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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64화

윤혜인도 의도한 행위는 아니었고 자기도 모르게 한 반응이었다.

순간 곽아름을 대하던 방법으로 이준혁을 대한 것이다.

달래기 어렵다면 제일 간단하고 직설적인 방법으로 사랑한다고 표현하면 된다.

하지만 볼 뽀뽀를 했는데도 이준혁은 얼굴을 굳히고 있었다. 이에 윤혜인이 난감해졌다.

‘설마 아직도 화난 건가?’

어쩔 바를 몰라 하는데 이준혁이 고개를 숙이더니 갑자기 그녀를 품에 꼭 끌어안았다.

잠깐 멈칫하던 윤혜인이 손을 뻗어 그를 안으려는데 아까 떨어질 때 낙석이 이준혁의 등을 명중했던 게 떠올랐다.

하여 자기도 모르게 그를 밀쳐내고는 상처를 물어보려 했다.

하지만 몸을 꽉 묶여 있어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준혁이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리더니 말했다.

“내가 미우면 밀어내.”

윤혜인이 하려던 동작을 멈추고는 가만히 있었다.

이준혁이 고개를 숙이더니 낮지만 매혹적인 목소리로 귓가에 속삭였다.

“혜인아, 사랑해.”

순간 그녀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그녀는 손을 파르르 떨더니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왜...”

그녀는 사실 왜 이때 이 말을 하냐고 물어보고 싶었다.

이준혁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한테 말해줄 기회가 없을까 봐 겁나. 나 너 많이 사랑해. 사랑을 나누는 것만으로는 부족해.”

윤혜인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감동해서든 아니면 미안해서든 뭐라도 말해야 할 것 같았다.

“고마워요.”

이준혁은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은 게 아니라 윤혜인이라는 사람을, 그 마음을 가지고 싶다고 말하고 싶었다. 하지만 너무 욕심스러워 보이지는 않을까 걱정되기도 했다.

그는 까만 눈동자로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혜인아, 앞으로 절대, 다시는 내 옆을 떠나지 마. 알겠지?”

오만하고 도도하기로 소문난 이준혁이 지금은 비굴하게 윤혜인에게 애원하고 있다.

윤혜인은 코끝이 찡했다.

사실 이준혁이 따라서 뛰어내린 순간 그녀도 더는 고민하지 않았다.

전에는 항상 이 남자를 마약 같은 존재라고 생각했다. 그러니 건드려서도 시작해서도 안 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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