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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8화 와이프가 자살한다더라.

작가: 선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2-18 16:18:06
신진하는 너무 격동되어 눈을 부릅뜨고 얼굴 표정까지 흉악스럽게 변했다.

신은지도 그의 반응에 놀랐지만 바로 진정하고 말했다. “그냥 물어본 거니까 흥분하지 마세요.”

신진하는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 표정은 여전히 굳어져있었다. “혹시 너네 외숙모가 뭐라고 한 거야?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몰라서 그래? 돈이라고 하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달려드는 사람인데 쓸데없는 말 믿으면 안 돼.”

신은지는 소파에 앉았고, 그녀의 손은 자기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그럼 머리카락이라도 주세요. 검사해서 이런 쓸데없는 말 더는 못하게끔 해야죠.”

신진하는 아직도 분이 안 풀렸는지 여전히 긴장하고 화난 표정이었다. “넌 그 별 볼 거 없는 여자의 말을 믿고 싶니? 아니면 내 말을 믿는 거니?”

신은지는 아무 말 없이 그냥 신진하의 머리카락을 받고 싶었다.

이렇게 5분 동안 가만히 있다가 신진하가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나가! 지금 당장 나가!”

신은지도 기운이 빠져 온몸이 쑤씨듯 힘들고 피곤해했다. “이제 알겠네요.”

신진하는 눈을 부릅 뜨고 말했다. “뭘 알겠다는 거야?”

“저 아빠 딸이 아니네요. 그리고 우리 엄마의 죽음에 당신이 연루되지 않았으면 해요. 정말 뭔가 있다면 그때 당신 용서하지 않겠어.” 신은지가 자리에서 일어나 신진하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자기 나이에 어울리지 않은 기운을 뿜어 신진하도 무서울 정도였다. 그리고 그녀는 바로 밖으로 나왔다.

신진하는 신은지의 마지막 눈빛을 잊을 수 없어 입술을 꾹 닫고 있었다. 별장에서 나온 신은지는 바로 떠나지 않고 집 근처에 있는 쓰레기통을 뒤지고 있었다.

약 10분 뒤 아주머니가 쓰레기 버리러 나왔는데 신은지를 보고 놀라워했다. “아가씨.”

신은지는 아주머니를 향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혹시 저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그게 뭔데요?”

아주머니는 방금 주방에 있었지만 두 사람의 말을 다 듣게 되었다.

“아빠가 쓰고 있던 젓가락이나 그릇 하나만 가져다주세요. 제가 두둑히 챙겨줄 테니 걱정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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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뒤에 운전하고 있던 사람도 구경하고 있었는지 바로 박태준의 벨틀리의 범퍼를 박았다.“이 사람, 운전을 어떻게 하는 거야? 갑자기 멈추면 어떡해? 제정신이야? 벨틀리가 뭐 대단한 거냐?” 뒤 차의 주인이 고개를 내밀며 큰소리로 말했다.박태준은 상대할 시간도 없이 사람 많은 쪽을 향해 달려갔다. 방금 그 사람은 핸드폰을 꺼내 사진 찍었다. “이런 갑자기 멈추는 것도 모자라 슬리퍼 신고 운전하다니!”벨틀리를 박아 큰돈 내게 생겼는데 어쨌든 증거를 확보해 배상을 해도 적게 할 수 있게끔 하려고 했다.박태준은 힘겹게 앞에 다가가 호수에는 아무 사람이 보이지 않아 옆에 아주머니한테 물어보았다. “사람은요? 살렸어요?”“이렇게 추운 날씨에 누가 뛰어들어 가겠어? 이러다 구하려는 사람도 죽게 생겼네. 아이고 젊은 사람이 뭐가 그렇게 힘들어서 자살했는지 모르겠다.” 아주머니는 놀랐는지 가슴 쪽에 손을 대고 말했다.박태준은 겉옷을 벗고 뛰어들 생각이다. “어디서 뛰어내렸는지 알아요?”“저기, 저기 있잖아.” 아주머니가 사투리로 얘기해 박태준은 잘 알아듣지 못한 걸 보고 그냥 손짓으로 방향을 가리켰다.그리고 박태준은 그 방향을 향해 바로 뛰어내렸다. 차가운 호수가 그를 감쌌고 계속 찾다 보니 어렴풋이 뭔가가 보이게 되었다. 박태준은 평소에 꾸준히 운동해서 다행인 거지 아니면 이 추운 날씨에 감당할 수 있는 사람이 없을 거다. 겨울 수영은커녕 야외에서 수영한 적이 없었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철저히 소독 된 수영장에서 운동을 했고 겨울에는 항온 수영장에서만 수영했다.그는 이를 악물고 힘 없이 처진 그 사람을 힘껏 위로 올려 냈다. 내려올 때는 쉬웠지만 물이 차고 한 사람을 끌어올려야 해서 너무 힘들었다. 팔에 힘이 다 빠질 정도로 어렵게 호수면으로 올라왔다. 그들이 올라온 걸 보고 누군가가 튜브를 던졌다. 박태준은 한 손으로 튜브를 잡고 한 손으로 호수에 뛰어내린 사람의 손목을 잡고 힘겹게 앞으로 향했다.“살렸다. 살렸다. 빨리 여기로 당겨......”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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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준의 몸은 플라스틱 트랙 때문에 빨갛게 물들었고 다리는 굽고 있어 바지에는 계속 물이 흐르고 있었다. 신은지는 입술을 꾹 닫고 그의 벨트를 풀려고 했다. 박태준은 그녀를 바라보면서 실눈을 떠 웃는 듯 안 웃는 듯 말했다. “내가 아까 부르지 않았으면 그냥 나 얼어 죽는 걸 지켜보고만 있었을 거지?”박태준은 만약 경비원이 옷을 넘기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분명히 모르는 체하고 오지 않았을 거라 생각했다.신은지는 그의 벨트를 풀며 조용히 말했다. “여기 경비원도 있는데 얼어 죽을 일은 없어.”정말 사람이 얼어 죽는다면 장원동 경비원으로서 그들도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거다.박태준은 막물이 막혀 신은지가 그의 바지를 벗기려 하자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나 혼자 바꿀게.”그의 목소리에는 또 열받은 기운이 가득했다.신은지는 그의 말에 대꾸도 하고 싶지 않았다. 박태준은 떨어진 쇼핑백을 그만두고 차에 가서 자기 옷으로 갈아입으려 했다.방금 사고 낸 사람도 박태준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가 다시 돌아온 걸 보고 핸드폰에 찍힌 사진을 보여주면서 말했다. “슬리퍼 신고 운전하다니 내가 다 찍었어. 그리고 이번 사고에 당신 잘못도 있어요.”박태준은 기분이 안 좋은 데다 이 사람의 말을 듣게 되니 더 화가 나 눈살을 찌푸리며 얼굴에는 살기가 가득했다. “운전할 때는 슬리퍼 신지 않았고 내가 급히 차를 멈췄든 안 멈췄든 충돌사고는 당신 잘못이니 보험회사에 연락이나 하세요.”남자는 그의 말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박태준은 트렁크에 있던 자기 옷을 챙겨 갈아입었고 비서한테 전화해 뒷일을 처리하라고 시켰다.모든 걸 마무리하고 나니 구급차도 도착했다. 박태준은 보기에 아무 일 없었지만 이렇게 추운 날씨에 호수에 오래 있었으니 병원에 가서 검사받는 게 좋다고 했다. 신은지도 어쩔 수 없이 보호자로서 경비원이 억지로 구급차에 올렸다.신은지는 구급차에 앉았고 커튼이 다 있어 밖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시 누워있는 박태준을 보게 되었다. “난 네가 나서서 사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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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171화 사리를 구분 할 줄 알아야 한다.

    신은지는 아무렇지도 않게 한 말이 그를 기분 나쁘게 할 줄 몰랐다. “아니.”진화영이 나오고 박태준 차례다. 검사 결과가 2시간 후에 나오는 거라 신은주는 나가 강혜정을 마중하러 했다.강혜정은 뉴스에서 이 사실을 알게 돼 신은주한테 전화해서 주소를 물어 보고 부랴부랴 찾아왔다.“어떻게 된 거야? 정말로 뛰어든 거야? 검사 결과 나왔어? 어때?” 강혜정은 신은지의 손을 잡고 물어보았고 응급실 침대에 누워있는 박태준도 쳐다보며 걱정스레 물어보았다.“아직 안 나왔어요. 별문제 없을거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신은지는 강혜정이 걱정할까 봐 위로해 줬다.“이게 다 내 입방정 때문이지, 이 좋은 날에 괜한 말을 해서 일이 이지경이 되나니. 은지 네가 호수 뛰어든다고 말하니까 태준이가 신발도 안 싣고 그냥 뛰쳐나가는 거야.” 강혜정은 자책한 듯 말했다.“엄마......” 침대에 누워있던 박태준은 다시 눈을 떠 자기 엄마가 그만 말했으면 좋다고 생각했다.“네가 한 짓을 말도 못 하니? 네가 나보고 은지한테 전화하라고 했잖아, 집에 와서 같이 설 쉬자고.” 강혜정은 지금 자기 아들이 병원이 있지 않은 이상 답답해서 정말 한 대 때리고 싶은 마음이다.박태준은 운성 시에 있었던 일을 자기 엄마한테 얘기했고 티는 안 냈지만 신은지를 집으로 불러라는 뜻이 분명했다. 자기가 엄마인데 아들의 속마음을 모르겠는가.박태준은 강혜정이 말한 걸 인정하는 건지 아니면 더 이상 대꾸하고 싶지 않은지 고개를 들려 말을 하지 않았다.2시간 뒤 신은지는 검사 결과를 받으러 갔고 때마침 화장실에서 나온 진화영을 만나게 되었다. “저기요. 그쪽 남자친구 조심하세요, 그 남자 인성이 꽝인 거 같아요.” 진화영은 생뚱맞게 신은지한테 말했다.신은지는 다시 박태준과 재결합할 생각은 없었지만 그래도 그의 인성을 알고 있기에 웃으며 말했다. “자기 살려준 사람을 원수로 생각하는 거예요? 그리고 자기 목숨을 걸고 구해준 사람한테 이래도 되는 거예요? 그쪽 인성이 꽝인 거 같은데요.” “그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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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172화 박태준은 일부러 그런거였다.

    강혜정은 아침부터 기운이 없었고 박태준이 나가려는 걸 보고 물었다. “너 어디 가?”“회사요.” 재경그룹은 내일부터 공휴일이라 오늘은 중요한 미팅이 잡혀 꼭 가야 했다.강혜정은 심란한 듯 박태준을 째려보고 말했다. “그럼 퇴근하고 은지 데리고 와. 혼자 외롭게 설 보내게 하지 말고.”박태준은 어제 신은지가 자기 네 집으로 오지 않겠다는 걸 생각하니 얼굴 표정은 더욱 굳어졌다. “혼자 있겠다는데 엄마가 왜 걱정하고 있어요?”“넌...... 넌 어쩜 이 모양이니? 누가 좋다고 너한테 시집오겠니? 정말 운도 더럽게 없지. 너네 아버지 닮아서 무뚝뚝하니.” 강혜정은 박태준 때문에 속이 터질 것만 같았다.옆에 앉아있던 박용선은 왜 불통이 자기한테 튀는지 모르겠다는 표정이다.박태준이 이 모양이니 강혜정은 자기가 직접 신은지한테 전화하기로 했다. 그리고 속으로는 어떻게 설득해야 할 지 생각했다.“은지야, 지금 어디야?”“뭐? 여행 갔다고? 누구랑? 어디로?”“유라랑 고등학교 친구? 그래, 오랜만에 쉬는 건데 잘 놀다 와. 그리고 거기 덕수절이라고 있는데 인연 거리가 있거든. 거기에서 빨간 끈으로 묶은 두 사람이 꼭 오래 행복하게 잘 살거라고 들었어.” 강혜정은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해 신은지한테 재미있게 놀라고 용돈 2억 원을 보냈다.전화를 끊고 나니 아직도 현관에 서 있는 박태준을 보게 되었다. “회사 간다며? 거기 왜 서 있어? 은지 여행 갔으니까 넌 더 이상 신경 쓸 필요 없어. 퇴근하고 일찍 들어와.”박태준은 고개를 숙이며 차가운 눈빛을 숨기고 물어보았다. “누구랑 여행 갔데요?”“유라 그리고 고등학교 친구라던데? 왜?”“아니요.” 그리고 박태준은 바로 집을 나섰다.......경인 시에서 출발해 4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었는데 설 연휴라 차가 너무 막혀 7시간 넘게 운전해 도착했다.진유라는 미리 호텔 예약을 해놓았다. 그런데 진선호 때문에 가는 길에 방 하나를 더 추가해야 했다. 미리 예약했으니 다행이지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만석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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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173화 재결합 하려고 노력했다.

    이게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신은지는 아무 반응 없이 진선호가 칼에 스키는 걸 볼 수밖에 없었다.주변에서 구경하는 사람은 많았지만 칼을 든 걸 보고 다들 쉽게 나서지 못했다.신은지는 옆 포장마차에서 방망이를 뽑아 재빨리 그 사람들 머리를 향해 힘껏 내리쳤다.진선호는 마지막 사람까지 쓰러트리고 신은지를 자기 폼으로 안고 그녀의 손에 든 방망이를 잡았다. “됐어요. 다 도망갔어요. 이러다 다른 사람까지 다치게 생겼어요.”그 양아치들은 순찰하고 있던 경찰한테 다 잡혔다. 진선호는 검은색 옷을 입어 상처가 잘 보이지 않았지만 그래고 핏물이 흘러나오는 걸 보고 신은지는 빨리 병원에 가자고 말했다. 신은지는 요즘 병원을 너무 많이 드나들어 자기가 정말 재수 없다고 생각했다.“별 크게 단친것도 없으니까 내일이면 아물 거예요.” 진선호는 자기가 얼마만큼 다칠 거 까지 생각한 거다. 저 양아치 몇 명이 자기를 쉽게 건들 수 없었고 이렇게 다친 걸 갖고 병원까지 간다는 게 너무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했다.“안돼요.” 신은지는 그래도 걱정돼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그럼 은지 씨가 대신 밴드만 붙여줘요. 호텔 밑에 약국 있는 거 봤어요.” 진선호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호텔로 돌아온 진선호는 먼저 씻고 다시 신은지 방으로 찾아갔다. 그는 티셔츠만 입고 있어 옷을 올려 바로 벗었다. 그러니 가슴 쪽에 있는 상처가 휜히 보였고 씻고 나니 하애진 데에 빨간색 핏물이 흘러나오니 더 안쓰러워 보였다.신은지는 면봉과 소독제로 상처를 닦고 있었고 옆에 있던 진유라는 영상을 찍어 오늘있었던 일들을 인스타에 올렸다.진선호가 군인 출신이라 몸매 하나는 정말 인정해야 했다. 매끈한 근육라인 그리고 섹시한 인어 라인이 바지 허리에 뻗어 그 어느 누가 봐도 섹시하다고 느낄 거다.신은지는 상처에 약을 바르고 있었고 남성미가 흐르는 몸에 가냘픈 여자의 손까지, 너무 잘 어울리는 한 쌍이었다.진유라는 인스타에 두 사람의 영상 뿐만 아니라 제목까지 생각해 글을 올렸다.“이혼 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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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174화 다시 시작 할 수 있을까?

    이미 닫힌 묘지를 본 신은지는 눈을 부릅 뜨고 박태준을 째려보았다. “박태준, 너 진짜 가관이고 진상인 거 알아? 네가 뭔데? 지랄하지 말고 그냥 가만히 있으면 안 돼?”그녀의 말에 박태준은 눈살을 찌푸렸다. 어떻게 자기한테 이렇게 심한 말을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됬다. “신은지, 진정 좀 하지.”“내가 지금 손 안 댄 게 다행이라고 생각해. 내가 외할아버지 데리고 갈 테니까 묘지 다시 열어!” “이미 닫은 걸 다시 열어라고? 이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니? 이게 너의 효도야? 대체 외할아버지를 몇 번이나 옮기고 귀찮게 해야겠니?”박태준은 다시 비웃는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운성에 있을 때는 묘지 옮기겠다고 난리하더니 경인 시로 다시 돌아오니 아무 일 없는 듯 남자랑 여행이나 가고 참 잘하는 짓이다.”신은지는 그의 말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도 여기는 절대 안 돼.”여긴 박태준 네 집안 묘지 인건 알고 있었다. 박태준이랑 재결합할 생각도 없어 외할아버지를 여기에 둘 수 없다고 생각했다. “외할아버지는 다시 집으로 가고 싶어 했어.”“어르신은 여기서 20년 넘게 있었고 너네 엄마의 묘지도 경인 시에 있는데 여기가 집이 아니면 어디가 집이야? 아니면 다시 운성으로 보낼 거야? 네가 매일 지킬 건가? 너네 외삼촌은 네가 다시 묘지를 옮길 거라고 생각 안 해?”신은지는 말문이 막혔다.“아니면 너희 엄마 묘지도 여기로 옮겨야 집이라고 생각하는 건가?”신은지도 박태준의 말에 더는 화내지 않고 받아들이기로 했다. 자기 생각대로 외할아버지를 여기저기로 옮기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여기는 경치도 좋고 풍수도 좋아 운성에 있는 묘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좋은 곳이었다. 신은지가 아무리 큰돈을 쓰더라도 이렇게 좋은 자리는 못 찾을 것이다.이때 고연우도 박태준을 도와 말했다. “은지 씨, 여긴 경인 시에서 제일 좋은 자리 좋은 자리예요. 게다가 외삼촌도 알고 있는 일이니 그냥 받으세요. 나중에 두 사람 부딪히는 일이 있더라도 신경 쓰지 말고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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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어머님 때문에 이러는 거면 내가 직접 가서 사과드리고 정말 나를 만나지 않겠다면 그건 어머님이 직접 말씀을 하셔야 하는거고 만약 두 사람 재결합하기 위해서 이러는 거면 지금 당장 갈게.”신은지는 비웃는 표정을 지으면 전예은을 쳐다보았다. “박태준이 말 안 했나 본데 우리 두 사람 지금 남매랑 다름없어.”강혜정도 전에 자기를 양딸로 삼고 싶다고 했지만 전 남편이랑 남매처럼 지낸다는 게 너무 이상한 거 같아 거절했다.박태준은 더는 신은지를 쳐다보지 않고 아무 표정 없이 전예은한테 말했다. “그냥 여기 있어.”강혜정은 박태준이 들어온 걸 보고 말했다. “전예은 씨 올라오라고 해.”강혜정은 방금 세 사람의 말을 다 듣게 되었다.박태준은 눈살을 찌풀었다. “엄마......”“넌 그냥 입 다물어. ” 강혜정은 또 참지 못해 화내려고 하자 다시 가슴이 아픈 거 같아 심호흡 몇 번 하니 진정되었다. “네가 데리고 왔으니 나 만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오라고 해.”“그게 아니라 제가 만나라고 데려온 게 아니에요.”“올라오라고 하는 게 그렇게 싫니? 내가 잡아먹을까 봐 겁나니? 그렇게 걱정되면 둘이 같이 나가!”전예은은 자기를 보자는 말에 기분 좋은지 신은지한테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은지야 미안. 어머님이 만나자 하니 더는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은데.”신은지도 더는 말리지 않고 떠날 준비를 했고 강혜정이 좋아진 거 같으니 한시름 놓게 되었다. 그런데 이모님이 따라나와 그녀를 잡았다. “잠시만요. 사모님이 말씀하실게 있다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는데요.”......2층 침실에서 전예은은 강혜정한테 공손하게 인사드렸다. 링거를 맞고 있었지만 포스는 여전해 아직도 많이 무서워했다.방에 두 사람만 남기고 다른 사람은 다 나갔다. 그러자 강혜정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얼마면 되니? 내 아들 옆에서 좀 사라져 줘.”전예은은 왜 강혜정이 자기를 이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신은지한테는 엄마처럼 사랑 해주고 모든 걸 다 퍼 줄 것만 같았는데 자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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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아는 팔짱을 끼고는 고연우가 들고 있는 꽃을 무심하게 훑어보았다.“연우 도련님, 이건 또 무슨 의미야?”“공 비서가 오늘이 여성의 명절이라고 했어.”“그래서?”주위는 조용하고 잔잔한 음악 소리가 문을 통해 희미하게 들려왔다.고연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정민아, 우리 이혼하지 말자.”너무 진부한 이야기였다. 정민아는 더 이상 이 주제를 논의할 의욕조차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책상 위 담뱃갑을 더듬었다. 옆의 재떨이엔 얇은 층으로 쌓인 담배꽁초가 있었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정민아가 피운 것임을 립스틱 자국이 말해주고 있었다.고연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정민아가 담배를 피우는 걸 싫어하면서도 막지 않았다.얇게 피어오르는 연기가 정민아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담뱃불은 희미하게 밝아졌다가 사라지며 그녀의 눈을 비췄다. 그 순간, 눈 속의 차가운 무관심이 한층 누그러져 보였다. 은빛 실처럼 가늘게 펴지는 연기 너머로 정민아는 당당하고 제멋대로 미소 지었다. 그리고 정민아가 그렇게 웃을 때마다 고연우는 어김없이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다음 순간 정민아가 말했다.“고연우, 너 이상한 거 아니야?”“그렇지. 이상하지 않았다면 여기 서 있지도 않았을 거야.”고연우는 소매를 걷어 올리며 손목시계를 가리켰다.“시간 됐어. 레스토랑으로 가자. 예약해 놨어.”정민아는 이미 샘플 수정으로 지쳐 있었는데 고연우의 집요함이 정민아를 더욱 짜증 나게 했다. 고연우의 고급스러운 코트가 눈에 들어오자 정민아의 머릿속에 문득 나쁜 생각이 스쳤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꽁초를 그의 코트에 대고 눌렀다.‘치...’불꽃이 꺼지면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타는 냄새가 코트에서 퍼져 나왔다.정민아는 차가운 얼굴로 꺼진 담배꽁초를 옆의 쓰레기통에 던졌다.“꺼져.”고연우는 자신이 입고 있는 코트의 타는 자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민아의 손을 잡았다.“이 코트는 가격이 6자리 숫자야. 디자인에서 완성까지 3개월이 걸렸어. 나와 저녁 정도는 함께 먹어줘야 하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2화 살인자

    고연우는 벨트를 풀며 말했다. 남자는 원래 이런 상황에서 승부욕이 강해지기 마련인데 특히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그 감정이 더욱 크게 드러났다.“그런 암흑 같은 분위기는 우리 상황과 맞지 않아.”정민아는 원래 고연우에게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어둠 속에서 고연우는 마치 사나운 짐승처럼 보였을 것이니 고연우에게 흥미를 느끼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다.정민아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고연우는 옷을 반쯤 벗었고 단단한 근육이 팽팽히 긴장되었으며 술기운에 물든 피부는 은은한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공기 중에는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마치 곧 무언가가 터질 듯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가끔 고연우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정민아가 말했다.“요즘 운동 안 했어?”고연우는 어이없었다.“?”정민아는 손바닥을 고연우의 가슴 아래쪽에 대고 살짝 눌러보았다. 그러고는 평가하듯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육이 좀 줄었네.”“...”정민아는 마치 중대한 결정을 앞둔 사람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연우를 응시했다. 고연우는 모른 척하려 했지만, 결국 그녀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는 옷을 다시 입고 정민아의 손을 자기 몸에서 조심스레 떼어내더니 문을 향해 나가며 화가 난 듯 정민아를 한번 매섭게 쳐다보았다.“네가 이겼어.”완전히 흥미가 사라졌다....며칠 동안 고산그룹 대표실이 있는 층은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분위기에 짓눌려 있었다.공민찬이 급한 서류 묶음을 들고 고연우에게 사인을 받으려 일어서던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소리가 났다. 그때 최민영이 가방을 들고나와 미소를 지으며 공민찬에게 인사를 건넸다.“공 비서님.”공민찬은 다가서며 말했다.“최민영 씨.”최민영은 사무실 쪽을 가리키며 물었다.“연우 씨 사무실에 있나요?”“최민영 씨, 잠시만요”공민찬은 그녀를 막아섰다.“대표님께서 지금 바쁘십니다. 우선 접대 실에서 잠시 기다리시는 게 어떨까요?” “...”최민영은 눈썹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1화 전에 흥미가 없었던 건 불을 켜지 않아서야

    고연우는 짜증 내며 핸드폰을 테이블에 던지더니 미간을 꾹꾹 눌렀다. “나가세요. 나중에 송씨 아주머니한테 작업복 하나 달라고 하세요.”“도련님,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하린은 우유를 들고 테이블 앞으로 다가갔다. “저 예전에 마사지도 배운 적 있는데, 제가...”“그만 나가.” 고연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손을 피하다가 우유를 엎지르고 말았다. 우유가 쏟아지며 더럽혀진 셔츠를 내려다보며 그는 얼굴은 굳어진 채 입술을 오므렸다. 한참 후에야 한 마디 내뱉었다. “사모님께서 보낸 겁니까?”그는 이를 악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뱉어냈다.하린은 고연우의 차가운 눈빛에 그 자리에 굳어진 채 말을 더듬었다. “도련님, 정말로 사모님께 저를 보내셨습니다.”“나가세요. 앞으로 제 허락 없이는 서재에 들어오지 마세요.” 하린은 금수저 남편을 찾기 위해 가사 도우미로 취직했다. 이를 위해 매니저에게 봉투까지 건넸지만 고연우의 사늘한 태도에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품지 못했다. 서재를 나오자마자 난간에 기댄 채 그녀를 쳐다보는 정민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사모님...”하린은 갑자기 발걸음 멈추더니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불순한 의도를 품었던 그녀는 사모님을 보면 본능적으로 불안했다. “도련님께서 드시지 않았어요...”비록 정민아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지만 하린은 괜히 자신을 평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마침 정민아가 입을 열었다. “그럼 몇 번 더 가져다주세요.”하린은 정민아의 말에 담긴 뜻을 단번에 눈치챘다.그녀는 자신이 잘못 이해한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도대체 어떤 재벌 부인이 자신의 남편에게 여자를 찾아주는 걸까? 설사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돈이면 충분할 텐데, 그러다 사생아라도 생겨 상속 분배에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면 어쩔 생각인지.’그녀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도련님께서 송씨 아주머니한테 익숙해졌는지 저를 좀 꺼리시는 것 같아요. 아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0화 우유를 가져다주다

    다음 날.정민아와 사연희는 쇼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아야...”주소월이었다. 사연희는 정민아의 과거에 대해 완전히 알지는 못했지만 주소월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세상에 자식을 챙기지 않는 엄마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설령 절친이라도 남의 가정사에 깊이 개입하기는 어려웠다. 그녀는 노트북을 들고 일어나 말했다. “초대장 몇 개 빼놓고 못 보낸 것 같은데, 금방 보내고 올게. 쇼에 관한 건 나중에 다시 얘기해.”그녀는 주소월을 흘끗 쳐다보고는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돌아섰다. 정민아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주소월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는 어젯밤에 충분히 더 이상 정씨 가문과 연관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주소월이 여전히 찾아올 줄은 몰랐다. “오늘 밤에 연회가 있는데, 같이 가겠니?” 정민아가 거절할까 봐 주소월은 서둘러 한 마디 덧붙였다. “너희가 쇼를 열잖아? 오늘 밤 연회에 너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이 많이 올 거야. 잠재 고객을 몇 명 발전시킬 기회가 될 수도 있어.”“지금 그 무리에서 잠재 고객을 발전시키라는 말씀이세요?”그녀와 최민영의 갈등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집안이 최씨 가문보다 못한 사람은 그녀에게 다가가는 것을 꺼렸고 반면 집안이 최씨 가문보다 좋은 사람은 고아 때문에 굳이 적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주소월은 정민아가 당했던 일을 떠올리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민아야, 미안해. 엄마가 너를 데려오긴 했지만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고 너한테 이렇게 상처만 줬네...”“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저를 정씨 가문으로 데려와 줘서 고마워요. 그 마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줘서, 그리고 또... 그 미친놈으로부터 구해줘서 고마워요.”마치 세월의 흔적을 덮은 한 자루의 칼처럼 서서히 그녀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민아야...” 주소월은 울먹거리며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처음 그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9화 입원

    정민아는 문을 열고 지친 몸으로 가방을 내려놓았다. 신발을 갈아신던 중 슬쩍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았다.“아주머니, 제가 전화드렸잖아요. 저녁 먹고 온다고, 왜 이렇게 음식을 많이 차렸어요?”송씨 아주머니는 2층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도련님께서 아직 저녁을 드시지 않으셨습니다.”고연우라는 말을 듣자 정민아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2층으로 올라갔다. “아, 그렇군요.”“아가씨...”송씨 아주머니가 망설이며 그녀를 불렀다. “도련님께서 아가씨가 돌아오시면 같이 식사하자고 불러달라고 하셨습니다.”“제가요?” 정민아는 걸음을 멈추고 의아해하며 돌아봤다. “왜요?”“도련님께서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셨는데... 두 분 혹시 싸우신 거 아닌가요?”“그 사람이 기분이 안 좋다고 제가 달래줘야 하나요? 그럼 왕자님, 저녁 드세요라고 말이라도 해야겠네요?” 정민아는 피식 웃더니 입가에 맴돌던 웃음이 갑자기 사라졌다. “먹든 안 먹든 마음대로 하라고 하세요. 먹기 싫으면 굶으면 되죠.”송씨 아주머니는 시선을 정민아 뒤쪽으로 옮기더니 표정이 조금 일그러진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 도련님...”정민아가 뒤돌아보자 고연우는 난간에 기댄 채 냉랭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방금 샤워를 끝냈는지 머리가 약간 젖어 있었고 외출복을 입고 있었다. 몸에 딱 맞는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은 채 단추는 몇 개 풀려 있었고 옷자락은 허리선에 맞춰 깔끔하게 넣었다. 넓은 어깨, 잘록한 허리에 긴 다리를 뽐내며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배경처럼 흐릿해 보이게 만들었다.고연우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같이 저녁 먹자.”사실 그는 조금 더 튕기고 싶었지만 계속 자존심을 부리다 이 무심한 여자는 그냥 가버릴 것 같았다.정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난 이미 먹었어.”“네가 장소 문제를 해결하라고 해서 해결해 줬더니, 겨우 도시락 하나 사주는 거냐? 정민아, 너 정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8화 다른 건 안 될까

    “난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한 적 없어.”정민아가 웃으며 고개를 옆으로 하자 덜 말려진 머리카락이 한쪽으로 치우치며 하얗고 맑은 어깨가 그대로 드러났는데 그 위에는 물방울까지 맺혀있어 고연우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그 어떤 뜨거운 것이 가슴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고 방안에 가득 찬 정민아의 향기가 그림자마냥 고연우의 주변을 맴도는 탓에 고연우는 흐릿해져 가는 정신을 부여잡으려 주먹을 말아쥐었다.술기운이 뒤늦게 밀려오는 것인지 아니면 저 고혹적인 자세 때문인지 고연우는 머리가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그에 정민아는 문을 열고는 손님을 배웅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내가 불편해지면서까지 다른 사람한테 맞추긴 싫거든. 그러니까 일단 최민영부터 죽이고 와서 사랑 타령해.”“... 다른 건 안 될까?”“다른 거 뭐?”정민아의 산만한 시선이 고연우의 몸에 머물렀다. 사람이 아니라 상품을 보는 듯 곳곳을 훑어보고 있었다.“너한테 나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뭐 다른 게 있긴 해?”상처가 되는 말은 아니었지만 모욕적인 말임은 틀림없었다.하지만 웃긴 건 정민아의 말에 고연우가 고개를 숙여 제 몸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아무리 봐도 돈과 권력 외에는 정민아가 관심을 가질만한 게 없어 보이는 듯한 몸에 고연우는 고개를 들더니 그래도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그 기생오라비보다는 내가 더 잘생겼어.”정민아가 혹여 듣지 못할까 봐 고연우는 기생오라비라는 단어에 더 힘을 주며 말했다.어려서부터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던 고연우는 저에게도 이렇게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어필하는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었다.하지만 정민아는 관심 없다는 듯 입꼬리를 움직이며 말했다.“얼굴 자랑 말고 가서 약이나 좀 사지 그래? 내가 너에 대한 흥미는 약의 자극을 받아야만 생길 것 같거든.”머리에 누가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이 아까의 설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도 입안에는 분노 가득한 험한 말들이 서러움과 함께 맴돌고 있었다.“넌 앞으로 그냥 말을 하지 마.”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7화 안 해봤잖아

    고연우의 질문에 정민아는 사실대로 대답했다.“대학 때 후배.”그 말에 고연우는 아까 정민아를 보던 임우빈의 이상한 눈빛을 떠올리며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물었다.“쟤가 너 좋아해?”“응.”“...”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인정을 해버리는 정민아에 말문이 막혀버린 고연우는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너 저렇게 기생오라비 같은 놈 좋아했었어?”정민아의 성격 때문에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임우빈한테 유난히 관대한 것만은 보아낼 수 있었다.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정민아 앞에서 주책맞게 떠들어 댄 게 자신이었다면 정민아는 진작에 제 머리를 비틀어 화분으로 삼겠다고 협박했을 것이다.정민아는 언짢아 보이는 고연우를 보며 말했다.“기생오라비 같은 게 아니라 어린 거야. 턱선이 당신처럼 뚜렷하진 못해 그래서. 그리고 뒤에서 다른 사람 험담하는 건 격 떨어지는 일이야, 고연우 도련님.”고연우 도련님이라는 단어에 올라가는 억양을 붙인 게 아무리 봐도 조롱 같았던 고연우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턱선이 나보다 뚜렷하지 못하고 어려서 그렇다고? 그럼 뭐 나는 늙었다는 소리야? 그리고 내 앞에서 내 아내를 탐내는 데 내가 얼마나 격을 차려야 한다는 거지? 난...”고연우는 간신히 튀어나오려는 험한 말을 참아냈다.“곧 이혼할 건데 뭘.”“꿈 깨.”혈관 속에서 불꽃이 튀기는 것 같은 느낌에 원래도 나빴던 기분이 더 완벽히 잡쳐버린 고연우는 정민아를 노려보며 말했다.“난 이혼에 합의 안 할 거니까 그런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 사이에 사별은 있어도 이혼은 없어.”고연우의 말에 정민아가 문고리를 잡아 내리며 대꾸했다.“그럼 아직 살아있으니까 납골함이라도 직접 골라. 귀신 돼서도 네가 직접 고른 집에 있으면 기분이라도 좋겠지.”“정민아, 너...”고연우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눈앞에서 문이 “펑” 소리를 내며 닫혀버린 탓에 하마터면 거기에 얼굴을 맞을 뻔한 고연우는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누가 이딴 식으로 짜증을 내고 들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6화 쟤는 누구야

    말을 안 하고 앉아있는 정민아에 기사는 정민아가 슬퍼하는 줄로 알았지만 그렇다고 한낱 외부인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답답한지 기사는 의자에서 앞뒤로 움직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진심으로 좋아하면 시험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솔직하게 알려줘야죠. 이런 식이면 남자는 점점 더 밀려날 수밖에 없어요. 모든 남자들이 저런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저런 여자의 유혹을 당해낼 남자도 없어요.”“저도 남자예요, 믿어도 좋아요.”끊임없이 말하는 기사가 귀찮았는지 정민아는 고개를 돌리며 짧게 대꾸했다.“응, 믿으니까 출발해 빨리.”정민아가 고연우를 시험하는 건 그가 저를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주 씨 집안 간의 계약이 성사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 지금 보니 이 길은 이미 글러 버린 것 같았다.임우빈은 한 손으로 좌석 등받이를 당기며 고개를 돌려 정민아를 바라보며 그 나이대 특유의 당찬 표정을 하고 말했다.“저렇게 양옆에 여자나 끼고 다니면서 여러 사람 홀려대는 남자는 믿음직스럽지 못하잖아요. 누나 관심을 받을 자격도 없죠. 저는 어때요?”임우빈은 제 이두근을 자랑하며 말했다.“젊고 잘생긴 데다가 체력도 좋고 무엇보다 일편단심이에요. 누나 말곤 아무도 안 봐요, 길가는 암컷 강아지한테 눈길 안 줄 자신 있는데.”“... 너희 엄마는 네가 자기보다 몇 살이나 많은 여자를 집안 며느리로 들이려 한다는 사실 아니?”정민아의 말에 임우빈은 툴툴대며 대답했다.“많이는 아니죠, 고작 세 살인데. 오버는 하지 말죠. 그리고 내가 정말 누나를 집에 데려가면 우리 엄마는 엄청 좋아할걸요. 적어도 앞으로 두 세대는 미모는 보장할 수 있으니까.”임우빈은 정민아의 대학교 후배였는데 1학년 때 운동장에서 정민아를 처음 본 순간 그녀에게 반해버려 결혼하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제대로 들이대 보지도 못하고 정민아가 퇴학을 해버리는 탓에 겨우겨우 수소문해서 정민아가 있다는 경인시까지 와서 대학원을 다니고 여기서 취직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5화 약점을 잡아서 하는 협박

    사연희는 잔뜩 감동한 얼굴로 정민아를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우리 가게 때문에 민아 씨만 고생했네요.”안 그래도 하룻밤 사이에 노 대표님의 생각을 바꿀만한 둘레의 허벅지를 찾는 건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 시간이 촉박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그 시간은 그저 노 대표님이 술을 깨기 위한 시간이었다.사연희가 오해한 걸 알아차린 정민아는 해명하기도 귀찮아져 그냥 사연희를 데리고 나가려 했는데 그때 공민찬이 나오면서 말했다.“고 대표님, 방금 룸까지 다 확인했습니다. 사모님의 머리카락 한 올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주위의 공기는 순식간에 어색해졌다.고연우는 공민찬을 흘겨보며 언짢은 듯 말했다.“너만 입 달렸어?”“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소릴 했네요.”공민찬은 사과 하나는 빨리하며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 사모님께 말씀은 하셨어요?”“...”“대표님, 계속 이런 식으로 하시면 사모님 마음 못 돌려요. 사모님이 최민영 씨한테 괴롭힘 당할까 봐 문 앞에 사람까지 세워서 지키시면 뭐해요, 이런 건 대표님이 말씀 안 하시면 사모님은 영영 모르실 텐데요. 그럼 감동도 못 받으실 테고 사모님이 감동하지 못하시면...”그런 공민찬을 보던 사연희는 주먹을 말아쥐며 입술을 깨물더니 정민아에게 귓속말을 했다.“안 되겠어, 나 여기 더는 못 있겠어.”밖으로 나가기 전 사연희는 한 번 더 공민찬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사연희가 만약 공민찬처럼 말 많고 사실만 얘기하며 아픈 데를 콕콕 찌르는 비서를 뒀다면 얼마 참지 못하고 짜증을 냈을 텐데 무표정으로 듣기만 하는 고연우를 보니 허벅지 대표님의 성격은 꽤 차분해 보였다.“입 다물어.”그 차분한 고연우도 더는 듣기 싫었는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공민찬 손에 들려있던 차 키를 뺏어 들고는 정민아를 보며 말했다.“가자.”“응.”정민아의 대답을 들은 고연우의 발이 허공에 잠시 머물렀다가 한참 만에 땅에 닿았다.정민아의 조롱 섞인 거절이거나 분노는 너무나 익숙하고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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