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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3화 독수공방

경계하는 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고연우는 동작을 멈추고 피씩 웃었다.

“뭘 하려는 줄 알았어? 성폭행?”

“...”

남자는 거짓 웃음을 거두더니 조롱 섞인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어떻게 그런 터무니없는 생각을 할 수 있지?”

과격한 말이나 감정은 없었지만 하찮게 여긴다는 느낌이 너무 뚜렷해서 무시할 수 없었다.

정민아는 그의 도도하고 냉소적인 모습에 자극을 받았다. 14살 때 양딸 신분으로 정씨 집안에 들어온 이후 제일 많이 본 것이 이런 눈빛이었다. 그녀는 얼굴을 찌푸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꺼져.”

고연우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여기가 왜 고씨 저택인지 알아? 정씨가 아니고 고씨.”

정민아가 바로잡았다.

“집문서는 내 명의로 돼 있어.”

여기는 원래 이름이 고씨 저택이 아니다. 고연우가 살아서 사람들이 그렇게 부를 뿐이다.

그녀는 고연우 부모님의 마음에 드는 며느리가 아니지만 양가의 실력이 비슷해 통혼한 것이므로 겉치레는 충분히 해야 한다. 그래서 결혼이 확정된 후 이 집을 정민아 명의로 해주었다.

“그래서? 당당해? 나를 쫓아내고 싶어?”

고연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내가 없으면 노동자들의 월급은커녕 관리비도 내지 못할걸.”

“그건 네가 신경 쓸 일이 아니야.”

남자의 새까만 눈동자에 분노의 기색이 감돌더니 한 글자씩 또박또박 내뱉었다.

“정민아, 가끔은 정말 너를 목 졸라 죽이고 싶어.”

“그럼 졸라.”

“내가 그런 생각을 안 했을 것 같아?”

고연우는 뒤어금니를 깨물며 ‘헉’ 소리를 내더니 말했다.

“정민아, 나 그런 생각 했었어.”

“...”

그는 더 이상 말을 이어 나가지 않고 굳어진 표정으로 접시를 여자 입에 가져다 댔다.

“밥 먹어.”

정민아가 입맛이 없다는 것을 알고 송씨 아주머니는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들을 준비했다. 아까는 너무 졸려서 배고프지 않았지만 지금 음식 냄새를 맡으니 배에서 때마침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녀는 손해를 보더라도 체면을 차리는 그런 바보 같은 성격이 아니다. 몸에서 배고프다는 신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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