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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3화 카페에서 보자

술집에서 작업 거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다른 사람이었다면 거절하거나 마음에 들면 함께 나가거나 했을 것이다. 하지만 기민욱은 결벽증이 심한 사람이었다. 그는 세상에서 제일 글래머러스하고 예쁜 미녀가 와도 넘어가지 않을 만큼 남이 닿는 것을 싫어했다.

여자가 몸에 닿는 순간, 기민욱은 거의 발작하듯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하지만 여자는 눈치 없게도 계속 그에게 치근덕거렸다.

"오빠, 이런 거 처음이구나? 에이, 부끄러워할 거 없어...."

"이 걸레 같은 년이, 감히 나 몰래 밖에서 딴 놈을 만나?"

그런데 이때, 갑자기 덩치 큰 남자가 술집이 떠나가라 소리를 지르며 다가왔다.

"어쭈, 게다가 솜털도 가시지 않은 애송이네? 오늘 한번 제대로 알게 해 주지. 밖에서 딴 놈 만나면 어떻게 되는지!"

그는 기민욱에게 상황을 설명할 기회도 주지 않고 다짜고짜 주먹부터 날렸다. 남자는 딱 봐도 운동을 꽤 많이 한 듯 다부진 몸매와 큰 덩치를 가지고 있었다. 기민욱은 그의 주먹에 반응할 틈도 없이 날아갔다.

기민욱은 어린 시절 풍족하지 않은 보육원 생활을 해온 터라 위장이 많이 약한 편이었다. 비록 오랫동안 치료를 받아 많이 좋아진 상태였지만, 음식 자체를 많이 먹지 못했다. 당연히 그에 따라 몸도 다른 또래의 남자들보다 마르고 약했다.

안 그래도 체격 차이가 많이 났는데, 남자의 쉴틈없이 날아오는 주먹과 발차기에 기민욱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게다가 상대는 무작위로 때리는 것이 아닌 아픈 곳만 골라서 때렸다. 기민욱은 온몸이 퍼렇게 물들며 제대로 숨조차 쉬지 못했다.

그렇게 한참, 드디어 남자가 분풀이를 마쳤는지 몸을 숙이며 기민욱의 뺨을 툭툭 건드렸다.

"머리에 피도 안 마른 것이, 다음엔 여자 잘 보고 골라. 괜히 임자 있는 여자 건드렸다가 오늘처럼 호되게 처맞지 말고. 알겠어?"

화려한 조명 속에 아까 치근덕거리던 여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전과 달리 매우 겁을 먹은 듯 덜덜 떨리고 있었다. 기민욱은 맞아서 눈이 퉁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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