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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8화 투자하러 오셨다면서요?

육정현의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고연우는 눈썹을 찌푸리며 올드한 인테리어를 혐오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취향이 참...."

육정현이 육영 그룹의 대표가 되기 전까지 이 자리를 지킨 사람은 공식적으로 그의 아버지인 육명선이었다. 육명선의 취향대로 꾸며진 사무실은 전체적으로 아저씨스러운 분위기를 풍겼다.

"고연우 씨, 투자하러 오셨다고요?"

육정현의 억양은 박태준과 상당히 달랐다. 살짝 외국에서 오래 산 교포 느낌이 났다. 고연우는 눈을 가늘게 뜬 채 유심히 육정현을 살펴보았다.

고연우와 박태준은 가족끼리 친했기 때문에, 어렸을 적부터 거의 형제처럼 붙어서 지냈다. 그래서 고연우는 박태준의 아내인 신은지보다도 그에 대해 더 자세히 잘 안다고 자부했다.

박태준이 외동인 건 확실한데, 일란성 쌍둥이가 아니고서야 이 정도로 똑같을 수 없을 것 같았다. 고연우는 심각하게 고민됐다.

"설마 육명선 전 대표가 낚시하다 널 낚은 건 아니겠지?"

육명선은 바다낚시를 매우 좋아했다. 육영 그룹이 빚 때문에 막다른 길목에 몰려 집과 차, 심지어 딸까지 늙은 남자에게 팔아치우면서도 낚시 장비만큼은 건드리지 않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었다.

딸을 시집보낼 때, 대외적으로는 자발적인 의사로 결혼한다고 공표했었다. 실제로 그의 딸은 큰 소란 없이 결혼까지 골인했었고, 주변 사람들은 그 말을 진실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고연우는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알고 있었다. 그녀가 정민아에게 웨딩드레스를 주문하던 날, 그도 사무실에 있었기 때문이다. 고연우는 본의 아니게 둘의 대화를 엿듣게 됐었다.

그 여자는 하소연할 데가 없어서 정민아에게 얘기를 꺼낸 것이었겠지만, 정민아의 성격상 그것을 받아줄 위인이 아니었다. 더군다나 정민아는 자신의 웨딩드레스에 행복의 메시지를 담고 있었는데, 그 여자가 원치 않는 결혼을 한다며 불평불만을 늘어놓는 걸 참아 줄 리 없었다.

정민아는 그 여자에게 그럴 시간에 스스로 운명을 개조할 용기를 가지거나, 자신의 웨딩드레스 브랜드에 누가 되지 않도록 불만을 티 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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