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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1화 실사판이 보고싶어?

박태준은 신은지에게 매우 다정하고 사려 깊게 대하지만 애정표현을 거의 하지 않았다.

아마도 박태준이 다른 남자들처럼 달콤한 말을 잘하지 않기 때문에 그의 말 한마디가 유난히 마음을 움직이는 것 같았다.

신은지는 자신의 생각을 흐트러뜨리는 박태준의 눈빛을 피하며 손을 뺐다.

박태준은 그녀의 손을 놓기는커녕 더욱 꽉 잡았다.

"내가 널 그렇게 오랫동안 좋아했다는 말을 들었는데도 할 말이 없어?”

박태준은 평소와 다름없는 표정으로 말했지만, 이 질문을 하며 얼마나 초조하고 불안한 마음인지는 자신만이 알 것이다.

그는 신은지의 대답을 기다렸다.

신은지는 입을 다물고 일부러 차가운 표정으로 그를 겁주고 싶었지만 표정관리를 못하고 웃음이 새어 나왔다.

"바보, 고백을 엉뚱한 사람한테 하면 어떻게 해.”

"네가 거기 있는 걸 보고 지나갔는데...... 생각도 못했어.”

정말 우연의 일치일 것이다.

신은지는 눈을 희번덕거리며 화가 나 말했다.

"하늘이 어두워져야 고백할 수 있는 남자에게는 아내가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늘에 계신 분이 생각하셔서 우리를 인연으로 만들어 주시지 않은 것 같네.”

생각만 해도 웃음이 나오지만 그는 정말 바보 같은 사람이다.

박태준은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눈 속에 드러난 자신의 생각을 감췄다.

"어둠 속에서 고백하는 이유는 네가 분명히 거절할 것을 알기 때문이야.”

비록 박태준이 시치미를 떼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당시 그는 슬프고 속상했지만 이미 오래전 일이다.

그후, 박태준은 전예은과 사귀었고 비록 그가 감정이 없었다고 말했지만, 돈과 자원을 주며 총애하는 것은 아무래도 좀 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박태준의 이런 모습을 본 신은지는 마음이 약해져 그의 손을 잡아당겼다.

"증서를 받으면서 ‘사랑의 날’ 이라고 하지 않았어? 나한테 하루 종일 커피만 사줄 생각이야?”

박태준은 그녀의 손을 잡고 일어나며 말했다.

"아직 시간은 이르니 밥부터 먹고 영화나 보러 가자, 어때?”

"그래."

11시가 넘어서자 해가 중천에 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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