 꺼버릴 순 없었다.

그는 재수 없게도 감히 인정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이 여자를 사랑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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