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54화 인생이 도움이 안 되네

곽동건은 혼자가 아니었다. 그의 앞에 20대 초반으로 보이는 청년이 앉아 있었다. 갈색 머리에 헤드폰, 후드티 위에 야구점퍼까지, 전형적인 대학생 새내기의 모습이었다.

진유라는 단번에 청년의 정체를 알아차렸다. 청년은 다름 아닌 자신의 동생, 진영수였다. 그녀는 진영수가 무슨 이유로 곽동건 앞에서 저렇게 해맑은 표정으로 꼬리를 흔들고 있는지 궁금했다.

"진영수, 너 왜 여기 있어? 지금 학교 수업 들을 시간 아니야?"

진영수는 곽동건에게 진로 상담을 하고 있었다. 그는 저번에 그 쓰레기 때문에 감옥 갈뻔한 것을 계기로 큰 깨달음을 얻었다. 폭력만으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고, 약자가 되지 않으려면 법을 정확히 이해하고 이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다. 아니면 피해자가 가해자라는 덤터기를 쓰고 감옥에 갈 수도 있었다.

그는 한참 흥미진진하게 얘기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깜짝 놀라 몸을 벌떡 일으켰다.

"누나가 여긴 어쩐 일이야? 놀라서 심장마비 걸릴뻔했잖아."

평소에 진유라였다면 진영수를 바로 혼냈겠지만, 곽동건이 앞에 있는 모습을 보고 얼른 태도를 바꾸었다.

"우리 영수, 그랬어? 이 누나가 목소리가 너무 컸구나? 놀라게 해서 미안해. 얼른 앉아. 내가 여기서 제일 비싼 거로 사줄게. 넌 우리집의 보물이니까."

여자가 마마보이를 싫어하는 것처럼, 곽동건은 브라콤에 걸린 여자를 제일 싫어했다. 진유라는 일부러 그의 심기를 건드리기 위해 연기하기 시작했다.

진영수는 안 그래도 갑작스러운 진유라의 출현에 놀랐는데, 그녀가 갑자기 태도를 돌변하며 다정하게 자신을 대하자 소름이 끼쳤다. 그는 재빨리 진유라가 뻗어오는 손으로부터 몸을 피하며 겁먹은 표정으로 말했다.

"누나, 나 사고 친 거 없어. 오늘 여긴 온건 다 누나를 위해서야. 전에 둘이 선을 봤다며 엄마가 하는 얘기 들었어. 그래서 도와주려고...."

전공 변경하고 싶어서 곽동건에게 상담받고 있었다는 얘기는 죽어도 꺼낼 수 없었다. 그랬다가는 진영수는 뼈도 못 추리고 진유라한테 두들겨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