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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6화 진선호, 이 사기꾼

그의 집에 이렇게 당당히 경호원들의 제재를 받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사람은 가족 아니면 친구밖에 없었다. 박태준은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그는 다급히 팔에 얼굴을 비벼 시야를 가리고 있던 넥타이를 벗었다. 그런 다음 가장 먼저 신은지의 상태를 살폈다. 다행히 그녀는 비교적 멀쩡한 상태였다. 하지만 문제는 박태준, 자신이었다.

풀어 젖혀져 있는 셔츠와 결박되어 있는 손과 발, 아주 가관이었다.

박태준은 점점 불안해졌다. 그는 한쪽으로 수갑을 풀며 한쪽으로 계속 밖을 향해 귀를 기울였다. 하지만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던 탓에 발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다. 거기에 더해 계속 울어대는 핸드폰까지, 그가 파악할 수 있는 건 별로 없었다.

수갑을 푸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그제야 박태준은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 이 수갑은 진짜였던 것이다.

‘저번엔 잘 끊어지더니, 오늘은 왜 이러는 거야!’

박태준은 자신이 진선호에게 또 속았음을 깨달았다.

“망할 진선호!”

박태준의 입에서 욕설이 튀어나왔다. 그런데 그 순간, 갑자기 문 쪽에서 고연우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시에 울리던 핸드폰 벨소리가 뚝 하고 멈췄다.

“핸드폰이 왜 여기에….”

박태준은 긴장에 몸이 뻣뻣이 굳어버렸다.

“들어오지 마…!”

다급히 외쳤지만, 가장 우려하던 상황이 펼쳐지고 말았다. 결국 고연우에게 이 모습을 들키고 말았다. 박태준의 낯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예의 밥 말아 먹었어? 들어오기 전에 노크할 줄 몰라?”

고연우가 어색하게 말했다.

“미안, 둘이 벌써 진도가 여기까지 나갔을 줄은 몰랐네.”

그는 둘이 다시 만나고 있는 줄도 몰랐고, 함께 잘 정도로 관계가 발전했을 줄은 더더욱 모르고 있었다.

‘누구는 아직 서재에서 독방 신세인데 말이야…. 부럽다, 부러워.’

그는 속으로 자기 신세를 한탄했다. 같은 여자라도 성향이 이렇게까지 다를 수 있다는 걸 고연우는 오늘 다시 한번 깨달았다.

“나 근시야. 어두워서 실루엣밖에 못 봤어. 하지만 아무리 너의 집이라도, 문은 닫고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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