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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간병인이라도 불러줄게

공민찬이 난처한 표정으로 두 여자의 뒤에 서 있었고, 그의 옆에는 냉랭한 얼굴을 한 고연우도 있었다.

연신 훌쩍거리는 정선아와 달리 카리스마를 내뿜는 정민아의 모습만 보면, 정민아가 정선아를 괴롭힌다고 오해하기 쉬웠다.

그러나 정민아는 다른 사람이 자기를 어떻게 오해하든지 상관하지 않았고 그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

숨 막힐 듯한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공민찬이 먼저 입을 열었다.

“사모님, 오해하지 마세요, 고 대표님은 약속이 있어서 나가려던 참에...”

“알겠어요, 공 비서님.”

그녀의 갑작스러운 온화한 말투에 고연우의 얼굴이 더 어두워지면서 한마디 했다.

“너 여자 맞아? 어떻게 입에서 그 정도로 독한 말이 나올 수 있지?”

고연우의 행복한 결혼 생활을 위해 굳이 안 해도 되는 설명까지 한 공민찬은 자기의 노력이 수포가 된 것 같아 나지막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엘리베이터에 탄 후, 정민아의 휴대폰 알람음이 몇 번 울렸다.

그건 바로 이가림이 지금 당장은 배상금 전액을 낼 여건이 안 되니 할부해도 되냐는 카톡 메시지를 보내온 거였다.

정민아는 그녀의 제안을 동의할 수 없었기에 문자를 보고 나서 답장도 하지 않았다.

엘리베이터가 1층에 도착했고 네 사람이 회사 문을 나가려는 순간, 정선아가 고연우를 불러세웠다.

“연우 오빠, 미안해요. 내가 방금....”

그녀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기자들이 갑자기 카메라를 들고 우르르 몰려왔다.

“거봐, 그 양심 없는 디자이너가 맞지!”

정선아가 짧은 비명을 지르더니 곧바로 고연우의 팔을 잡고 회사 로비로 끌어당겼다.

기자들이 꽤 오랫동안 회사 밑에서 정민아가 나오기를 기다린 게 분명했다.

“당신 때문에 손님들의 결혼식이 연기되었는데, 어떻게 배상할 계획입니까?”

“맞춤 제작이라고 하던데 왜 고객의 요구를 존중하지 않았습니까?”

”자기의 취향을 손님에게 강요하면서 디자이너가 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들의 입에서 가시 돋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고 정민아는 뒤를 돌아 사람들 틈에 있는 정선아를 노려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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