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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9화 사모님이 불쌍해

정민아가 차 옆에 거의 도착할 때쯤 정선아는 이를 갈면서도 다음 계획을 생각하고 울며 겨자 먹기로 쫓아갔고, 달래고 사과해서 다시 끌고 왔다.

파티가 성황리에 진행되는 가운데, 흰색 셔츠에 검은색 양복바지를 입은 직원들이 쟁반을 들고 잘 차려입은 남녀들 사이를 누비고 있었다.

정민아의 등장으로 잠시 조용해졌던 현장 분위기는 금세 원래로 돌아갔다.

“언니, 어머니는 저기 계셔. 가자.”

그녀는 정민아를 끌고 빠르게 주소월을 향해 걸어갔다. 그들이 다가오자 사람들은 잇달아 옆으로 비켜서서 길을 내주면서 작은 소리로 소곤거렸다.

“저 여자가 왜 왔어?”

“재수 없어. 진작에 알았으면 오지 말걸. 제발 좀 멀리 가. 몸에 그런 병이 있을지도 몰라.”

“그만해.”

옆에 있던 파트너가 열변을 토하는 여인을 팔꿈치로 쳤다.

“아무리 그래도 연우 도련님 부인이야. 오늘 연우 도련님도 왔는데 혹시 들으면 큰일 나겠어.”

여인은 대수롭지 않은 듯 코웃음을 쳤다.

“이게 뭐 어때서? 주변에 연우 도련님이 저 여자를 싫어하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어? 들었다 해도 절대 도와주지 않을걸.”

정선아는 이 말을 듣고 속이 얼마나 후련했는지 모른다. 주소월의 난처한 얼굴을 보니 더 기뻤다. 하지만 그녀는 싹싹하고 착한 딸 모습을 하고, 주소월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어머니, 화내지 마세요. 어떤 사람들은 함부로 지껄이기 좋아해요. 저 여자들과 똑같이 굴지 마세요.”

주소월은 입꼬리를 올리며 억지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원래 정민아를 데리고 가서 친정 친척들에게 소개하려고 했는데, 이런 상황에서 친척들이 개의치 않는다 해도 그녀는 데리고 갈 면목이 없다.

“민아야, 오느라 힘들었을 텐데 먼저 저쪽 휴게실에 가서 좀 쉬자.”

그녀는 꾸짖고 싶어 입술을 달싹였지만 끝내 내뱉지 못했다. 정민아는 성깔이 보통이 아니고 난리를 칠 때면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남의 웃음거리가 되는 것이 싫어서 달래야만 했다. 어차피 휴게실에는 사람이 별로 없고, 모든 것은 파티가 끝난 후에 다시 얘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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