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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2화

“아빠, 무슨 모기가 그렇게 커요? 아름이는 한 번도 본 적 없어요.”

“본 적 있을 텐데?”

“근데 왜 그렇게 크게 물었대요?”

이준혁이 맞은편에 앉은 윤혜인을 힐끔 보더니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많이 배고팠나 보지.”

“...”

이 말에 윤혜인의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도대체 애한테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5년 동안의 금욕 생활에 미쳐버린 건 이준혁뿐만이 아니었다.

극락이 무엇인지 체험해 본 사람들이었기에 윤혜인도 처음엔 흐리멍덩했을지 몰라도 금단의 열매에 다시 손을 대니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들어 갔다.

이른 새벽, 이준혁의 갈라진 목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힘들면... 나 물어... 알았지... 너 자신을 깨물다가 다치면 안 되니까...”

분명히 이준혁이 먼저 이렇게 말했다.

곽아름이 아리송한 표정으로 대답했다.

“아빠, 그러면 미리 배부르게 먹여요. 그래야 이렇게 힘껏 안물지.”

이준혁이 곽아름의 말이 맞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는 배부른게 뭔지 모르는 대왕 모기였다.

이준혁이 대수롭지 않게 대답했다.

“그래, 알았어.”

윤혜인이 더는 두고 볼 수가 없어 마른기침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아름아, 죽 먹어.”

그러면서 이준혁을 매섭게 째려봤다.

‘애한테 이상한 것만 가르쳐주네.’

이준혁도 따라서 죽그릇을 들더니 호호 불어 곽아름에게 떠먹여 줬다.

“아름이 착하지. 밥 많이 먹어야 모기한테 안 물린다.”

“...”

윤혜인은 할 말을 잃었다. 이준혁이 일부러 이러는 게 틀림없었다.

아침 식사를 하는 동안 곽아름만 계속 재잘재잘 말했고 윤혜인은 거기에 맞장구를 쳤다.

이준혁은 아이를 달래는 건 참 잘했다. 매번 아름의 식사를 챙길 때마다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 했다. 하지만 오늘은 평소보다 많이 먹는 게 눈에 보였다.

이준혁은 아빠로서는 제격인 것 같았다.

이런 생각이 들자마자 윤혜인은 바로 고개를 저으며 부정했다. 위험한 생각은 애초부터 싹을 자르는 편이 좋다.

뜬금없이 고개를 젓는 윤혜인을 보고 이준혁은 귀엽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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