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777화 한번 할래?

“허! 3살짜리 아이도 아는 안전 상식을 넌 몰라? 이 한밤중에 술을 마신 여자가 감히 낯선 사람이 운전하는 차에 타겠다고?”

정민아는 고개를 돌리더니 눈을 가늘게 뜨고 추파를 던지며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나처럼 평범하게 생긴 여자는 그런 걱정이 없어.”

“남자는 흥분하면 못생긴 여자가 아니라 짐승한테도 덮칠 수 있어. 예쁘게 생기면 더 쉽게 남자의 흥미를 끌 뿐이지, 남자가 예쁜 여자만 건드리는 것은 아니야. 상대를 가리지 않는 사람도 많아. 너의 어리석음으로 남자의 저열한 근성에 도전하지 마.”

차 안은 곧 조용해졌고, 엔진과 에어컨에서 나는 미세한 소리만 들렸다.

어두움 때문인지 조용히 창밖을 내다보는 정민아의 모습에 처량함과 쓸쓸함이 극에 달했다. 그녀는 휴대폰을 쥐고 무의식적으로 전원 버튼을 눌렀다. 딱딱 소리와 함께 화면이 켜졌다 꺼졌다 하면서 어두컴컴한 차 안에서 눈을 어지럽혔다.

고연우가 갑자기 입을 열었다.

“아저씨는 그저 화가 치밀어 기절한 것이고 큰 문제는 없대. 내가 병원을 떠날 때 이미 깨어나셨어. 하룻밤 경과를 지켜보고 내일 퇴원할 수 있대.”

정민아는 관심이 없는 듯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 뒤로 그녀의 휴대폰 화면은 더 이상 켜지지 않았다.

집에 돌아왔을 때는 이미 11시가 넘었다. 이 시간에 송씨 아주머니는 이미 잠자리에 들었고 거실에는 작은 등이 켜져 있었다. 늦게 돌아온 정민아가 불을 켜지 않고 어둠을 더듬으며 위층에 올라가다가 걸려 넘어질까 봐 특별히 켜둔 것이다.

정민아는 따뜻한 노란색 불빛을 보며 마음속에서 뜨거운 무언가가 솟구치는 것 같았다. 이 불빛은 그녀의 황폐한 전반생에 현란한 빛깔을 더했다. 알고 보니 수많은 불빛 속에 그녀를 위해 켜진 불도 있었다.

정민아의 눈가에 보일 듯 말 듯한 웃음기가 감돌았는데, 신발을 갈아 신고 고개를 든 고연우가 마침 이 장면을 포착했다. 여인의 또렷한 이목구비는 순간적으로 생동감 넘쳤고, 속세를 초월한 선녀가 갑자기 하늘에서 속세로 내려온 것 같았다.

그는 정민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