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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47화 다시 해보자

상대방은 잠시 멈칫했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온몸이 다 아파요.”

진선호: “…”

진선호는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무신론자이지만 지금 조금 흔들렸다. 뭐가 잘못되었는지 지난 20여 년 동안 잘 풀리다가 올해 갑자기 그동안 누적된 불운이 전부 터진 것처럼 재수가 없었다.

이 일은 진선호의 책임이 아니지만 해야 할 일은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진선호는 고개를 돌려 사방을 둘러보았다. 지금은 차가 없지만 차 한 대만 오면 그와 그녀는 여기서 목숨을 내놓아야 했다.

진선호는 다리를 다쳐 쪼그려 앉을 수 없었다. 그래서 허리를 굽혀 물었다. “움직일 수 있습니까? 심하게 다치지 않았다면 길가로 부축해 드릴게요. 거기서 구급차를 기다립시다. 길 한복판에 있는 건 너무 위험해요.”

이렇게 말을 하고 있을 때, 손에 있던 전화가 연결되었다.

진선호: “안녕하세요. 여기 운해대로인데 구급차가 한 대가 필요합니다. 부상자…”

진선호는 고개를 숙여 상대방의 증상을 묻어보려고 했는데 휴대폰을 든 손이 붙잡혔다. “저 괜찮아요. 병원에 가지 않아도 돼요.”

여자는 바닥에서 일어나 눈앞을 가리고 있던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기고 초라하지만 환하고 예쁜 얼굴을 드러냈다. 갸름한 얼굴에 큰 눈망울, 이목구비는 또렷하고 아름다웠다. 길고 촘촘한 속눈썹이 내리깔고 있는 눈을 가려서 눈 밑의 정서를 알 수 없었다.

진선호는 그녀가 멀쩡하게 서 있을 수 있고 얼굴에도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 없는 것을 보고 부상이 심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그래도 다시 물었다. “병원에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은데요… 만약 내상이라도 있으면.”

“…”

신시은은 진선호를 한 번 쳐다보더니 바닥에 닳아 피투성이가 된 팔꿈치를 그에게 내밀었다. “팔과 무릎이 까졌어요. 붕대 좀 감아주세요.”

차에 구급상자가 없어서 진선호는 곧바로 사람을 진료소로 데려갔다.

붕대를 감은 후, 진선호는 의사 책상 위에 있는 메모지로 자신의 전화번호를 적어서 신시은에게 건네주었다. “그쪽이 병원에 가지 않겠다고 했으니 배상으로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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