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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0화 결혼기념일

신은지는 아무리 생각해도 6월 13일이 무슨 날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단오절? 그건 좀 더 빨랐나?”

박태준이 답답하다는 듯 말했다.

“우리 혼인 신고한 날이잖아.”

그러자 신은지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우리 이혼한 거 아니었어?”

막상 말을 내뱉고 나니, 신은지도 아차 한 기분이 들었다. 이혼한 것도 맞지만, 최근에 다시 합친 것도 맞기 때문이다.

“그걸 기억하고 있다니.”

딱히 비꼬는 말은 아니었다. 있는 그대로의 사실이었다. 부부의 연을 맺고 3년, 그동안 박태준은 한 번도 결혼기념일을 챙긴 적이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혼인신고 날짜도 기억 못할 줄 알았다.

“당연하지. 그걸 어떻게 잊어?”

박태준이 삐진 듯, 심통 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왜 전엔 한 번도 얘기하지 않았어?”

결혼한 상대를 마음에 두지 않고서는 나올 수 없는 대답이었다. 하지만 신은지는 이해되지 않았다. 3년 내내 데이트는 물론이고 단둘이서 식사한 적도 거의 없었기 때문이었다.

“매년 사람 시켜서 선물 보내 줬잖아.”

신은지가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언제?”

신은지는 과거를 떠올려 보았다. 박태준은 그녀를 항상 차갑게 대했지만, 물질적인 부분에서는 아낌없이 지원해 줬었다. 그 덕분에 결혼생활 내내 그녀는 부족함이 없이 생활했었다. 계절마다 매장에서 새 시즌을 준비하듯, 새로운 옷들이 드레스룸을 채웠었다.

그러다 문득, 유독 6월에만 드레스룸이 두 번 바뀌었던 것이 떠올랐다. 당시 이 부분이 의아하긴 했으나, 딱히 전달받은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저 그러려니 지나갔었다. 거기에 선물이 포함되어 있었을 줄이야, 전혀 예상치 못했다.

“그런데 막상 넌 리액션도 없고, 선물은 포장지도 뜯지 않은 채 드레스룸에 방치되었다고 하지, 내 기분이 어땠는지 알아?”

“….”

그녀의 입장에선 억울했다. 옷이 한두 벌도 아니고, 매번 바뀌는데 어떻게 다 확인한단 말인가?

“말없이 보내면 내가 어떻게 알아? 최소한 쪽지라도 보냈어야지. 그것도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대신 말 전달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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