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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1화

소원은 육경한이 마음이라도 바꿀까 봐 온몸으로 경계했다.

“이랬다저랬다하는 건 남자로서 할 짓이 못 되는 거 알지?”

육경한은 이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표정이 조금 밝아졌다. 그는 낮은 소리로 웃으며 말했다.

“내가 남자인지 아닌지는 네가 제일 잘 알잖아.”

소원은 얼굴이 순간 화끈 달아올랐고 더는 참을 수 없어 욕설을 퍼부었다.

“넌 정말 저질이야.”

그러더니 문을 쾅 닫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육경한은 굳게 닫힌 문을 보며 웃음기가 점점 사라졌다.

...

소원은 별장 앞채를 지나가다가 바닥에 꿇어있는 소종을 보며 걸음을 멈추고는 마치 먼지라도 털어주듯 소종의 어깨를 토닥이더니 그런 소종을 비웃었다.

“비서님, 육경한이 비서님을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은데요?”

소종의 표정이 순간 변했다.

그에 반해 소원은 활짝 웃으며 몸을 돌려 앞으로 걸어갔다.

소종이 절대 흔들리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지만 이 말로 소종이 육경한을 조금이라도 미워할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했다.

마음이 갈라서야 기회가 생기게 된다.

그리고 소종도 그렇게 억울한 건 아니었다.

소원은 별장에서 나오자마자 바깥 공기를 힘껏 들이마셨다. 그러고는 육경한이 준비한 차를 타고 회사로 향했다. 소원의 옆엔 육경한의 수하도 함께했다.

떠나기 전 소원은 어딘가 음침해 보이는 별장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올렸다.

소종이 비틀거리며 몸을 일으켰다. 열쇠 하나가 몸에서 툭 떨어졌다.

그가 잊어버린 그 열쇠였다. 소종은 그 열쇠를 주워 들어 다시 주머니에 던져넣었다.

방으로 돌아와 보니 육경한은 침대에 기대 있었고 앞에는 노트북이 놓여 있었다.

소종이 들어오자 육경한이 낮은 소리로 물었다.

“가져갔어?”

소종이 고개를 끄덕였다.

육경한이 덤덤하게 말했다.

“내려가 봐.”

방안은 정적이 흘렀다.

육경한은 하얀 벽을 보며 입꼬리를 살짝 당겼다. 그러면서 속으로 이렇게 외쳤다.

‘소원아, 나 실망하게 하지 마.’

...

윤혜인은 육경한의 별장에서 나오고 나서부터 표정이 별로 좋지 않았다.

옆에서 운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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