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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6화 벽창호

육정현의 목젖이 움직였다.

”아니, 됐어. 안 친해”

진선호와 신은지는 들어오면서 방금 둘의 대화를 들었다.

신은지는 문 옆에 서 있는 육정현과 이민욱을 보지 못했는데 대화소리를 따라 가보니 두 사람이었다.

기민욱은 신은지를 향해 빙긋 웃으며 말했다.

"은지 누나, 친구랑 밥 먹으러 왔어요?”

"…네.”

기민욱과 더 이상 얘기하고 싶지 않은 신은지는 건성으로 고개를 끄덕인 뒤 옆에 있던 진선호에게 조용히 말했다.

"가요.”

진선호는 요 몇 달 동안 군대에 있어 박태준 사고 소식을 모르고 있었다.

방금 신은지와 육정현이 서로를 대하는 태도를 본 진선호는 이해가 되지 않아 물었다.

"둘이 싸웠어요?”

보아하니 싸운 것 같지 않고 헤어졌거나, 아니면 얼굴을 붉히면서 격렬히 싸워 서로 꼴도 보기 싫어하는 것 같았다.

신은지는 진선호가 사람들 앞에서 박태준의 이름을 부를까 봐 걱정했다.

특히 육정현은 어젯밤 그녀에게 기민욱을 조심하라고 주의를 줬다. 그리하여 서둘러 진선호를 붙잡았다. "이분은 육영 그룹의 육 대표님, 육씨 가문의 작은 아드님이세요.”

진선호는 눈살을 찌푸렸다.

"아, 육 대표님 안녕하세요.”

인사를 마친 진선호는 신은지와 함께 안으로 들어갔다.

기민욱의 외모와 말투는 요 몇 년 동안 유행하는 강아지남과 같이 생겨 사람들은 그를 보기만 해도 편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은지 누나, 저랑 형이랑 아직 식사 안 했어요. 이렇게 우연히 만났으니 같이 식사하지 않을래요? 지난번에 누나랑 같이 밥 먹고 싶었는데, 그때 누나가 너무 바빠서 내가 말을 못 했어요. 오늘은 형도 같이 있으니 식사같이 해요.”

기민욱은 말을 마친 후 신은지를 향해 눈을 두 번 깜빡였다.

육정현은 변명을 한마디도 믿지 않았다.

만약 정말 조금이라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렇게 자주 만날 수 있을까?

이렇게 큰 경인시에서 지인과 자주 마주칠 수 있었을까?

설령 재경 그룹을 탐내고 신은지의 마음을 반쯤 떠 보고 싶다 해도 그녀가 무엇을 알겠는가?

오늘도...…

육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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