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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7화 보탬이 되려고 왔어요

밤을 새우고 새벽 5시에 해 먹는 김치볶음밥은 정말 꿀맛이었다.

잘 익은 묵은지의 새콤함과 기름에 볶아진 밥의 고소한 향기가 코끝을 간지럽혔다.

"요리 솜씨 점점 늘어나는데?"

신은지가 모락모락 김이 올라오는 볶음밥을 조심스레 입으로 넣으며 감탄했다.

그 말을 들은 진유라가 흥하며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

"먹고 살려면 이 정도는 해야지. 요즘 밖에서 사 먹으면 얼마인 줄 알아? 아주 물가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아요. 그런데 급여는 그대로지, 이러다가 밥만 퍼먹고 살게 생겼다니까? 정말 젊은이는 살기 힘든 세상이 됐어. 우리 세대는 죽으면 아마 자식한테 물려줄 것도 없을 거야. 아니지, 출산율이 세계 최악인데 물려줄 필요 없겠구나? 정말 말세야, 말세."

그녀의 말을 들은 신은지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다른 사람이 들었으면, 네가 그 젊은이에 속하는 줄 알겠다."

진유라가 어깨를 으쓱이며 답했다.

"나도 뭐 다를 줄 알아? 요즘 세대면 다 비슷하지 뭐."

이때, 소란스럽게 울리던 구급차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그리고 잠시 뒤, 누군가가 문을 쾅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진유라와 신은지의 눈동자가 동시에 동그랗게 떠졌다.

"쓸데없는 소리는 여기까지 하고, 너. 이번에야말로 좋게 넘어갈 생각하지 마. 제대로 짚고 넘어가야 해."

진유라는 습관적으로 현관 외시경으로 밖을 내다보았다. 그런데 기다리던 육정현은 온데간데없고 병원 구급대원 모습만 보였다.

그제야 진유라는 아까부터 울렸던 구급차 소리를 떠올렸다.

"...."

뜻밖의 등장에 진유라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녀가 어색한 미소를 지은 채 현관문을 열었다.

"누구 찾으세요?"

"저희는 구급대원입니다. 좀 전에 임산부가 다쳐서 피를 흘리고 있다는 신고를 받아서요. 신고자분이실까요? 임산부는 어디에 있어요?"

육정현이 직접 오는 대신, 구급차를 부른 모양이었다. 진유라는 속으로 그를 향해 욕설을 날리며, 겉으론 미안한 미소를 지은 채 구급대원에게 말했다.

"아, 죄송해요. 아까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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