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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약 성분 늘려주세요

박태준은 병원 로비 의자에 멍하니 머리를 젖히고 눈을 감은 채 앉아 있었다.

병원 내부는 사람들로 북적이고 있었다.

고연우는 그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린 채 다가갔다.

"약속 잡을 만한 장소가 그렇게 없었어? 왜 굳이 병원에서 보자고 했어?"

박태준이 의자에 늘어진 채 힘없는 목소리로 답했다.

"열이 나."

"...."

그 모습을 본 고연우가 살짝 짜증 섞인 표정으로 그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열나면 빨리 의사한테 진찰이나 받을 것이지, 멍하니 여기에 왜 앉아 있어? 가만히 있으면 열이 알아서 내려?"

"산부인과 접수해줘."

"쿨럭."

고연우는 그의 말에 사레가 들릴 뻔했다.

"장난해? 내가 임신한 것도 아니고 웬 산부인과야? 그리고 남자가 산부인과 접수하는 거 봤어?"

"인터넷에 검색해 보니까 4개월이면 배가 나와야 정상이라고 하더라. 그런데 은지 배는 임신한 것치고 너무 평평해. 혹시 무슨 문제 없는지 의사한테 물어봐 줬으면 좋겠어. 안 그래도 아버지 쪽 상황이 안 좋은데, 은지도 스트레스받고 있는 게 분명해. 그러다가 애까지 문제 생겨봐, 얼마나 속상하겠어? 내가 직접 가기엔 걸릴 것 같으니까, 네가 좀 대신해 줘."

"...."

고연우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에 헛웃음이 나왔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리였다.

"배 안 나온 이유, 혹시 임신이 아니라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

"그럴 리 없어. 분명 전에 유아용품점에서 쇼핑하는 거 봤단 말이야. 임신하지 않은 사람이 굳이 거기를 왜 가겠어?"

만약 임신한 것이 아니라면, 박태준은 신은지와 실질적인 연결고리가 없어진다. 그건 상상도 하기 싫은 부분이었다.

옆에 있던 고연우가 말했다.

"남자인 너도 가봤잖아."

그 말을 들은 박태준이 갑자기 기운을 차린 듯 몸을 곧게 세우며 말했다.

“애 아빠가 유아용품점에 들리는 게 뭐가 이상해?”

고연우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너 지금 육정현이야. 박씨 집안이랑 원수잖아."

"...네가 말하지 않아도 알아. 그래서 지금 대신 접수해달라는 거잖아. 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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