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은 화가 치밀어올라 힘껏 그를 밀쳐냈다. 하지만 육경한이 손목을 꽉 부여잡고 있었다.소원도 더는 육경한의 인내심에 도전하지 않았다. 상처를 덧내는 일은 한 번은 있어도 두 번은 있을 수 없다. 아니면 육경한의 성격에 무조건 그녀보다 더 강하게 나올 것이다.소씨 가문을 위해 복수하려면 무모하게 나가서는 안 된다. 목숨을 걸더라도 값진 싸움이 되어야 한다.소원이 더는 발버둥 치지 않자 육경한은 소원의 뒤통수를 꽉 부여잡고 더 가까이 당겼다.키스는 뜨거우면서도 열렬했다.육경한은 자신의 온도로 소원의 분노를 녹여주려 했다.그는 그녀가 굴복하는 모습이 좋았다.그러면서도 더는 그를 도발하지 않은 그녀의 총명함에 몰래 감탄했다.아니면 정말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른다.육경한의 눈썹에 난 상처는 어딘가 흉측해 보였다. 다년간 헬스로 다져진 탄탄한 팔은 소원을 쥐고 흔드는 데 충분했다.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소원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개져서야 육경한은 천천히 손을 놓았다.구슬처럼 예쁜 소원의 눈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육경한은 그저 한번 힐끔 쳐다봤을 뿐인데도 가슴이 욱신거렸다.소원이 상처 주는 말을 내뱉기 전에 육경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회사 간다며? 가기 전에 일단 이자부터 좀 받을게.”소원이 멈칫했다. 한참 실랑이를 벌여야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쉽게 그녀를 놓아줄 거라는 생각도 못 했다.소원은 육경한이 한 말을 다시 곱씹었다.‘조금이라니? 설마 끝도 없이 받을 생각인가? 어림도 없지.’소원이 마치 더러운 오물이라도 닦아내듯 입술을 마구 닦으며 화냈다.“앞으로 한 번만 더 함부로 손대봐. 체면이고 뭐고 없어.”육경한이 웃으며 말했다.“기대할게.”육경한은 체면을 주지 않아야 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그는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럴만한 인내심도 존재하지 않았다. 소원을 앞에 두고 참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소원은 화가 치밀어 올라 말문이 막혔다. 더는 이 변태 같은 놈과 말을 섞기가 싫었다.자
소원은 육경한이 마음이라도 바꿀까 봐 온몸으로 경계했다.“이랬다저랬다하는 건 남자로서 할 짓이 못 되는 거 알지?”육경한은 이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그는 낮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내가 남자인지 아닌지는 네가 제일 잘 알잖아.”소원은 얼굴이 순간 화끈 달아올랐고 더는 참을 수 없어 욕설을 퍼부었다.“넌 정말 저질이야.”그러더니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가버렸다.육경한은 굳게 닫힌 문을 보며 웃음기가 점점 사라졌다....소원은 별장 앞채를 지나가다가 바닥에 꿇어있는 소종을 보며 걸음을 멈추고는 마치 먼지라도 털어주듯 소종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그런 소종을 비웃었다.“비서님, 육경한이 비서님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소종의 표정이 순간 변했다.그에 반해 소원은 활짝 웃으며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소종이 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말로 소종이 육경한을 조금이라도 미워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했다.마음이 갈라서야 기회가 생기게 된다.그리고 소종도 그렇게 억울한 건 아니었다.소원은 별장에서 나오자마자 바깥 공기를 힘껏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육경한이 준비한 차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소원의 옆엔 육경한의 수하도 함께했다.떠나기 전 소원은 어딘가 음침해 보이는 별장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소종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열쇠 하나가 몸에서 툭 떨어졌다.그가 잊어버린 그 열쇠였다. 소종은 그 열쇠를 주워 들어 다시 주머니에 던져넣었다.방으로 돌아와 보니 육경한은 침대에 기대 있었고 앞에는 노트북이 놓여 있었다.소종이 들어오자 육경한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가져갔어?”소종이 고개를 끄덕였다.육경한이 덤덤하게 말했다.“내려가 봐.”방안은 정적이 흘렀다.육경한은 하얀 벽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당겼다. 그러면서 속으로 이렇게 외쳤다.‘소원아, 나 실망하게 하지 마.’...윤혜인은 육경한의 별장에서 나오고 나서부터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옆에서 운전하
“...”‘이 남자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하고 있네!'윤혜인은 화가 나서 씩씩거리며 말했다.“ 제가 언제 준혁 씨의 아이를 낳겠다고 했어요? 저를 빨리 내려주세요.”시간이 지나기 전에 윤혜인은 얼른 약을 먹으려고 했다.윤혜인은 손을 뻗어 차 문을 열려고 했지만, 그녀는 이준혁의 큰 손바닥에 손목이 잡힌 채 그에게 갑작스럽게 끌려가는 바람에 이준혁의 가슴에 박았다.윤혜인은 자신의 머리가 철벽처럼 딱딱한 가슴에 박은 것 같아 화가 나서 남자를 노려보았다.“준혁 씨, 뭐 하는 거예요?”이준혁은 차가운 눈빛으로 윤혜인을 주시하며 그녀에게서 눈길을 떼지 않았다.윤혜인은 이준혁의 눈빛이 조금 위험하게 느껴져 경계하면서 물었다.“준혁 씨 도대체 왜 그래요?”윤혜인의 눈빛을 보자 이준혁은 가슴이 미어지고 숨이 턱턱 막히는 것 같았다.이준혁은 윤혜인에게 매우 묻고 싶었다. ‘내 아이를 낳지 않는다면 누구의 아이를 낳고 싶은 건데!’그러나 너무 사납게 굴면 그녀가 미워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이준혁은 자신의 강한 소유욕을 가까스로 억눌렀다.그러고 난 후, 이준혁은 천천히 윤혜인의 손목을 놓아주더니 어두워진 잘생긴 얼굴로 말했다.“내가 갈게.”“...”이준혁은 약국에 가서 두 가지 약을 샀다.하나는 특효약이었고 하나는 비타민이었다.윤혜인은 줄곧 몸이 허약해서 예전에 의사 선생님도 그녀한테 피임약은 몸에 안 좋으니 먹지 말라고 당부했었다.그래서 이준혁은 윤혜인이 피임 특효약을 먹지 않았으면 했다.게다가 아침에 시간이 없어서 두 사람은 한 번만 했기에 이준혁은 그렇게 쉽게 임신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차에 돌아온 후 이준혁은 물컵을 꺼내 온수를 따르고 나서 또 약을 꺼내 윤혜인에게 건넸다.약과 물을 건네받은 윤혜인은 마음이 따뜻해 나는 것만 같아서 이준혁에게 말을 건넸다.“고마워요.”이준혁은 비록 정말 터프할 때도 있었지만, 반대로 자상할 때도 많았다.말랑말랑한 윤혜인의 감사 인사 한마디에 이준혁의 우울했던 기분은 순간 온데간데없이
애초에 윤혜인은 주산응을 대신하여 인하마을 사람들에게 5억을 갚았고 집을 팔았던 돈까지 계산하면 7억이 넘었다.그리고 이준혁이 10억 줬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일반인이었다면 17억으로 괜찮은 집 한 채를 사고도 남은 돈으로 남은 인생을 편안하게 살 수 있었다.그러나 주산응이 분수에 맞지 않는 사람일 줄 누가 알았겠어!윤혜인은 주산응이 외할머니의 유일한 아들이라는 걸 생각해서 이미 그에 대한 예의를 갖춰 최대한의 도움을 주었다.어쨌든 윤혜인은 앞으로 주산응의 일에 더 이상 관여하지 않을 것이고 그에게 한 푼도 주지 않을 생각이었다.이준혁이 수표를 받지 않자, 수표를 들고 있던 윤혜인은 손이 조금 시큰거려 수표를 차 안 콘솔박스에 올려놓고는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당부했다.“저의 외삼촌이 또 준혁 씨에게 찾아가면 그 사람한테 저희가 진작에 이혼했고 이제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해요. 그러면 그 사람도 더 이상 준혁 씨를 찾아가 돈 달라고 하지 못할 거예요.”윤혜인이 괜한 잔소리를 하는 게 아니었다.그녀는 주산응이 어떤 사람인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다.아마 주산응은 핸드폰 연락처에 이준혁을 ‘멍청하고 돈이 많은 ATM’이라고 비고를 적었을 것이었다!이때 이준혁의 표정은 이미 완전히 굳어버렸다.그는 마음이 너무 갑갑했다!그는 윤혜인이 자신의 아이를 낳지 않겠다는 것을 참았다!그는 윤혜인이 피임약을 먹는 것도 참았다!지금 윤혜인은 또 묵은 빚까지 끄집어내면서 돈을 갚아준다고 하다니!심지어 두 사람은 이미 아무 관계도 아니라고 말했다!이렇게 철저하고 분명하게 선을 긋는 윤혜인의 말을 받고 있자니, 핸들을 잡고 있던 이준혁의 손등에는 핏대가 섰다.이준혁은 너무 화나서 명치가 아팠다.그는 갑자기 콘솔박스 위에 놓인 수표를 쥐더니 바로 찢어버렸다.그리고 윤혜인의 의아한 눈빛 속에서 이준혁은 이를 갈며 말했다.“내가 기꺼이 준 거니까 당신은 상관하지 않아도 돼.”말을 마친 후 이준혁은 액셀을 밟고 질주했다.윤혜인은 이준혁이 왜 저러는
윤혜인은 비로소 자신을 납치하려는 것이 두 남자임을 제대로 보았다.두 남자는 모두 올 블랙 옷차림에 마스크와 볼캡을 쓰고 있었다.“욱...”윤혜인의 입은 테이프로 막혔고 손은 묶어져 있어 엉엉거리는 소리밖에 낼 수 없었다.두 남자 중의 한 사람이 윤혜인을 어둡고 구석진 모서리로 끌고 갔다.그리고 그녀는 손가락이 쿡 찔리는듯한 느낌을 받았다.윤혜인은 상대방이 자신의 손가락에서 피를 채집했다는 걸 느꼈다!피를 다 채집하고 나서 한 명은 피가 담긴 작은 튜브를 가방에 넣으면서 말했다.“사람들한테 들키기 전에 얼른 갑시다.”그러나 다른 한 명은 윤혜인의 맑고 아름다운 얼굴을 들여다보고서 딴마음이 생겨 발걸음을 멈추었다.앞서던 블랙 남은 파트너가 따라오지 않은 것을 발견하고 다시 원자리로 돌아갔다.그곳에서 파트너는 옹졸한 세모눈으로 침을 흘리며 납치당한 여자의 가슴을 쳐다보고 있었다.“안 가요?”블랙 남이 파트너를 불렀다.세모눈을 한 파트너는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먼저 가세요. 저는 볼일 좀 보고 갈게요!”이 ‘볼일’이 무슨 뜻인지 블랙 남은 단번에 알아들었다!블랙 남은 어두운 불빛을 빌려 여자를 훑어보았다.어린 여자는 확실히 아름다웠으며 이목구비는 마치 그림 속의 요정 같았고 몸매도 아주 좋았다.그들과 같은 사람은 평소에 이렇게 정교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감히 거들떠볼 수도 없었다.그러나 블랙 남은 조심스럽게 파트너를 말렸다.“이 여자를 건드리라고는 안 했잖아요. 그냥 갑시다.”“젠장. 나 아직 이런 돈 많은 여자를 놀아본 적이 없단 말이에요. 이 날씬하고 여린 모습을 보면서 벌써 들떴단 말이에요!”세모눈은 바지 지퍼를 열면서 다급하게 말했다.“걱정하지 말아요. 나 빨리 끝낼게요. 길어 봤자 5분이니까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요!”블랙 남은 윤혜인을 보면서 조금 아쉬워했다. 사방에 감시카메라가 깔려 있고 시간이 촉박할까 봐 걱정되는 것만 아니었다면 블랙 남도 여자랑 놀고 싶었다!‘에잇. 이 색광에게 기회를 뺏겼어!’블랙
이 말을 하고서 윤혜인은 심장이 목구멍까지 튀어 오른 것만 같았다!윤혜인은 마음속으로 이준혁이 자신의 말을 이해했기를 묵묵히 기도했다.하지만 전화 안에서는 몇 초 동안 말이 없다가 그제야 입을 열었다.“뭐, 안 탄다고?”윤혜인은 심장이 바닥까지 덜컹 내려앉았다.이준혁은 윤혜인의 뜻을 이해하지 못했다!!세모눈은 표정이 확 바뀌었다. 그는 윤혜인이 도움을 청한 줄 알고 버럭 폰을 들어 바닥에 내리치려 했다!이때 스피커폰에서 짜증이 섞인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탈 거면 진작에 말했어야죠. 제가 얼마나 오래 기다렸는데요!”세모눈은 폰을 내리치려던 동작을 멈추었고 윤혜인은 급하게 말을 이었다.“죄송해요. 진짜 죄송해요. 제가 말한다는 걸 깜박했어요!”“제 평점이 깎이면 안 되니까 그쪽에서 주문을 취소하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전화를 뚝 끊었다. 전화 안의 사람은 화난 게 틀림없었다.그제야 세모눈은 윤혜인이 자신을 속이지 않았다는 걸 믿었고 그녀에 대한 경각심을 내려놓았다.세모눈은 윤혜인의 핸드폰에서 앱을 뒤지면서 말했다.“빨리 얘기해. 이 폰의 계좌 이체 비번이 어떻게 돼?”이때 전화가 다시 울렸다.여전히 조금 전 그 전화번호였다.세모눈은 낯 색이 어두워졌다.“뭐야!”윤혜인은 슬기롭게 대답했다.“아마 주문을 취소하라고 재촉하는 것 같아요. 제 쪽에서 주문을 취소하지 않으면 기사님이 다른 주문을 받지 못하거든요.”세모눈은 윤혜인이 시키는 대로 주문을 취소해 보았지만 한참 동안 해도 주문은 취소되지 않았다.핸드폰은 또 계속 울려 세모눈은 짜증이 나고 울화가 치밀어 올랐다.“씨발. 이 핸드폰 왜 이래!”윤혜인은 이 틈을 타서 말했다.“저기요, 제가 해드릴게요. 이게 지문 인식이 필요해서 그래요.”세모눈은 윤혜인을 의심스럽게 쳐다보았다.“손목의 끈을 풀어달라고 날 속이는 거 아니지!”“절대 아니에요!”윤혜인은 겁에 질려 말했다.“지문 인식하는 게 아주 빨라요. 그리고 제가 좀 있다가 돈 보내 드릴 때도 비번을 틀릴까 봐 걱
세모눈은 배시시 웃으며 말했다.“가긴 어딜 가. 날 아직 안 모셨는데!”윤혜인은 세모눈이 신용을 지키지 않을 줄 알았다.그녀는 울음이 섞인 목소리로 두 손을 싹싹 빌며 말했다.“저기요. 돈도 이미 드렸는데 제발 저를 보내주세요...”이 동작은 마침 그녀를 칼날이 닿는 곳에서 벗어나게 했다.윤혜인이 계속 몸을 떨고 있어서 세모눈은 비수가 움직여진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는 음탕한 눈빛으로 윤혜인의 두툼하고 예쁜 입술을 쳐다보며 말했다.“빨리 시작하자. 오빠 시간 없다. 날 기쁘게 모시면 내가 너의 밑은 안 건드릴게...”세모눈이 대놓고 침 흘리는 걸 보고 윤혜인은 토 나올 것만 같았다.윤혜인은 심호흡하고 나서 입술을 깨물며 불쌍한 척하면서 고분고분 말했다.“정말인가요? 제가 오빠를 잘만 모시면 정말 보내주시는 건가요?”세모눈은 윤혜인이 받아들인 줄 알고 조급하게 말했다.“당연하...”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세모눈은 처참하게 비명을 질렀다.“아!! 악!!”윤혜인은 세모눈이 안 보는 사이에 돌멩이를 잡아 그의 하체를 세게 내리치고는 냅다 도망쳤다.윤혜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한 생각뿐이었다.바로 빛이 있고 사람이 많은 곳으로 도망치는 것이었다.“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윤혜인은 뛰면서 큰 소리로 도움을 청했다.그러나 이 시간 때에 금융센터 이쪽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심지어 도로에는 차조차 드물었다.“이년! 널 죽여버릴 거야!”뒤에서 세모남의 살벌한 함성이 들려왔다.윤혜인은 세모남의 전투력이 이토록 강해서, 그 한방을 당하고도 자신을 이렇게 쫓아올 줄 몰랐다.그녀는 미친 듯이 앞으로 내달렸다.그러나 발밑을 조심하지 않아 결국 길 어구에 걸려 쾅 하고 넘어졌다.땅바닥에 세게 넘어진 윤혜인은 온몸이 따끔했다!세모눈은 맞은 곳을 손으로 가린 채 험상궂은 얼굴로 달려오면서 매섭게 말했다.“이년! 감히 내 뒤통수를 쳐? 오늘 내가 너의 이 아름다운 얼굴을 다 갈기갈기 찢어버리겠어!”말을 마치고 그는 비수를 높이 치켜들고 윤
비록 이준혁은 애써 태연한 척했지만 목소리는 여전히 가볍게 떨렸다.다행히 조금 전에 운전하고 있던 사람이 주훈이어서 그는 이준혁에게 평점 얘기를 꺼내 세모남을 상대하라고 가르쳐주어 세모남을 속일 수 있었다.그리고 주훈은 틈을 타서 사람을 시켜 윤혜인의 위치를 추적하게 했다.추적한 결과 그저 회사 근처라는 것만 나왔을 뿐 구체적인 위치를 알 수 없었다.하여 이준혁과 주훈은 뿔뿔이 흩어져서 사람을 찾았다.결국, 이준혁은 윤혜인의 비명을 듣고 그녀의 위치를 판단해 냈다.세상에!이 짧디짧은 몇 분 동안이 이준혁에게 얼마나 괴로웠는지 모른다.그는 심지어 자신을 탓했다.‘혜인이한테 화내지 말걸, 회의 때문에 늦게 도착하지 말걸...’그는 윤혜인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겼을까 봐 걱정되었고, 그런 상상조차 할 수 없었다.이준혁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고 그저 머리를 숙여 그녀를 더욱 세게 끌어안았다.윤혜인은 자신의 건조한 옆얼굴에서 촉촉한 느낌을 받았다.윤혜인은 뜨거운 촉감에 몸을 살짝 떨었다.‘이 남자... 설마 또 눈물을 흘린 거야?'비록 한 방울이었지만 윤혜인은 여전히 매우 놀랐다.윤혜인은 남자의 두근거리는 심장 소리를 느낄 수 있었다.‘준혁 씨가 두려워하고 있고 날 걱정하고 있는 건가?’이 순간 윤혜인은 마음을 굳게 먹을 수도, 자신을 억제할 수도 없는 것 같아 손을 뻗어 이준혁을 안았다.남자의 슈트는 더 이상 차갑지 않았고 얇은 온도가 한 층 드리워졌다.그녀는 천천히 손가락을 모으고 생각을 잠시 비우면서 이 따뜻함을 만끽하였다.그들 뒤에서, 세모눈은 상황이 불리해진 걸 보고 비틀비틀 일어서서 도망치려고 했다.한 발짝도 도망치지 못하고 세모남은 양복 차림의 한 남자에게 어깨가 틀리면서 호되게 내동댕이쳐졌다.“아!!”또 처절한 비명이 터져 나왔다.세모눈은 자신을 쓰러뜨린 남자의 우람하고 튼튼한 체격을 보았는데 딱 봐도 싸움 잘하는 사람 같았다.주훈은 세모눈의 멀쩡한 나머지 한 손을 밟으면서 호되게 말했다.“말해! 왜 사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