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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5화 더 이상 너를 좋아하는 일은 없을 거야

장경준이 탁자를 치면서 흥분하기 시작했다.

“털 끝 하나라도 건드리기만 해봐, 나가면 바로 네년부터 죽일 거야...”

교도관이 그를 말렸다.

“장경준, 이게 뭐하는 짓이야? 다시 감금 처벌 당하고 싶어?”

장경준이 서둘러 허리를 숙여서 사과했다.

“죄송합니다. 제 아들이 아픕니다. 순간의 감정에 욱했습니다. 교도관 님, 한 번만 봐주세요.”

그리고 다시 입을 열었을 때는 방금 전과 달랐다.

“신은지 씨, 제 아들은 어떻습니까?”

“괜찮아요, 그저 계속 약을 복용 해야 할 뿐입니다. 하지만 그쪽 아내가 아이를 보살피느라 안정적인 직업이 없어요. 의료비를 감당하지 못하는 모양입니다...”

강경준이 단호하게 말했다.

“그럴 리가 없습니다.”

“왜죠?”

“..”

그는 말을 하지 않았다. 신은지도 예상했던 반응이다. 몇 년 동안 그와 실랑이를 벌인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녀는 대화 기록을 인쇄하여 유리 창문에 갖다 댔다.

“그 사람이 매년 보내는 돈은 딱 당신 아들 의료비 뿐입니다. 당신 아내도 밥이라도 먹고살아야 하는데...”

어, 라는 소리와 함께 다시 말을 덧붙였다.

“안쓰럽습니다.

외국에 있는 의사가 당신 아들과 같은 질병을 가진 환자를 치료한 사례가 있습니다. 즉, 불치병이 아니라는 소리입니다. 기회는 남아 있어요.”

펑.

장경준은 두 손을 유리창에 갖다 댔다. 영어로 가득 찬 대화 기록을 보면서 겨우 ‘bye-bye’ 라는 말 밖에 알아보지 못했지만 흥분을 좀처럼 가라앉힐 수 없었다.

“사실입니까?”

방금 전에 장경준이 흥분하는 바람에 교도관이 계속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어서 유리창을 두드리자 서둘러 그를 말렸다.

장경준은 또 다시 사과했다.

나이 50이 훌쩍 넘고, 백발을 한 미치광이 남자가 가짜 일지도 모르는 소식에 눈가가 붉어졌다.

교도관에게 사과하는 모습은 처량하기 그지없다.

“순간 흥분했습니다. 제 아들, 제 아들이 살 수 있게 됐어요..”

반면 신은지는 그에게 일말의 동정조차 느끼지 않았다. 면회 시간이 다 되어 마지막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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