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은 차에서 떨어지면서 세게 부딪혔지만, 그녀가 입고 있던 가죽 재킷은 특수 제작된 옷이라 세게 넘어지면 다시 반발하곤 했다.그래서 소원은 넘어진 후, 온몸이 저렸던 것과 팔에 생긴 상처를 제외하고 나면 별다른 부상은 입지 않았다.서현재가 말했다.“그래요. 팔이 물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세요.”소원은 위층으로 올라갔다.이 양옥에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침실은 그들이 살기 편하도록 모두 아래층에 있었고 위층의 두 침실은 소원의 부모와 어린 소원이가 썼었다.소원은 자신이 어렸을 때 살았던 방으로 돌아가 보니 감개무량했다.방 안은 잘 꾸며져 있었다. 소원은 옷장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옷장 안에는 예쁜 옷이 가득 걸려 있었고 전부 상표를 뜯지 않은 상태였다.나무문에서 나지막한 소리가 들려왔다.소원은 고개를 돌려보니 서현재가 한 손을 주머니에 꽂고 길쭉한 몸을 문틀에 기대어 서있었다.소원의 눈빛에서 놀라움을 본 서현재는 잘생긴 얼굴을 확 붉히면서 말했다.“제가 출장 다니면서 누나한테 어울리는 옷을 볼 때마다 사 온 거예요.”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옷장은 바로 이렇게 꽉꽉 채워졌다.소원은 옷들을 살펴보았는데 다 명품 브랜드여서 적게는 몇십만, 몇백만 심지어 몇천만짜리도 있었다.서현재는 명품 브랜드를 입는 습관이 없어서 평소에 입는 슈트나 셔츠는 다 한 개 대중 브랜드였고 가격은 몇만에서 몇십만 원밖에 안 했다.하지만 서현재는 소원에게 사준 이 옷들을 그녀가 입지 않을 거라는 걸 잘 알면서도 전혀 돈을 아까워하지 않았다.계약서를 받아 기분이 좋아서인지, 아니면 죽다 살아나 느슨해진 감정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소원은 웃으면서 서현재한테 장난을 쳤다.“현재야, 나 이제 돈 없으면 너의 이 옷만 팔아도 몇 년은 더 살 수 있겠어.”명품 브랜드의 옷은 다 클래식한 스타일이어서 상표를 뜯지 않은 옷은 30% 할인된 가격으로 팔아도 사겠다는 사람이 수두룩했다.서현재는 웃으며 말했다.“그렇게는 안 두죠. 저의 손재주가 남아 있는 한 두 사람은 먹여 살
소원은 바로 몸을 돌려 서현재의 방문 앞으로 걸어갔다.방문이 잠겨 있지 않아 소원은 바로 그의 방문을 열었다.“현재야, 너...”그 뒤의 말은 전혀 이을 수 없었다.서현재는 의자에 앉아 자신의 상처에 약을 바르고 있었다.그의 등에는 가로세로로 교차한 채찍 자국 외에 기다란 상처가 하나 있었는데 이 상처는 등에서부터 허리춤까지 길게 늘어져 있었다.상처가 등에 있는 바람에 서현재는 약을 대수 바를 수밖에 없어서 지금 그 상처에서 또 피가 흘러나왔다.소원은 자신의 눈이 불길에 덴 것처럼 매우 아팠다.서현재는 이 광경을 보고 다급하게 셔츠를 집어 입고는 일어서려고 했다.“앉아 있어.”소원은 입을 열었는데 목소리는 조금 울컥했다.그녀는 이미 성큼성큼 걸어가 서현재의 어깨를 눌렀다.그러나 그녀는 서현재의 상처를 건드릴까 봐 힘을 별로 힘을 쓰지 않았다.서현재는 얌전히 앉아서 나지막한 소리로 변명했다.“괜찮아요. 저 하나도 안 아파요. 저도 방금 발견한 거예요...”“현재야, 넌 내가 바보로 보이니?”소원은 되물었다.서현재는 대답하지 않았다.“주차장에서 그을린 거야?”소원은 그제야 당시 경호원들이 모두 손에 기다란 무기를 들고 있었던 것이 생각났다.그녀는 처음에 그 무기들이 회초리 같은 것인 줄 알았다.지금 보니 그 무기들은 특수 제작된 칼날이 달린 긴 회초리였던 것 같았다.원래는 경호원이 소원을 쫓을 때 그녀한테 내리칠 회초리였다.그러나 서현재가 제때 나타나서 그녀 대신 그 한 방을 맞았던 것이었다.서현재는 소원의 말에 대꾸하지 않고 그저 말했다.“진짜 괜찮아요. 저 맞는 거 잘해요.”소원은 서현재의 셔츠를 들어 올렸는데 그의 등은 쳐다보기 힘들 정도로 엉망이었다.지금 보니 육경한의 말이 맞았다.서씨 가문으로 돌아간 서현재는 결코 편안한 삶을 살지 못했다.갑자기 건조한 손이 소원의 손을 가볍게 잡았다.“만지지 말아요. 손이 더러워져요.”서현재가 말했다.소원은 고개를 숙이고 나서야 그의 상처에서 흘러나온 피가 자신의
소원은 서현재가 의미 없는 짓을 한다고 생각했다. 그녀는 서현재가 바보같이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 걸 보고 싶지 않았다...만약 단지 몸이라면 그녀는 죄책감을 덜 수 있었다.소원은 자신이 이기적이라는 걸 인정했다. 그러나 그녀는 정말 아무 원망도 후회도 없는 이런 깊은 사랑이 너무 두려웠다.소원은 이런 사랑에서 마치 예전의 자신을 보는 것만 같았다.너무 바보 같았다...소원은 서현재가 정신 차리길 바랐다.소원의 아름다움은 그녀의 공격성에 있어서 분칠하지 않아도 여전히 그녀의 눈빛에서 그 매력이 흘러나왔다.남자들에게 있어서 특히 서현재처럼 여자를 만난 적이 없는 풋풋한 남자에게 있어서 그녀는 예쁘고 매혹적이었다.이런 매혹적인 아름다움이 가장 치명적인 것이었다.소원이가 말했다.“너 지금까지 한 것들, 다 그걸 원해서 그런 거 아니야?”서현재의 얼굴은 순식간에 싸늘해졌고 표정은 예상했던 대로 좋지 않았다.소원은 마음속의 고통을 무시하고 계속 말했다.“현재야, 난 나를 너에게 줄 수 있어. 근데 넌 나와의 연을 철저하게 끊어야 해.”서현재는 어린애가 아니었다.그는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성인이었다.서현재는 어두워진 눈빛으로 소원의 얼굴을 주시하다가 갑자기 화가 나서 웃음을 터뜨렸다.“그래요. 좋아요.”서현재가 말했다.소원은 마음속으로 당황했다.‘이건 내가 알던 현재가 아닌데...’상황은 예상 밖으로 흘러갔다.소원은 애써 침착함을 유지하면서 손을 뻗어 서현재의 목을 끌어안고는 억지로 계속해 나갔다.두 사람은 누가 먼저 백기를 들고 항복하는지 눈치 싸움을 하는 것 같았다.서현재는 항복하지 않았다. 그는 너무 화가 났다.서현재는 소원의 손을 덥석 잡고 그녀를 벽에 기대게 하고는 호르몬이 가득 찬 젊은 몸을 점점 가까이하면서 조금 걸걸한 목소리로 말했다.“누나, 내가 할 게...”이 타이밍에 누나라고 부르는 것은 꽤 시시덕거리는 맛이 담겨 있었다.소원은 애써 태연한 척하면서 긴장을 풀려고 노력했다.그녀는 적어도 한 가지
소원은 이렇게 병실로 옮겨졌다.육경한은 병원의 환자복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니라 캐주얼한 회색 정장 차림에 안에는 검은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고 손목에는 실버 시계를 차고 있었는데 유난히 젊고 잘생겨 보였다.소종은 손에 든 기밀 서류를 육경한에게 공손히 바치고는 몸을 돌려 방을 나가면서 문을 닫았다.찰칵 소리와 함께 문은 잠겨졌다.소원은 도망칠 생각이 없었다.서울에서 육경한이 마음만 먹는다면 소원은 땅을 파고 들어가 숨어 지낸다고 해도 모두 그의 손바닥 안이기 때문이었다.육경한은 앞으로 천천히 걸어 나왔다. 그의 티셔츠는 둘레가 매우 낮아 쇠골이 다 드러나서 섹시하면서도 눈 밑에는 위험한 색욕이 번졌다.“어제저녁에는 어디로 갔어?”소원이가 대답하지 않자, 육경한은 또 한 발짝 가까이하면서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다른 남자와 같이 있었어?”“말 안 하면...”육경한은 눈썹을 살짝 치켜올리더니 기다란 손가락을 내밀었다.“내가 확인해 보지.”소원은 뒤로 한 발짝 물러났지만, 여전히 그를 피하지 못했다.육경한은 소원의 허리를 움켜쥐고 서 있는 채로...소원은 화를 참지 못했다.“육경한, 이 미친놈아. 비켜!”남자는 만족스러운 대답을 듣고 손을 도로 거두면서 반쯤 부드러워진 말투로 말했다.“다행히 그러지는 않았네.”그렇지 않으면, 육경한은 아마 참지 못하고 바로 소원과 몇 번 해서 외딴 남자의 냄새를 그녀의 몸에서 없앴을 것이었다.소원은 사람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화가 나서 발로 남자의 종아리를 세게 걷어차고는 뒤로 물러서며 격하게 욕했다.“꺼져!”육경한은 감각을 느끼지 못하는 기계 사람처럼 아픈 줄도 모르고 그저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소원아, 너 대단하더라.”육경한의 목소리는 매우 차가웠다.귀가 먹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 말은 절대 칭찬이 아니라는 걸 알아들을 수 있었다.소원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육경한의 말을 계속 들었다.“내가 죽지 않고 살아 있어서 아쉽지 않아?”소원은 피식 냉소를 지었다.“알면서 뭘 물
소원의 이런 속셈을 육경한은 손금 보듯 훤히 꿰뚫어 보고 있었다.우스운 것은, 육경한이 아무리 소원한테 잘해주면서 어떻게 그녀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까 생각할 때 그녀는 어떻게 육경한을 가장 아프고 치명적이게 뒤통수 칠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이었다.육경한은 눈을 반쯤 드리우며 피식 웃었다.“나를 감방에 보내려고 당신도 참 애를 썼어.”육경한의 눈에는 어두운 빛이 드리웠는데 유난히 압도적이었다.마치 그와 눈길을 한 번만 마주치면 상대방 눈 안의 빛을 박살 낼 수 있을 것 같았다.소원은 육경한의 눈빛에 놀라지 않고 담담한 얼굴로 말했다.“피차일반이잖아요. 대표님도 저랑 연기하느라 힘드셨겠네요.”지금에 와서 소원도 알아차렸다. 육경한도 마찬가지로 소원과 연기하고 있었다는 것을.그렇지 않고서 육경한은 소원이가 서류를 훔쳤다는 일에 대해 그렇게 잘 알 수 없었다.예상대로라면, 육경한은 소원과 방민기가 만나서 서류를 교환할 때 등장해서 현장을 잡아야 했다.그러나 육경한은 자기가 욕조에서 질식할 거라는 걸 예상하지 못해 안타깝게도 소원에게 도망갈 기회를 주었다.지금 육경한은 모든 것이 자신의 손아귀에 있다고 생각해 한껏 여유로운 얼굴을 하고 있었다.소원은 마음속으로 냉소를 지었다.‘이 사람 곧 자신의 자부 때문에 대가를 치를 거야!’소원은 손을 뻗어 옷의 먼지를 털어주듯 육경한의 정장을 매만지면서 비꼬는 말투로 얘기했다.“대표님께서 이렇게 열심히 연기하시는데, 저도 당연히 신경을 많이 써드려야죠. 그럴 가치가 충분해요.”육경한은 웃지도, 화내지도 않았지만, 얼굴에 드러난 감정을 순간 홱 거두었다.그는 주객전도하면서 팔을 길게 뻗어 소원의 턱을 부드럽게 비비며 차가운 말투로 말했다.“소원아, 이건 내가 마지막으로 기회를 주는 거야. 네가 이제 더 이상 다른 남자랑 엮이지 않고 내 옆에 남아 있겠다고 말하기만 하면...”육경한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마치 큰 희생을 치르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손가락까지 힘을 주면서 또박또박 말했다.
육경한은 어두운 눈빛으로 소원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소원은 웃으면서 말했다.“당신은 정말 내가 멍청하게 제 발로 불구덩이에 뛰어들었을 거라 생각해?”소원은 서류를 집에 놓고 나간 후에 퀵 서비스를 불러 서류를 경찰서에 보냈다.그리고 소원은 미리 바꿔치기한 기밀 서류를 들고 있다가 소종에게 붙잡혔던 것이었다.이 말을 듣자마자 소종은 책상 위에 놓인 서류봉투를 찢어 확인해 보았는데 역시나 봉투 안은 텅텅 비어 있었다.소종은 화가 잔뜩 나서 한걸음에 소원 쪽으로 다가가 그녀의 두 손을 등 뒤로 하고 그녀를 땅바닥에 눌렀다.“나쁜 년, 감히 날 갖고 놀다니!”그는 난폭하게 무릎에 힘을 주었다.안 그래도 소종은 원래부터 수단과 무력으로 육경한의 밑에서 몇 년 동안 일해 왔던 것이었다.요 근년, 소종은 양복 차림으로 갈아입으면서 자신의 본성을 억제해 왔다.그러나 본질을 따지고 보면 소종은 여전히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무서운 사람이었다.그는 무릎에 힘을 가하면서 소원의 기도를 눌러 격노하며 말했다,“간이 부었나 봐요. 어디 감히 우리 대표님을 건드려요? 당장 당신을 죽일 거예요!”소원은 소종한테 눌려 숨이 쉬어지지 않고 움직일 수조차 없었지만, 그녀는 이런 사람한테 용서를 빌 생각이 없었다.소종은 육경과 한통속이었다.“풀어줘.”육경한은 차갑게 입을 열었다.소종은 원망을 늘어놓았다.“대표님, 이 여자가 대표님을 몇 번이고 다치게 했어요. 이 정 없는 여자한테 더 이상 마음 약해지지 말아요!”소종은 드디어 하고 싶었던 말을 내뱉었다.그 5년 동안 육경한은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는 방식으로 속죄하면서 사람 같지 않은 삶을 살아왔다.소종은 소원이가 돌아오면 모든 것이 차차 나아질 거라 생각했다.그러나 뜻밖에도 이 여자는 육경한의 목숨을 노리러 왔던 것이었다.심지어 조금의 망설임도 없었다,소종은 진심으로 소원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미워했다.육경한이 명령만 내린다면 소종은 절대로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소원을 죽일 수 있었다.“놓아주라
문 앞에서 소종과 헤매던 서현재는 분노가 가득 찬 눈길로 소리쳤다.“누나 놓아줘요. 이 미친놈!”육경한은 성에 찰 때까지 키스한 후에야 소원을 놓아주었다.그는 소원의 얼굴을 받들고 눈시울을 붉히더니 웃으며 말했다.“소원아, 넌 날 못 이겨. 그리고 나도 더 이상 널 놓아주지 않을 거야.”육경한의 말투는 차갑고 쌀쌀했는데 마치 주문을 외우는 듯하여 소원은 저도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이때 출동했던 경찰은 이미 병실 문 앞에 도착하여 상황을 물었다.“혹시 육경한 씨 계시나요?”육경한은 소원을 놓아주고는 침착한 얼굴로 말했다.“접니다.”경찰은 자신의 경찰 증서를 보이고 나서 상황을 설명했다.“저희는 육경한 씨가 금융 사기 및 불법 거래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신고를 받았습니다. 저희와 함께 가셔서 조사에 협조해 주시기를 바랍니다.”“네.”육경한은 군말하지 않고 매우 침착했다.그저 소종 앞을 지날 때 그에게 명령을 내렸다.“소원이를 잘 보살펴 줘.”‘보살피라고?’소종은 이 재앙 같은 여자의 목을 졸라 죽이고 싶을 정도로 그녀가 미웠다.그러나 소종은 육경한의 명령을 거스르지 않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말했다.“걱정하지 마십시오.”육경한은 고개를 돌려 소원을 바라보더니 더없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소원은 육경한이 무엇 때문에 웃는지 알 수 없었지만, 온몸에 한기가 솟았다.조금도 낭패하지 않은 육경한의 발걸음을 보면서 소원은 마음속의 불안감이 더 커졌다.이 순간 소원은 광기가 넘치고 매사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약점이 없는 육경한을 다시 보는 것 같았다.이런 생각이 들자, 소원은 갑자기 등에 천근 무게가 떨어진 것처럼 느껴져 몸을 일으킬 수 없었다.서현재는 바로 다가와 그녀를 부추기면서 잘생긴 얼굴에 안쓰러움이 가득했다.“누나, 왜 그래요?”소원은 힘이 없어 두 손으로 서현재의 팔을 꽉 잡았다.소원은 모든 것이 믿겨 지지 않았다.서현재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소원을 위로했다.“누나, 걱정하지 말아요. 우리 먼저 돌아가 있
소원은 소종의 의아한 표정을 보면서 웃었다.“당신 대표님이 경찰에 끌려가는 장면이 지금 온라인으로 전부 생중계되고 있었어요. 지금부터 당신네 유민 그룹 주식은 폭락할 거고 유민 그룹에서 책임지고 있는 프로젝트나 사업은 모두 큰 타격을 입을 거예요. 그러니 당신의 대표님이 이번에 아무리 신의 도움으로 무사히 죄를 벗을 수 있다고 해도 어떻게 될 것 같아요?”소종의 얼굴색이 안 좋아질수록 소원은 더 아름다운 미소를 지었다.그녀는 가장 부드러운 말투로 가장 험한 말을 했다.“당신의 대표님이 조사를 마치고 나왔을 때 유민 그룹은 이미 사경을 헤매고 있을 거예요. 당신들이 지금까지 쏟아부은 노력은 조금씩 수포가 될 거예요. 당신 입으로 말했던 우리의 하찮은 꼼수가 어떻게 유민 그룹을 망가뜨리는지 잘 두고 봐요!”소원은 이 일을 벌이기 전에 이미 수백수천 가지 상황을 고려해 보았다.그중에는 성공하지 못하면 어떻게 대처할지에 관한 고려도 포함되어 있었다.그래서 소원은 여러 매체를 통해 육경한이 조사받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홍보해야겠다고 생각했다.육경한은 원수가 워낙 많아서 유민 그룹이 서서히 몰락하기만 하면 그는 순식간에 모든 걸 잃을 게 분명했다.소원은 그저 수수방관하기만 하여도 많은 사람들이 나서서 그녀 대신 육경한을 처리하게 되어있다.게다가 금융 사건의 형기는 길어봤자 십몇 년이지 극형을 선고받을 리가 없었다.소원은 자신의 아버지가 분명히 육경한의 압박 때문에 죽었다는 걸 알지만, 육경한이 직접 손쓴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를 법으로 제재할 수 없었다.그래서 그녀가 원하는 건 결코 육경한을 죽이는 것이 아니었다.그녀는 육경한이 두 눈으로 자신이 힘들게 일궈낸 가문과 사업이 무너지는 걸 보게 할 생각이었다.그리고 그가 개처럼 다른 사람의 발밑에 밟혀 굴욕을 당하면서 죽는 것만 못 하게 살게 만들려 했다.이것이야말로 소원이 바라던 진정한 복수였다.소종은 소원이 이렇게 많은 걸 알고 있을 줄 몰랐다. 소종의 얼굴에 떠 있던 조롱은 순간 살의로 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