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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0화

소원은 화가 치밀어올라 힘껏 그를 밀쳐냈다. 하지만 육경한이 손목을 꽉 부여잡고 있었다.

소원도 더는 육경한의 인내심에 도전하지 않았다. 상처를 덧내는 일은 한 번은 있어도 두 번은 있을 수 없다. 아니면 육경한의 성격에 무조건 그녀보다 더 강하게 나올 것이다.

소씨 가문을 위해 복수하려면 무모하게 나가서는 안 된다. 목숨을 걸더라도 값진 싸움이 되어야 한다.

소원이 더는 발버둥 치지 않자 육경한은 소원의 뒤통수를 꽉 부여잡고 더 가까이 당겼다.

키스는 뜨거우면서도 열렬했다.

육경한은 자신의 온도로 소원의 분노를 녹여주려 했다.

그는 그녀가 굴복하는 모습이 좋았다.

그러면서도 더는 그를 도발하지 않은 그녀의 총명함에 몰래 감탄했다.

아니면 정말 무슨 짓을 했을지 모른다.

육경한의 눈썹에 난 상처는 어딘가 흉측해 보였다. 다년간 헬스로 다져진 탄탄한 팔은 소원을 쥐고 흔드는 데 충분했다.

숨이 목구멍까지 차오른 소원의 얼굴이 터질 것처럼 빨개져서야 육경한은 천천히 손을 놓았다.

구슬처럼 예쁜 소원의 눈은 차갑기 그지없었다. 육경한은 그저 한번 힐끔 쳐다봤을 뿐인데도 가슴이 욱신거렸다.

소원이 상처 주는 말을 내뱉기 전에 육경한이 먼저 입을 열었다.

“회사 간다며? 가기 전에 일단 이자부터 좀 받을게.”

소원이 멈칫했다. 한참 실랑이를 벌여야 할 줄 알았는데 이렇게 쉽게 그녀를 놓아줄 거라는 생각도 못 했다.

소원은 육경한이 한 말을 다시 곱씹었다.

‘조금이라니? 설마 끝도 없이 받을 생각인가? 어림도 없지.’

소원이 마치 더러운 오물이라도 닦아내듯 입술을 마구 닦으며 화냈다.

“앞으로 한 번만 더 함부로 손대봐. 체면이고 뭐고 없어.”

육경한이 웃으며 말했다.

“기대할게.”

육경한은 체면을 주지 않아야 더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그는 자신을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리고 그럴만한 인내심도 존재하지 않았다. 소원을 앞에 두고 참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소원은 화가 치밀어 올라 말문이 막혔다. 더는 이 변태 같은 놈과 말을 섞기가 싫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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