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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경호원은 황급히 물러났다.

방민기의 머리는 소원의 무릎에 눌려 소파 위에 15분 동안이나 똑같은 자세로 있다가 드디어 풀려났다.

이제 방민기는 더 이상 반항할 힘이 없었다.

그는 원래 술과 놀음에 취한 부잣집 도련님으로 몸이 허약하기 짝이 없었다.

이렇게 마음대로 횡포를 부릴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아버지가 좋은 경호원을 찾아주신 덕분이었다.

그는 소파에 축 늘어져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날 건들지 마, 힘이 없어.”

방민기는 목이 부러진 것만 같았고 조금만 움직여도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이 느껴졌으며, 하여 목을 기울고 있을 수밖에 없었다.

‘도대체 어디서 튀어나온 미친년이야!’

그때 누군가 문을 두드렸다.

소원은 칼끝을 방민기 목에서 조금도 떼어내지 않은 채 목소리를 낮추어 말했다.

“들어오세요.”

방금 나갔던 경호원이 들어와서 커피색 서류봉투를 내밀었다.

소원은 말했다.

“땅에 던지고 다시 나가세요.”

경호원이 머뭇거리며 방민기을 쳐다보자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욕을 퍼부었다.

“꺼져, 쓸모없는 놈아.”

정신이 문제 있는 여자 한 명도 상대하지 못해 그를 여기서 고생시키다니!

그는 목숨을 아끼고 싶었고 다시는 이 미치광이를 건드리고 싶지 않았다.

‘얼른 물건 가지고 꺼져, 제발.’

소원이 서류를 꺼내자 익숙한 글자체가 그녀의 반짝이던 아름다운 눈망울을 뿌옇게 흐렸다.

짜고 축축한 눈물이 부서진 유리구슬처럼 굴러떨어졌다.

그녀는 입을 반쯤 벌리고 소리 없이 말했다.

‘아버지...’

가슴이 누군가의 발에 짓밟히고 있는 듯 찌릿찌릿 아팠다.

다행히 헬멧이 그녀의 슬퍼하는 기색을 가렸기 때문에 방민기에게 지금이 그녀를 공격할 좋은 기회라는 것을 알리지 않았다.

소원은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고 침착하라고 자신을 타일렀다.

그녀는 서류를 품에 넣은 뒤 지퍼를 잠그고 말했다.

“방민기, 나를 안전하게 떠나게 해줘요. 그렇지 않으면 여기서 당신을 죽일 거예요.”

방민기는 힘없이 대답했다.

“가는 건 되는데, 그전에 네가 약속한 것은 주고 가야지.”

“내가 안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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