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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화 전남편이 오빠로 변했다.

작가: 선희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2-18 16:18:19
“정말 어머님 때문에 이러는 거면 내가 직접 가서 사과드리고 정말 나를 만나지 않겠다면 그건 어머님이 직접 말씀을 하셔야 하는거고 만약 두 사람 재결합하기 위해서 이러는 거면 지금 당장 갈게.”

신은지는 비웃는 표정을 지으면 전예은을 쳐다보았다. “박태준이 말 안 했나 본데 우리 두 사람 지금 남매랑 다름없어.”

강혜정도 전에 자기를 양딸로 삼고 싶다고 했지만 전 남편이랑 남매처럼 지낸다는 게 너무 이상한 거 같아 거절했다.

박태준은 더는 신은지를 쳐다보지 않고 아무 표정 없이 전예은한테 말했다. “그냥 여기 있어.”

강혜정은 박태준이 들어온 걸 보고 말했다. “전예은 씨 올라오라고 해.”

강혜정은 방금 세 사람의 말을 다 듣게 되었다.

박태준은 눈살을 찌풀었다. “엄마......”

“넌 그냥 입 다물어. ” 강혜정은 또 참지 못해 화내려고 하자 다시 가슴이 아픈 거 같아 심호흡 몇 번 하니 진정되었다. “네가 데리고 왔으니 나 만나려고 그러는 거 아니야? 그러니까 오라고 해.”

“그게 아니라 제가 만나라고 데려온 게 아니에요.”

“올라오라고 하는 게 그렇게 싫니? 내가 잡아먹을까 봐 겁나니? 그렇게 걱정되면 둘이 같이 나가!”

전예은은 자기를 보자는 말에 기분 좋은지 신은지한테 비아냥거리며 말했다. “은지야 미안. 어머님이 만나자 하니 더는 걱정 안 해도 될 거 같은데.”

신은지도 더는 말리지 않고 떠날 준비를 했고 강혜정이 좋아진 거 같으니 한시름 놓게 되었다. 그런데 이모님이 따라나와 그녀를 잡았다. “잠시만요. 사모님이 말씀하실게 있다고 잠깐 기다리라고 하는데요.”

......

2층 침실에서 전예은은 강혜정한테 공손하게 인사드렸다. 링거를 맞고 있었지만 포스는 여전해 아직도 많이 무서워했다.

방에 두 사람만 남기고 다른 사람은 다 나갔다. 그러자 강혜정은 직설적으로 물었다. “얼마면 되니? 내 아들 옆에서 좀 사라져 줘.”

전예은은 왜 강혜정이 자기를 이렇게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신은지한테는 엄마처럼 사랑 해주고 모든 걸 다 퍼 줄 것만 같았는데 자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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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월 육일.방문해야 할 친척들은 거의 다 찾아갔고 다음날이면 출근해야 했다. 그래서 하원장님은 작업실 사람들을 데리고 골프장에 갔다. 원래 계획은 산으로 가는 건데 날씨 때문에 못가고 작업실에 나이 드신 어르신이 있어 골프장에 오기로 했다. 여기 경치도 좋아 골프 안 치면 여기서 산책하고 돌아다닌것도 좋았다.신은지는 여기서 나유성과 고연우를 만날 거라고 생각 못했다. 두 사람은 막 운동이 끝난 듯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나유성이 먼저 신은지를 보게 되었다. “은지야, 여긴 무슨 일이야? 골프 하러 왔어?”“회사 사람들이랑 같이 왔어.”“나랑 골프 한판 할래?”“아니 괜찮아.” 신은지는 골프에 관심이 없어 바로 거절했다.옆에 있던 고연우도 말했다. “나 먼저 갈게, 민아 집에 가려고.”신은지는 지난번 불꽃놀이할 때 고연우 때문에 테스트하는 얘기가 생각나 그를 불렀다. “저기요.”“저요? ” 고연우는 신은지가 자기를 왜 부르는지 모르겠다는 눈치었다.“사실 모든 여자가 다 똑같은 게 아니라서 저를 감동시키는 방식이 민아 씨한테는 안 어울릴 수 있으니까, 상대방에 맞고 좋아하는 걸 선택하는 게 더 좋은 거 같아요.”고연우는 저번 박태준의 전화에 더는 물어보지 않았지만 오늘 신은지의 말을 들으니 뭔가 스토리가 이어졌다. 그래서 다시 웃으면 물었다.“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태준이가 어떤 감동을 준비했는데 알 수 있을까요?”신은지는 그게 감동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더 설명할 필요 없다고 생각해 사실대로 말했다. “불꽃놀이요.”고연우는 박태준의 면목을 생각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 “저는 그런 방식으로 여자한테 감동 주지 않아요. 은지 씨, 그래도 한때 부부였는데 시간 되면 태준이 데리고 병원을 가든 뭘 하든 정신 차리게 좀 해주세요.”신은지는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연우는 정말 급한 듯 인사하고 떠났다.“은지야, 네가 민아를 몰라서 그러는데 연우가 정말 불꽃놀이했다면 그걸 연우 입에 집어넣고 웃으면서 삼키라고 할걸.”신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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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비용 4억 원 선불로 받을 수 있고 매일매일 출근하는 것도 아니고 내 시간 맞춰서 회의할 수 있데. ”“헉......” 진유라는 신은지의 말에 너무 놀라 말문이 막혔다. 한참 지나고 다시 말했다. “이렇게 좋은데 고민은 왜 해? 그냥 간다고 해. 어느 회사가 이렇게 좋은 조건을 주는 건데? 역사 관광지구...... 혹시 나씨 가문의 프로젝트 아니야? 나유성이 널 찾아왔어?” 진유라는 심상치 않다는 눈빛으로 신은지를 바라보았다.“디지인 비용을 높게 준거야?” 사실 신은지도 처음 접하는 업종이라 비용에 대해 잘 몰랐다. 만약 나유성이 자기 생각해서 비용 더 준 거면 아무리 돈 벌려고 고생해도 거절해야겠다고 다짐했다.“아니, 그건 아니야. 너도 인지도 있는 사람이니까 방송 나가서 반응 좋으면 개업식 때 너 때문에 인기 끌 수도 있으니까 나씨 가문에서 손해 보지는 않을 거야. 이런 고전 건물에 관한 대형 프로젝트가 많이 없어서 너한테는 정말 좋은 기회니까 거절하지 말고 잡아.” 진유라는 자세히 분석해 주며 말했다.신은지는 진유라의 말을 들으며 계속 술을 마셨다. 진유라는 그녀가 취할 가봐 바로 술병을 뺏아었다. “아이고 좀 천천히 마셔, 이러다 취해. 난 더 이상 네 취한 꼴을 못 보겠으니까 빨리 나유성한테 가겠다고 문자해. 늦으면 다른 사람이 그 자리 뺏을 수 있으니까.”신은지는 마음 다짐을 하고 재빨리 문자를 보냈다. 나유성이 마치 기다리고 있었는 듯 빛의 속도로 회신 했다.“내일 오후 1시 우리 회사에 와서 계약하자. 그리고 은행 계좌번호 보내줘.”“프로젝트 정식 시작하고 주면 돼.” 신은지는 아무리 돈이 필요해도 계약하기 전에 받는다는 거는 아니라고 생각했다.“그냥 계약금이라고 생각해.”신은지도 더는 쭈뼛거리지 않고 자기 계좌번호를 나유성한테 보내자 몇 분 지나고 2억 원을 받게 되었다. 이 상황을 지켜보던 진유라는 신은지한테 농담 삼아 말했다. “나유성한테 혹시 주변에 친구 있으면 나한테 소개 좀 해라고 해.”“있지, 박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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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지! DNA 센터는 왜 가? 넌 이 아버지 말보다 기계 말을 더 믿겠다는 거야?” 신진하는 숨을 가파르게 쉬며 말했다.신은지는 결과서가 넣어 있는 봉투를 보며 말했다. “제가 새엄마가 생겨서 아빠랑 멀어진 걸까요? 아니면 아빠랑 처음부터 남남이었나요?”그녀의 말에 신진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은지야, 새엄마 때문에 신경 많이 쓰인 거 알아. 그리고 지연이랑 사이도 안 좋고 하니 나한테 원망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렇다고 네가 내 친딸 아니라고 의심하면 안 되는 거야.”“글쎄요. 그러니까 제가 친자확인하려고 왔잖아요. 마침 전화 오셨으니 결과 읽어 드릴게요.” 봉투 뜯는 소리까지 잘 들리게끔 천천히 찢었고 앞에 쓰여 있는 분석 과정까지 다 읽고 마지막 검사 결과만 남았다.“최종 검사 결과에 따르면 신진하와 신은지의 DNA 일치 정도는......”일치도가 얼마인지 말하지 않고 신은지는 전화를 끊고 그냥 멍하니 주저앉을 뿐이었다.어느 정도 감은 있었지만 정말 자기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니 마음속에서는 마치 파도치는 거처럼 울렁거리고 쉽게 받아들이기 힘들었다.센터에서 나와 차가 너무 막혀 움직일 수 없어 핸드폰을 꺼내 다시 박태준한테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하기로 했다. 1,000만 원을 보내고 참고에 3억8,500만 원 남았다고 보냈다. 다시 1,000만 원 보내려고 하자 상대방이 송금을 차단해 보낼 수 없다는 안내가 떴다. 신은지는 차 막혀서 답답한 데다 이런 글을 보게 되니 더 화가 나 속으로 박태준한테 욕설을 퍼붓고 싶었다. 그리고 다시 숨을 가다듬고 박태준한테 전화 걸었다.“네 은행 카드 송금 차단했던데?”박태준은 신은지의 말에 잠깐 멈췄다가 대답했다. “맞아.”“다시 열어줘, 다시 1,000만 원 보낼게.” 은행에서 차단했는지 아니면 박태준이 차단했는지 모르겠다.“나 바빠.”“비서한테 시키면 되는 거잖아.” 지금 돈 갚겠다는 데 왜 이렇게 튕기는지 모르겠다. “신은지, 내가 얼마나 바쁜지 몰라서 그래? 그 천만 이천만 원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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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민아는 팔짱을 끼고는 고연우가 들고 있는 꽃을 무심하게 훑어보았다.“연우 도련님, 이건 또 무슨 의미야?”“공 비서가 오늘이 여성의 명절이라고 했어.”“그래서?”주위는 조용하고 잔잔한 음악 소리가 문을 통해 희미하게 들려왔다.고연우는 잠시 침묵하다가 말했다.“정민아, 우리 이혼하지 말자.”너무 진부한 이야기였다. 정민아는 더 이상 이 주제를 논의할 의욕조차 없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책상 위 담뱃갑을 더듬었다. 옆의 재떨이엔 얇은 층으로 쌓인 담배꽁초가 있었고 그 중 절반 이상이 정민아가 피운 것임을 립스틱 자국이 말해주고 있었다.고연우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정민아가 담배를 피우는 걸 싫어하면서도 막지 않았다.얇게 피어오르는 연기가 정민아의 입술 사이로 흘러나왔다. 담뱃불은 희미하게 밝아졌다가 사라지며 그녀의 눈을 비췄다. 그 순간, 눈 속의 차가운 무관심이 한층 누그러져 보였다. 은빛 실처럼 가늘게 펴지는 연기 너머로 정민아는 당당하고 제멋대로 미소 지었다. 그리고 정민아가 그렇게 웃을 때마다 고연우는 어김없이 불길한 예감을 느꼈다.다음 순간 정민아가 말했다.“고연우, 너 이상한 거 아니야?”“그렇지. 이상하지 않았다면 여기 서 있지도 않았을 거야.”고연우는 소매를 걷어 올리며 손목시계를 가리켰다.“시간 됐어. 레스토랑으로 가자. 예약해 놨어.”정민아는 이미 샘플 수정으로 지쳐 있었는데 고연우의 집요함이 정민아를 더욱 짜증 나게 했다. 고연우의 고급스러운 코트가 눈에 들어오자 정민아의 머릿속에 문득 나쁜 생각이 스쳤다. 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담배꽁초를 그의 코트에 대고 눌렀다.‘치...’불꽃이 꺼지면서 연기가 피어오르자 타는 냄새가 코트에서 퍼져 나왔다.정민아는 차가운 얼굴로 꺼진 담배꽁초를 옆의 쓰레기통에 던졌다.“꺼져.”고연우는 자신이 입고 있는 코트의 타는 자국은 아랑곳하지 않고 정민아의 손을 잡았다.“이 코트는 가격이 6자리 숫자야. 디자인에서 완성까지 3개월이 걸렸어. 나와 저녁 정도는 함께 먹어줘야 하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2화 살인자

    고연우는 벨트를 풀며 말했다. 남자는 원래 이런 상황에서 승부욕이 강해지기 마련인데 특히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그 감정이 더욱 크게 드러났다.“그런 암흑 같은 분위기는 우리 상황과 맞지 않아.”정민아는 원래 고연우에게 특별한 감정은 없었다. 어둠 속에서 고연우는 마치 사나운 짐승처럼 보였을 것이니 고연우에게 흥미를 느끼는 것 자체가 이상한 일이었다.정민아는 그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고연우는 옷을 반쯤 벗었고 단단한 근육이 팽팽히 긴장되었으며 술기운에 물든 피부는 은은한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었다.공기 중에는 얼굴을 붉히게 만드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고 마치 곧 무언가가 터질 듯한 기운이 흐르고 있었다. 가끔 고연우의 거친 숨소리가 들려오기도 했다.정민아가 말했다.“요즘 운동 안 했어?”고연우는 어이없었다.“?”정민아는 손바닥을 고연우의 가슴 아래쪽에 대고 살짝 눌러보았다. 그러고는 평가하듯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근육이 좀 줄었네.”“...”정민아는 마치 중대한 결정을 앞둔 사람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확신에 찬 눈빛으로 고연우를 응시했다. 고연우는 모른 척하려 했지만, 결국 그녀의 말을 무시할 수 없었다. 그는 옷을 다시 입고 정민아의 손을 자기 몸에서 조심스레 떼어내더니 문을 향해 나가며 화가 난 듯 정민아를 한번 매섭게 쳐다보았다.“네가 이겼어.”완전히 흥미가 사라졌다....며칠 동안 고산그룹 대표실이 있는 층은 숨조차 크게 쉴 수 없을 만큼 무거운 분위기에 짓눌려 있었다.공민찬이 급한 서류 묶음을 들고 고연우에게 사인을 받으려 일어서던 순간, 엘리베이터에서 소리가 났다. 그때 최민영이 가방을 들고나와 미소를 지으며 공민찬에게 인사를 건넸다.“공 비서님.”공민찬은 다가서며 말했다.“최민영 씨.”최민영은 사무실 쪽을 가리키며 물었다.“연우 씨 사무실에 있나요?”“최민영 씨, 잠시만요”공민찬은 그녀를 막아섰다.“대표님께서 지금 바쁘십니다. 우선 접대 실에서 잠시 기다리시는 게 어떨까요?” “...”최민영은 눈썹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1화 전에 흥미가 없었던 건 불을 켜지 않아서야

    고연우는 짜증 내며 핸드폰을 테이블에 던지더니 미간을 꾹꾹 눌렀다. “나가세요. 나중에 송씨 아주머니한테 작업복 하나 달라고 하세요.”“도련님, 혹시 어디 불편하세요?”하린은 우유를 들고 테이블 앞으로 다가갔다. “저 예전에 마사지도 배운 적 있는데, 제가...”“그만 나가.” 고연우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그녀의 손을 피하다가 우유를 엎지르고 말았다. 우유가 쏟아지며 더럽혀진 셔츠를 내려다보며 그는 얼굴은 굳어진 채 입술을 오므렸다. 한참 후에야 한 마디 내뱉었다. “사모님께서 보낸 겁니까?”그는 이를 악물고 한 글자 한 글자 뱉어냈다.하린은 고연우의 차가운 눈빛에 그 자리에 굳어진 채 말을 더듬었다. “도련님, 정말로 사모님께 저를 보내셨습니다.”“나가세요. 앞으로 제 허락 없이는 서재에 들어오지 마세요.” 하린은 금수저 남편을 찾기 위해 가사 도우미로 취직했다. 이를 위해 매니저에게 봉투까지 건넸지만 고연우의 사늘한 태도에 더 이상 다른 생각을 품지 못했다. 서재를 나오자마자 난간에 기댄 채 그녀를 쳐다보는 정민아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사모님...”하린은 갑자기 발걸음 멈추더니 애써 태연하게 말했다. 아무래도 불순한 의도를 품었던 그녀는 사모님을 보면 본능적으로 불안했다. “도련님께서 드시지 않았어요...”비록 정민아의 표정은 아무런 변화도 없었지만 하린은 괜히 자신을 평가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녀가 더 이상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을 때 마침 정민아가 입을 열었다. “그럼 몇 번 더 가져다주세요.”하린은 정민아의 말에 담긴 뜻을 단번에 눈치챘다.그녀는 자신이 잘못 이해한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였다. ‘도대체 어떤 재벌 부인이 자신의 남편에게 여자를 찾아주는 걸까? 설사 남편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돈이면 충분할 텐데, 그러다 사생아라도 생겨 상속 분배에서 더 많은 문제를 일으키면 어쩔 생각인지.’그녀는 다시 한번 확인했다. “도련님께서 송씨 아주머니한테 익숙해졌는지 저를 좀 꺼리시는 것 같아요. 아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50화 우유를 가져다주다

    다음 날.정민아와 사연희는 쇼에 대해 논의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민아야...”주소월이었다. 사연희는 정민아의 과거에 대해 완전히 알지는 못했지만 주소월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세상에 자식을 챙기지 않는 엄마가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설령 절친이라도 남의 가정사에 깊이 개입하기는 어려웠다. 그녀는 노트북을 들고 일어나 말했다. “초대장 몇 개 빼놓고 못 보낸 것 같은데, 금방 보내고 올게. 쇼에 관한 건 나중에 다시 얘기해.”그녀는 주소월을 흘끗 쳐다보고는 인사도 하지 않은 채 돌아섰다. 정민아도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주소월에게 대충 고개를 끄덕이고 물었다. “무슨 일이에요?” 그녀는 어젯밤에 충분히 더 이상 정씨 가문과 연관되고 싶지 않다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생각했지만 주소월이 여전히 찾아올 줄은 몰랐다. “오늘 밤에 연회가 있는데, 같이 가겠니?” 정민아가 거절할까 봐 주소월은 서둘러 한 마디 덧붙였다. “너희가 쇼를 열잖아? 오늘 밤 연회에 너와 같은 나이의 사람들이 많이 올 거야. 잠재 고객을 몇 명 발전시킬 기회가 될 수도 있어.”“지금 그 무리에서 잠재 고객을 발전시키라는 말씀이세요?”그녀와 최민영의 갈등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집안이 최씨 가문보다 못한 사람은 그녀에게 다가가는 것을 꺼렸고 반면 집안이 최씨 가문보다 좋은 사람은 고아 때문에 굳이 적을 만들 필요도 없었다. 주소월은 정민아가 당했던 일을 떠올리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다. “민아야, 미안해. 엄마가 너를 데려오긴 했지만 제대로 돌보지도 못하고 너한테 이렇게 상처만 줬네...”“미안해할 필요 없어요. 오히려 제가 고맙죠. 저를 정씨 가문으로 데려와 줘서 고마워요. 그 마을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해줘서, 그리고 또... 그 미친놈으로부터 구해줘서 고마워요.”마치 세월의 흔적을 덮은 한 자루의 칼처럼 서서히 그녀의 심장을 파고들었다. “민아야...” 주소월은 울먹거리며 더 이상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그녀는 처음 그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9화 입원

    정민아는 문을 열고 지친 몸으로 가방을 내려놓았다. 신발을 갈아신던 중 슬쩍 식탁 위에 차려진 음식을 보았다.“아주머니, 제가 전화드렸잖아요. 저녁 먹고 온다고, 왜 이렇게 음식을 많이 차렸어요?”송씨 아주머니는 2층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도련님께서 아직 저녁을 드시지 않으셨습니다.”고연우라는 말을 듣자 정민아는 더 이상 묻지 않고 뻐근한 목을 주무르며 2층으로 올라갔다. “아, 그렇군요.”“아가씨...”송씨 아주머니가 망설이며 그녀를 불렀다. “도련님께서 아가씨가 돌아오시면 같이 식사하자고 불러달라고 하셨습니다.”“제가요?” 정민아는 걸음을 멈추고 의아해하며 돌아봤다. “왜요?”“도련님께서 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이셨는데... 두 분 혹시 싸우신 거 아닌가요?”“그 사람이 기분이 안 좋다고 제가 달래줘야 하나요? 그럼 왕자님, 저녁 드세요라고 말이라도 해야겠네요?” 정민아는 피식 웃더니 입가에 맴돌던 웃음이 갑자기 사라졌다. “먹든 안 먹든 마음대로 하라고 하세요. 먹기 싫으면 굶으면 되죠.”송씨 아주머니는 시선을 정민아 뒤쪽으로 옮기더니 표정이 조금 일그러진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도... 도련님...”정민아가 뒤돌아보자 고연우는 난간에 기댄 채 냉랭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방금 샤워를 끝냈는지 머리가 약간 젖어 있었고 외출복을 입고 있었다. 몸에 딱 맞는 셔츠에 검은색 정장 바지를 입은 채 단추는 몇 개 풀려 있었고 옷자락은 허리선에 맞춰 깔끔하게 넣었다. 넓은 어깨, 잘록한 허리에 긴 다리를 뽐내며 그 자리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주변을 배경처럼 흐릿해 보이게 만들었다.고연우는 냉랭한 목소리로 말했다. “같이 저녁 먹자.”사실 그는 조금 더 튕기고 싶었지만 계속 자존심을 부리다 이 무심한 여자는 그냥 가버릴 것 같았다.정민아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 “난 이미 먹었어.”“네가 장소 문제를 해결하라고 해서 해결해 줬더니, 겨우 도시락 하나 사주는 거냐? 정민아, 너 정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8화 다른 건 안 될까

    “난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한 적 없어.”정민아가 웃으며 고개를 옆으로 하자 덜 말려진 머리카락이 한쪽으로 치우치며 하얗고 맑은 어깨가 그대로 드러났는데 그 위에는 물방울까지 맺혀있어 고연우의 심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그 어떤 뜨거운 것이 가슴속에서 꿈틀거리고 있었고 방안에 가득 찬 정민아의 향기가 그림자마냥 고연우의 주변을 맴도는 탓에 고연우는 흐릿해져 가는 정신을 부여잡으려 주먹을 말아쥐었다.술기운이 뒤늦게 밀려오는 것인지 아니면 저 고혹적인 자세 때문인지 고연우는 머리가 점점 더 뜨거워지는 것 같았다.그에 정민아는 문을 열고는 손님을 배웅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며 말했다.“내가 불편해지면서까지 다른 사람한테 맞추긴 싫거든. 그러니까 일단 최민영부터 죽이고 와서 사랑 타령해.”“... 다른 건 안 될까?”“다른 거 뭐?”정민아의 산만한 시선이 고연우의 몸에 머물렀다. 사람이 아니라 상품을 보는 듯 곳곳을 훑어보고 있었다.“너한테 나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만한 뭐 다른 게 있긴 해?”상처가 되는 말은 아니었지만 모욕적인 말임은 틀림없었다.하지만 웃긴 건 정민아의 말에 고연우가 고개를 숙여 제 몸을 보고 있다는 것이다.아무리 봐도 돈과 권력 외에는 정민아가 관심을 가질만한 게 없어 보이는 듯한 몸에 고연우는 고개를 들더니 그래도 억울하다는 듯 말했다.“그 기생오라비보다는 내가 더 잘생겼어.”정민아가 혹여 듣지 못할까 봐 고연우는 기생오라비라는 단어에 더 힘을 주며 말했다.어려서부터 따라다니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았던 고연우는 저에게도 이렇게 여자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어필하는 날이 올 줄 꿈에도 몰랐었다.하지만 정민아는 관심 없다는 듯 입꼬리를 움직이며 말했다.“얼굴 자랑 말고 가서 약이나 좀 사지 그래? 내가 너에 대한 흥미는 약의 자극을 받아야만 생길 것 같거든.”머리에 누가 찬물이라도 끼얹은 듯이 아까의 설렘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도 입안에는 분노 가득한 험한 말들이 서러움과 함께 맴돌고 있었다.“넌 앞으로 그냥 말을 하지 마.”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7화 안 해봤잖아

    고연우의 질문에 정민아는 사실대로 대답했다.“대학 때 후배.”그 말에 고연우는 아까 정민아를 보던 임우빈의 이상한 눈빛을 떠올리며 입술을 살짝 깨물고는 물었다.“쟤가 너 좋아해?”“응.”“...”너무 당연하다는 듯이 인정을 해버리는 정민아에 말문이 막혀버린 고연우는 한참 만에야 입을 열었다.“너 저렇게 기생오라비 같은 놈 좋아했었어?”정민아의 성격 때문에 좋아하는지 아닌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임우빈한테 유난히 관대한 것만은 보아낼 수 있었다.인정하고 싶지는 않았지만 정민아 앞에서 주책맞게 떠들어 댄 게 자신이었다면 정민아는 진작에 제 머리를 비틀어 화분으로 삼겠다고 협박했을 것이다.정민아는 언짢아 보이는 고연우를 보며 말했다.“기생오라비 같은 게 아니라 어린 거야. 턱선이 당신처럼 뚜렷하진 못해 그래서. 그리고 뒤에서 다른 사람 험담하는 건 격 떨어지는 일이야, 고연우 도련님.”고연우 도련님이라는 단어에 올라가는 억양을 붙인 게 아무리 봐도 조롱 같았던 고연우는 냉소를 흘리며 말했다.“턱선이 나보다 뚜렷하지 못하고 어려서 그렇다고? 그럼 뭐 나는 늙었다는 소리야? 그리고 내 앞에서 내 아내를 탐내는 데 내가 얼마나 격을 차려야 한다는 거지? 난...”고연우는 간신히 튀어나오려는 험한 말을 참아냈다.“곧 이혼할 건데 뭘.”“꿈 깨.”혈관 속에서 불꽃이 튀기는 것 같은 느낌에 원래도 나빴던 기분이 더 완벽히 잡쳐버린 고연우는 정민아를 노려보며 말했다.“난 이혼에 합의 안 할 거니까 그런 생각은 안 하는 게 좋을 거야. 우리 사이에 사별은 있어도 이혼은 없어.”고연우의 말에 정민아가 문고리를 잡아 내리며 대꾸했다.“그럼 아직 살아있으니까 납골함이라도 직접 골라. 귀신 돼서도 네가 직접 고른 집에 있으면 기분이라도 좋겠지.”“정민아, 너...”고연우가 말을 채 마치기도 전에 눈앞에서 문이 “펑” 소리를 내며 닫혀버린 탓에 하마터면 거기에 얼굴을 맞을 뻔한 고연우는 문을 두드리며 소리쳤다.“누가 이딴 식으로 짜증을 내고 들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6화 쟤는 누구야

    말을 안 하고 앉아있는 정민아에 기사는 정민아가 슬퍼하는 줄로 알았지만 그렇다고 한낱 외부인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라 답답한지 기사는 의자에서 앞뒤로 움직이며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진심으로 좋아하면 시험하는 게 아니라 마음을 솔직하게 알려줘야죠. 이런 식이면 남자는 점점 더 밀려날 수밖에 없어요. 모든 남자들이 저런 여자를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저런 여자의 유혹을 당해낼 남자도 없어요.”“저도 남자예요, 믿어도 좋아요.”끊임없이 말하는 기사가 귀찮았는지 정민아는 고개를 돌리며 짧게 대꾸했다.“응, 믿으니까 출발해 빨리.”정민아가 고연우를 시험하는 건 그가 저를 사랑하는지 안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과 주 씨 집안 간의 계약이 성사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서 그랬던 건데 지금 보니 이 길은 이미 글러 버린 것 같았다.임우빈은 한 손으로 좌석 등받이를 당기며 고개를 돌려 정민아를 바라보며 그 나이대 특유의 당찬 표정을 하고 말했다.“저렇게 양옆에 여자나 끼고 다니면서 여러 사람 홀려대는 남자는 믿음직스럽지 못하잖아요. 누나 관심을 받을 자격도 없죠. 저는 어때요?”임우빈은 제 이두근을 자랑하며 말했다.“젊고 잘생긴 데다가 체력도 좋고 무엇보다 일편단심이에요. 누나 말곤 아무도 안 봐요, 길가는 암컷 강아지한테 눈길 안 줄 자신 있는데.”“... 너희 엄마는 네가 자기보다 몇 살이나 많은 여자를 집안 며느리로 들이려 한다는 사실 아니?”정민아의 말에 임우빈은 툴툴대며 대답했다.“많이는 아니죠, 고작 세 살인데. 오버는 하지 말죠. 그리고 내가 정말 누나를 집에 데려가면 우리 엄마는 엄청 좋아할걸요. 적어도 앞으로 두 세대는 미모는 보장할 수 있으니까.”임우빈은 정민아의 대학교 후배였는데 1학년 때 운동장에서 정민아를 처음 본 순간 그녀에게 반해버려 결혼하겠다고 호언장담했는데 제대로 들이대 보지도 못하고 정민아가 퇴학을 해버리는 탓에 겨우겨우 수소문해서 정민아가 있다는 경인시까지 와서 대학원을 다니고 여기서 취직

  • 이혼하고 전남편이 변했다   제845화 약점을 잡아서 하는 협박

    사연희는 잔뜩 감동한 얼굴로 정민아를 바라보며 눈을 빛냈다.“우리 가게 때문에 민아 씨만 고생했네요.”안 그래도 하룻밤 사이에 노 대표님의 생각을 바꿀만한 둘레의 허벅지를 찾는 건 너무 힘든 일인 것 같아 시간이 촉박하진 않을까 걱정했는데 알고 보니 그 시간은 그저 노 대표님이 술을 깨기 위한 시간이었다.사연희가 오해한 걸 알아차린 정민아는 해명하기도 귀찮아져 그냥 사연희를 데리고 나가려 했는데 그때 공민찬이 나오면서 말했다.“고 대표님, 방금 룸까지 다 확인했습니다. 사모님의 머리카락 한 올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그 말이 끝나자 주위의 공기는 순식간에 어색해졌다.고연우는 공민찬을 흘겨보며 언짢은 듯 말했다.“너만 입 달렸어?”“죄송합니다, 제가 괜한 소릴 했네요.”공민찬은 사과 하나는 빨리하며 바로 다시 입을 열었다.“그런데 사모님께 말씀은 하셨어요?”“...”“대표님, 계속 이런 식으로 하시면 사모님 마음 못 돌려요. 사모님이 최민영 씨한테 괴롭힘 당할까 봐 문 앞에 사람까지 세워서 지키시면 뭐해요, 이런 건 대표님이 말씀 안 하시면 사모님은 영영 모르실 텐데요. 그럼 감동도 못 받으실 테고 사모님이 감동하지 못하시면...”그런 공민찬을 보던 사연희는 주먹을 말아쥐며 입술을 깨물더니 정민아에게 귓속말을 했다.“안 되겠어, 나 여기 더는 못 있겠어.”밖으로 나가기 전 사연희는 한 번 더 공민찬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사연희가 만약 공민찬처럼 말 많고 사실만 얘기하며 아픈 데를 콕콕 찌르는 비서를 뒀다면 얼마 참지 못하고 짜증을 냈을 텐데 무표정으로 듣기만 하는 고연우를 보니 허벅지 대표님의 성격은 꽤 차분해 보였다.“입 다물어.”그 차분한 고연우도 더는 듣기 싫었는지 미간을 잔뜩 찌푸린 채로 공민찬 손에 들려있던 차 키를 뺏어 들고는 정민아를 보며 말했다.“가자.”“응.”정민아의 대답을 들은 고연우의 발이 허공에 잠시 머물렀다가 한참 만에 땅에 닿았다.정민아의 조롱 섞인 거절이거나 분노는 너무나 익숙하고 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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