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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7화 마음을 바꾼 이유

교외에 있는 어느 별장 지하실.

박태준은 들어서자마자 짙은 소독약 냄새와 섞인 곰팡이 냄새를 맡았다.

그리고 들리는 나지막한 대화 소리. 그는 침착하게 지하 더 깊은 곳으로 걸어갔다. 그럴수록 대화 소리도 더 선명해졌다.

"움직이지 마세요. 상처가 더 벌어지잖아요."

"나가기만 해봐, 내가 아주 묵사발로 만들어놓을 거야. 젠장, 콩알만 한 게 날 이렇게 만들었다니!"

"다른 생각 하지 마시고, 얼른 낫기나 하세요."

남자는 차마 호영에게 그의 사업들이 모두 적발되었다는 사실을 말하지 못했다. 게다가 호영은 경찰한테 마약 유통 혐의로 수배까지 되어 있었다.

박태준이 들어오자, 남자가 화들짝 놀라며 한쪽으로 비켜섰다.

"대표님, 오셨어요."

박태준이 손을 저으며 괜찮다는 제스처를 했다.

그제야 그의 존재를 알아차린 호영이 옆구리를 감싸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번엔 제가 좀 방심해서 이렇게 된 것뿐이에요. 다음엔 절대로 당하지 않을 겁니다. 다 나으면 그놈 절대로 가만 안 둬요."

박태준은 분명 호영에게 기민욱의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지 말라고 경고했었다. 하지만 그의 말을 새겨듣지 않은 것은 호영이었다.

그는 평소처럼 여친의 집에서 하룻밤 자고 올 생각으로 경호원 없이 길을 떠났었다. 하지만 그 집 주차장에 습격 받을 줄은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다.

다행히 배에 지방이 두껍고 반사신경이 좋았으니 망정이지, 호영은 하마터면 칼을 맞고 자리에 즉사할뻔했다.

옆에 의자가 놓여 있었지만, 박태준은 앉을 생각이 없는지 선 채로 호영을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그럴 필요 없어. 나가면, 경찰 조사나 잘 받아."

호영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네? 경찰 조사요?"

박태준이 고개를 돌려 옆에 서 있던 남자를 향해 눈짓했다.

"설마 아직 말 안 했어?"

그의 시선을 받은 남자가 머뭇거리며 답했다.

"네, 몸도 이런데 충격받을까 봐 아직 말 못 했어요."

남자는 사실 일부러 말하지 않은 것이었다. 호영이 이 사실을 알고 난리를 피우면 밑에 있는 사람이 더 고생이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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