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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왜 말하지 않았어

말을 마친 사연희는 주소월의 반응을 신경 쓰지도 않고 문을 향해 저벅저벅 걸어갔고 모여있던 구경꾼들은 자발적으로 그녀와 정민아에게 길을 내줬다.

정민아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몸을 돌려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누군가를 찾았다.

마침, 멀지 않은 곳의 벽에 기대어 서 있던 서은혁은 그녀와 허공에서 눈이 마주쳤고, 이내 그녀를 향해 눈을 지그시 깜박거리더니 안정통로로 들어갔다.

사연희도 곧장 정민아의 시선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았지만, 그곳엔 아무도 없었다.

“뭘 봐? 누구 있어?”

“아무것도 아니야, 가자.”

얼마 지나지 않아, 고연우와 공민찬도 휴게실에서 빠져나왔고 긴 다리를 이용해 몇 걸음 만에 그녀들을 따라잡았다.

정민아는 두 남자가 계속 뒤따라오는 것을 느끼고 걸음을 멈추더니 돌아서서 물었다.

“나한테 무슨 볼일 있어?”

고연우가 말을 꺼내기 전에 공민찬이 먼저 다급하게 말했다.

“사모님, 대표님께서 술을 드셔서 운전을 못 하시는데 제가 뒷수습을 마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할 수도 없고, 아시다시피 여기는 대리운전을 부르기도 힘들잖아요. 그래서 말인데 두 분이 같이 가시면 안 될까요?”

정민아가 거절하지 못하도록 조리 있게 말했지만, 그녀는 눈살을 찡그리면서 말했다.

“내가 저지른 일은 왜 공 비서가 뒷수습해요? 내가 알아서 처리할 테니까 대표님을 살뜰히 챙겨서 먼저 들어가요.”

공민찬은 갑자기 유리 조각에 목이 찔려 피를 철철 흘리던 남자의 모습이 떠올랐고 그녀에게 한마디라도 잘못해서 심기를 건드리면 큰 화를 면치 못할 것 같았다.

“아니에요, 목덜미에 피가 철철 흐르는 남자를 간단하게 치료라도 해주고 병원에 보내야 하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외부에 발설하지 못하도록 입막음도 해야 해서 제가 해결하는 게 빨라요.”

고연우는 얼굴을 심하게 찡그리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너한테 맞은 남자가 웬일로 보상도 요구하지 않고 그냥 빨리 보내달라고 애원하던데, 그의 친구들도 아직 어안이 벙벙해서는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지.”

“이런 사소한 일은 제가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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