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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7화

‘이런 개자식이.

소원이 이를 악물더니 말했다.

“내가 부서트리는 게 무섭지 않다면 얼마든지.”

육경한은 그런 소원의 모습이 참 재밌다고 생각했다.

그는 소원을 꽉 잡고는 낮은 소리로 웃었다.

“난 안 무서워. 그러면 복수할 기회가 없어지는데 아쉽지 않아?”

소원은 온몸에 소름이 쫙 끼쳤다.

육경한은 정말 제대로 미친 것 같았다.

“...”

“이런 짐승 새끼.”

소원의 팔은 어느새 뻣뻣해졌지만 그래도 이를 바득바득 갈며 이렇게 욕했다.

육경한은 대수롭지 않게 흘려 넘겼지만 숨결은 이미 흐트러진 상태였다.

“네 앞에서 짐승이 되는 건 개의치 않아.”

“...”

그렇게 한참 지나서야 소원은 육경한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손바닥은 어느새 빨갛게 부어오른 상태였다.

소원은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손가락이 뻣뻣하게 굳다 못해 저렸고 입술도 너무 꽉 깨문 나머지 핏기가 없었다.

소원은 육경한에게서 벗어나자마자 그의 상처를 꾹 눌렀다.

육경한은 아파서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아까 정점까지 치달았던 감정을 해소하지 못해 힘들었는데 소원이 상처를 꾹 누르자 아프면서도 욕구가 해소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육경한, 너 너무 더러워.”

육경한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한 번 더 찔러. 이자 받는 셈 치고.”

소원의 눈동자에서 불길이 활활 타올랐다. 손을 들어 육경한의 귀싸대기를 날리려는데 육경한이 그녀의 손을 꽉 움켜잡고 상처로 가져갔다.

육경한은 소원의 손을 상처에 대고 꾹 눌렀다.

차갑지만 잘생긴 얼굴은 덤덤하면서도 매정해 보였다.

“이 정도면 분이 좀 풀려?”

육경한의 말투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그 평온함 속에 파국이 연상되어 숨이 막혀왔다.

상처가 갈라지며 피가 줄줄 새어 나와 소원의 손을 물들였다.

소원이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정말... 미쳤어...”

육경한은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처럼 소원의 손을 붙잡고 계속 힘주어 눌렀다.

마치 소원의 손을 금방 봉합한 상처로 밀어 넣어 심장이라도 꺼낼 것처럼 말이다.

“나 증오한다며? 괴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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