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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1화

윤혜인이 한참 침대에 앉아 있다가 일어났다.

아직 소원의 일을 해결하지도 못했는데 이준혁이 화가 나서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이다.

소원이 육경한과 같이 있다는 걸 알았으니 찾기는 쉬울 것 같았다.

육경한이 병원에 가지 않은 것도 소원을 보호하기 위해서인 것 같았다. 병원에서 그런 상처를 보면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었다.

윤혜인은 그나마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이준혁이 육경한은 소원을 해칠 리 없다고 한 말이 맞는 것 같았다.

윤혜인이 도지훈에게 문자를 보냈다. 육경한이 살만한 곳이 어딘지 조사해 보라고 말이다.

이때 홍 아줌마가 올라와 밥 먹으러 내려오라고 했다.

윤혜인은 알겠다고 대답하고 거울 앞에 마주 섰다가 흠칫 놀랐다.

하얀 목덜미에 크고 작은 키스 마크들이 가득했다.

이준혁은 마치 푸딩을 먹는 것처럼 정신없이 그녀의 목을 공략했던 것이다.

정말 해도 해도 너무 했다.

윤혜인은 착잡한 심정으로 옷장을 열어 복고풍 레이스 블라우스를 꺼냈다. 하지만 그래도 어떤 키스 마크는 가려지지 않았다.

별다른 방법이 없었던 윤혜인은 스카프를 꺼냈다. 그러자 뭔가 더 이상해 보였다.

식탁으로 온 윤혜인은 곽아름을 안고 있는 남자를 보고 넋을 잃었다.

이준혁이 가지 않고 남아 있었던 것이다.

아까 분명 씩씩거리며 문을 박차고 나갔는데 지금은 곽아름을 안고 고구마를 까주고 있었다.

홍 아줌마는 윤혜인이 멀뚱하게 서 있자 이렇게 해명했다.

“대표님이 아침 일찍 오셔서 아름이랑 아침 식사하겠다고 해서요.”

식탁에 앉은 두 사람이 일제히 그녀를 바라봤다.

곽아름은 윤혜인을 보자마자 눈빛이 초롱초롱해졌다.

“엄마, 빨리 와서 앉아요.”

윤혜인이 자리로 가서 앉았다.

곽아름은 까놓은 고구마를 윤혜인에게 내밀며 활짝 웃었다.

“엄마, 아빠가 까준 고구마인데 한 번 먹어봐요.”

윤혜인은 아직 경악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던 터라 이준혁을 힐끔 쳐다봤다.

이준혁은 그런 윤혜인을 보지 않고 곽아름을 안은 채 고개를 숙이고 고구마만 계속 깠다. 그녀와 인사를 나누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어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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