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78화 정식으로 소개해 줘

규모가 큰 보육원은 아니었다. 아이들도 보육원 교사들도 비교적 적은 곳이었다. 보육원 건물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란 공터가 있었다.

그리고 그 공터에 아까부터 강아지의 처절한 울음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강혜정은 전에 개한테 쫓긴 기억이 있어 잠시 두려움이 몰려왔지만, 강아지의 울음소리가 하도 절박한 터라 외면할 수 없었다.

혹시 갑작스러운 사람의 인기척에 강아지가 놀랄 수도 있었기 때문에, 박용선과 강혜정은 매우 조심스러운 발걸음으로 그 공터에 다가갔다.

그리고 둘은 동시에 크나큰 충격에 빠졌다. 그곳엔 이미 다른 사람이 와 있었는데, 아주 작고 왜소한 아이였다. 그 아이가 새끼 강아지를 괴롭히고 있었던 것이었다.

강아지는 온몸이 피투성이가 된 채, 머리에 검은 비닐봉지가 칭칭 감겨 있는 모습이었다. 아이는 그런 강아지를 아주 즐거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고 강아지는 아이의 손에서 몸부림치다 이내 작은 비명과 함께 움직임을 멈췄다. 그 아이가 바로 기민욱이었다.

박용선과 강혜영은 굳이 인기척을 내서 아이와 대면하는 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두 사람은 조용히 왔듯이, 조용히 자리를 벗어났다.

강혜정은 그 놀라운 장면에 온몸이 덜덜 떨렸다. 어린아이가 어떻게 그토록 잔인한 짓을 저지를 수가 있지?

그때까지만 해도 개고기 보신탕을 먹는 사람이 적지 않은 시기였다. 물론 강혜영은 먹지 않았지만, 강아지에 대한 안 좋은 기억도 있었고 굳이 다른 사람을 말리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학대의 목적으로 동물을 잔인하게 죽이는 짓을 찬성할 수는 없었다.

이건 사이코패스 같은 짓이었다.

두 사람은 그 자리를 벗어난 순간, 즉시 보육원 원장에게 아이를 입양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하지만 한때 친구였던 사람의 아이를 그 열악한 보육원 환경에 둘 수는 없었다. 그들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사람을 붙여 다른 곳에서 당분간 관찰하기로 결심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들이 다시 마음을 바꾸는 일은 없었다. 선천적으로 사이코패스 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