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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5화

허민우는 방금 다녀가며 신약도 계속 개발 중이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며 신신당부했다.

유선우는 당연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나 지나야 오른손을 쓸 수 있고 휠체어에서 일어날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 누구도 그에게 정답을 알려줄 수 없다.

유선우가 기분이 좋지 않으면 일반적으로 고용인들도 섣불리 그를 방해하지 못했지만, 오늘은 예외였다.

정원으로부터 승용차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더니 이윽고 난잡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러고는 문어 구에서 다급하게 그를 부르는 아주머니의 소리가 들려왔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돌아오셨어요.”

함은숙이 찾아왔다고 여긴 유선우는 담담히 답했다.

“금방 내려갈 테니 아래층 식당에 좀 앉아계시라고 하세요.”

하지만 문어구는 잠잠하기만 할 뿐이었다.

유선우가 눈살을 찌푸리며 상황을 살피기 위해 휠체어를 밀고 밖에 나가려던 그때, 문이 천천히 열렸다...

문이 열리고 문어구에는 온몸이 비에 흠뻑 젖은 조은서가 서 있었다. 평소에는 줄곧 가장 아름답고 단아한 모습만을 유지해 왔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 그녀의 꼴은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조은서도 신경 쓰지 않는 눈치였다.

조은서는 그저 아무 말도 없이 그곳에 서 있었다. 얼핏 보면 평온해 보였지만 그녀의 가슴팍은 심각하게 기복이 심했고 그녀의 입술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조은서는 왠지 모르게 팽팽한 고무줄처럼 그 자리에 굳어있었다.

무언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챈 유선우는 곧바로 아주머니를 바라보며 가볍게 입을 열었다.

“먼저 내려가 보세요.”

아주머니는 잠깐 망설이는가 싶더니 결국 앞치마를 만지작거리며 자리를 떴다.

그렇게 아주머니가 떠나고 둘만이 다시 한 공간에 남게 되었다.

바깥에는 여전히 폭우가 쏟아져 내리고 있었고 쉼 없이 내리는 비에 집안의 공기마저 습해지는 듯 했다. 밝은 조명 아래 비친 유선우의 각진 얼굴에는 아무런 표정도 없었고 그는 오히려 금욕적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문 닫고 빨리 들어와.”

조은서는 천천히 방안으로 들어왔다.

두터운 문이 바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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