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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4화 신고할 거야

정민아는 사실 비아냥거리는 것도, 일부러 고연우의 심기를 건드리려는 것도 아닌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을 뿐이었다.

그녀가 한 말을 다시 한번 곰곰이 되새기던 고연우는 생각할수록 그 말들이 귀에 거슬렸을 뿐만 아니라 죽이고 싶은 충동까지 들었다.

“내려.”

곧이어 그는 시간을 한번 체크하더니 무반응인 정민아에게 차갑게 말했다.

“5초 줄 테니까 당장 내 차에서 내려! 그렇지 않으면, 내일 네 그 망할 가게가 문을 닫게 될 거야.”

그러나 정민아는 협박에도 기죽지 않고 오히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확실해?”

“당장 꺼져!”

정민아가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차에서 내리자, 그는 차가운 얼굴로 조수석에서 내리더니 운전석에 올랐고 곧바로 자리를 떴다.

정민아는 시야에서 점점 멀어지는 차를 보면서 휴대폰을 꺼내 어딘가에 연락했다.

“안녕하세요, 음주 운전을 신고하려고요. 검은색 벤틀리에 번호판은 XXX이고 방금 XX로를 벗어났어요.”

신고를 마친 후, 그녀는 곧장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가는 대신 유유자적하게 주변 거리를 거닐었다.

사연희의 집 주위에는 야시장이 있었고 각종 음식, 옷, 액세서리와 장난감을 파는 상인들과 손님들로 엄청나게 붐볐다.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정민아는 그중에서도 손님이 가장 많은 만둣가게에 들어가 만둣국 한 그릇을 주문했다.

추운 겨울에 따뜻한 국물이 몸을 타고 들어가자, 온몸의 한기가 다 가시면서 고단했던 하루의 피로가 풀리는 것 같았다.

그녀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만둣국을 깨끗하게 비운 후, 택시를 잡아탔다.

“아저씨, 신림동으로 가주세요.”

신림동은 경인 시에서 부자 동네로 유명했고, 택시를 이용하는 사람이 적은 동네인 관계로 십만 원을 더 내야만 했다.

정민아는 택시 뒷좌석에 기대어 앉아 은행 카드 잔액을 보더니 긴 한숨을 내쉬었다.

3월이면 그녀와 사연희가 가게 월세를 각각 3천만 원을 내야 했지만, 그녀의 계좌에는 3천2백만 원밖에 남지 않았고 2월에 나오는 월급과 배당금을 다 끌어모아도 나머지 8백만 원을 채우기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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