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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3화

남자의 날카로운 두 눈은 차가웠고 위협적이었다.

윤혜인은 심장이 벌렁댔고 남자의 매서운 눈빛에 점점 멘탈이 무너져 갔다.

배남준이 제때 입을 열었다.

“삼촌, 혜인이는 아저씨를 무서워하는 게 아니라 추위를 타서 그래요. 한국의 날씨는 북안도보다 살기 좋잖아요. 아직 북안도의 추위에 적응하지 못한 것 같아요.”

“그래?”

원진우는 배남준의 말을 믿지 않는 듯 의미심장하게 되묻더니 더는 트집을 잡지 않았다.

“네. 혜인아. 인사해. 아빠의 친한 친구 원진우 삼촌이야.”

배남준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손바닥에 힘을 주고 윤혜인이 더 안정적으로 서 있을 수 있게 윤혜인을 꼭 잡아줬다.

지나간 1분 동안 윤혜인은 배남준의 손바닥에 기대서야 겨우 서 있을 수 있었다.

파르르 떨리는 몸은 웨딩드레스에 가려져 있어 배남준만이 알았다.

‘무서워하고 있네...’

배남준이 의문을 품었다.

‘혜인이가 왜 삼촌을 무서워하는 거지? 전에 본 적도 없을 텐데?’

윤혜인은 배남준의 뜻을 알아챘다. 누군가 의지할 수 있다는 생각에 두려움이 조금은 가신 것 같았다.

윤혜인이 정신을 가다듬더니 공손하게 인사했다.

“삼촌, 안녕하세요.”

윤혜인 특유의 말캉한 목소리에 원진우의 마음도 살짝 약해졌다.

‘그때 그 아이를 잃지 않았다면 아마 윤혜인과 같은 나이일 텐데. 누구를 닮았든 유전자라는 게 있으니 아주 예뻤을 거야.’

“삼촌, 그러면 먼저 혜인이 데리고 쉬러 가볼게요.”

배남준이 이 말을 남기고 몸을 돌리려 했다.

잠깐 생각에 잠겼던 원진우가 날카로운 시선으로 윤혜인의 웨딩드레스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모든 걸 꿰뚫었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혜인 씨 임신했네요. 감기 걸리지 않게 몸조리 잘해요. 감기 걸리면 아이한테 안 좋으니까.”

이 말에 윤혜인이 다시 한번 속으로 크게 놀랐다.

윤혜인은 아이라는 말을 입에 담는 원진우의 표정이 위험하면서도 부드러워 보였다.

배남준은 티 나지 않게 윤혜인을 뒤로 감추더니 차분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당연하죠. 제가 혜인이 잘 챙길 거예요.”

원진우가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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