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14화

이윽고 웨딩살롱 직원이 그들에게 따뜻한 커피 두 잔을 내왔다.

하지만 조은서는 커피에 손도 대지 않은 채 계속하여 이지우만을 뚫어지라 바라보았다.

한편, 이지우의 눈빛은 어느새 과거의 추억에 잠긴듯했고 곧바로 마음을 가다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때는 선우 오빠가 나와 거래를 하고 싶어 한다고 진 비서한테서 연락 왔어요.”

말을 하며 그녀는 커피를 들어 한 모금 들이마셨다.

침착한 말투에 비해 그녀의 가늘고 긴 손가락은 미세하게 떨고 있었다.

다시 입을 열 때 이지우의 얼굴에는 쓰디쓴 미소가 걸려 있었다.

“그때 전 마음속에서 유선우 씨를 원망하고 있었는데 어떻게 그 제안을 받아들이겠어요? 하지만 진 비서가 내세운 건 제가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숫자였어요. 그건 2조가 달하는 프로젝트였거든요. 전 결국 그 유혹을 거절하지 못하고 제안을 받아들였고 그 뒤에 진 비서를 따라 병원에 가 서류에 사인하는데 그때 봤던 유선우 씨는... 그 모습은... 그때 유선우 씨의 모습은 지금 당신이 알고 있는 그 모습보다 얼마나 끔찍할지 감히 가늠할 수도 없어요. 조용히 침대 위에 누워 거의 움직일 수도 없었는데 조은서 씨, 그거 알아요? 그때 그의 눈빛은 너무나도 평온하고 태연하게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있었어요.”

말을 이어가는 이지우의 목소리에는 암울한 감정이 배어 있었다.

반면 조은서의 눈은 이미 촉촉하게 젖어 있었지만, 그녀는 뚫고 나오려는 눈물을 꾹 참고 계속하여 이야기를 들었다.

잠깐 숨을 들이켜던 이지우는 다시금 마음을 가다듬고 입을 열었다.

“당시 전 계약서를 작성하고 약조대로 2조를 받은 뒤, 그 사람의 요구대로 선우 씨의 여자친구 행세를 했죠. 당시 진이 정원에서 막대한 모욕감을 느끼셨을 텐데 그거 알아요? 그때 유선우 씨는 휠체어에도 제대로 앉지 못해 침실에 누워 모든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었어요.”

“당신이 오고 당신이 떠나는 것까지!”

“은서 씨, 당신도 아마 유선우 씨가 왜 이렇게 된 것인지 짐작하셨을 거예요. 맞아요. 유선우 씨는 그 수술에 직접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