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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말 좀 가려서 해

눈을 떠보니, 하얀 천장과 함께 진한 소독 냄새가 맡아졌다. 그래도 정신은 맑았다. 잠을 잔 게 효과를 본 것이다. 어느새 그녀를 괴롭히던 두통도 없어졌다.

신은지는 진유라를 찾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하지만 어디에도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우선 머리를 정돈하고 침대 밖으로 나왔다.

그녀의 손엔 붕대가 감겨 있었고 몸도 깨끗한 향기가 났다. 의식을 잃은 사이 진유라가 대신 씻겨준 것 같았다.

신은지는 화장실을 다녀온 뒤, 핸드폰을 들고 진유라를 찾아 밖으로 향했다.

하지만 이때, 쾅 하고 문이 거칠게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 여파로 창문 커튼이 펄럭거리며 음영을 만들어냈다.

곧이어 한 사람이 씩씩거리며 신은지의 손을 거칠게 잡아챘다.

"신은지, 태준 씨 어디 있어? 설마 진짜 실종이야?"

들어온 사람은 다름 아닌 전예은이었다.

날카로운 손톱 때문에 신은지의 손등이 깊게 파였다.

"이거 놔."

하지만 전예은은 힘을 풀기는커녕, 더 세게 손을 잡았다.

"내가 지금 묻잖아. 태준 씨 진짜 실종됐냐고?"

"아니, 그런 일 없는데."

박태준은 한 회사의 대표였다. 대표가 실종된 회사라니, 주식이 곤두박질칠 게 뻔했다. 신은지는 최대한 이 사실을 숨겨야 했다.

"거짓말. 이틀이 지났어. 밖에 어떤 소문이 났는지 알아? 박태준 씨가 실종된 것도 모자라, 죽었을지도 모른대...."

신은지는 뒤에 말 따위 들어오지 않았다. 그녀의 머릿속엔 한 단어밖에 없었다.

"이틀이 지났다니? 그게 무슨 소리야?"

아무것도 모르는 듯한 순진무구한 표정을 보고 있자니, 전예은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얼굴 두꺼운 것도 정도가 있지, 지금 그게 할 말이야? 난 너 같은 년이 제일 싫어. 아주 역겨워."

신은지는 상처 나는 것 따위 전혀 개의치 않는 듯, 전예은이 잡고 있던 손을 뿌리치며 병실 밖으로 뛰쳐나갔다.

박태준이 실종된 게 이틀 전이었다니, 그녀는 믿기지 않았다.

하지만 전예은은 포기하지 않고 그녀를 뒤따라왔다.

"가긴 어딜 가. 가서 시체라도 수습해 주려고?"

초라하기 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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