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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6화

회장실 문 앞에서는 이지안 비서의 노크 소리가 들렸다.

“대표님, 부르셨습니까?”

조진범은 시선을 살짝 내리깐 채 여전히 그 초대장을 바라보며 이지안 비서에게 말했다.

“이 초대장 직접 갖고 가서 꼭 진안영에게 손수 전달해주세요. 저와 안영이 사이의 약속이니까요.“

초대장을 받아든 이지안 비서는 꽤 놀란 기색을 보였다.

조진범과 진안영이 이혼한 지 벌써 8개월이나 되었다. 원래라면 이제 서로 완전한 남남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자신의 대표님은 아직도 미련을 완전히 버리지 못한 듯 보였다. 굳이 이 결혼식 초대장을 보내는 이유가 상대를 자극하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자기 자신을 자극하기 위해서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남녀 사이에 갑자기 어느 한쪽이 승부욕을 품는 순간, 이미 진 게임이나 다름없다.

부하직원이었던 이지안은 딱히 뭐라 말도 못 하고 초대장을 직접 진안영에게 전해줄 수밖에 없었다. 그녀는 이미 진안영 자매가 함께 사는 집을 알고 있었고 그 집을 찾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였다. 하지만 진안영의 집안일을 도와주던 둘째 아가씨는 몇 달 전 이사를 하더니 설날에도 돌아오지 않았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그 말에 이지안은 멍해졌다.

몇 달 전에 이사했는데 설날에 오지도 않았다니?

친절한 진씨 가문의 가정부는 그녀에게 다른 방법을 하나 제시해주었다.

“차라리 큰 아가씨네 회사로 가보시는 게 어때요? 큰 아가씨께서는 틀림없이 둘째 아가씨의 행방을 알고 계실 거예요. 그것도 아니라면, 큰 아가씨께서 이 초대장을 둘째 아가씨한테 대신 전해줄 수도 있고요.”

이지안 비서는 그녀의 의견에 따르기로 했다.

그녀는 진은영의 회사로 찾아갔고 다행히도 진은영이 이지안 비서를 만나주었다.

진은영은 매우 바빠 보였다. 이지안 비서가 사무실 안으로 들어섰을 때도 진은영은 여전히 서류에만 시선을 집중하고 있었고 발소리를 들었음에도 고개조차 들지 않은 채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진범 씨가 보낸 사람이에요?”

이지안은 민망한 듯 대답했다.

“네.”

진은영은 그제야 고개를 들어 이지안을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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