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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3화

...

진은영은 단숨에 하고 싶었던 말을 전부 털어놓았다.

사실 평소에는 이런 말을 하지 않는 건데 그가 직접 C시에 찾아와 감정이 더 격해진 것일지도 모르겠다.

씩씩거리는 진은영에 비해 유이준은 여전히 아무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하지만 진은영은 그의 눈빛 속에 담긴 감정을 도무지 헤아릴 수가 없었다.

방금, 유이준은 사실 그녀에게 마지막 기회를 준 것이다. 후회한다는 말 한마디만 해주면, 진은영이 그의 품에 안겨만 준다면, 그녀를 위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마음이 있었다. 심지어 결혼까지 해줄 수 있다. 누가 쓸데없는 소리를 하면 그 사람의 입을 꿰매어 버릴 것이고 유이준의 아내로서 그 누구도 진은영에게 손가락질할 수 없을 것이다.

유이준이 고개를 숙이고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

그의 바람과는 달리 진은영은 그를 원하지 않는다. 가정이 초라하다고 하지만 진안영도 조진범과 결혼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유이준은 왜 안된단 말인가... 아니, 이유는 한가지뿐이다. 유이준은 조진범이 아니니까.

유이준이 몸을 기울여 담배꽁초의 불을 꺼버렸다.

그는 양복주머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 맞은편 진은영에게 건네주고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진은영 씨, 이게 진짜 당신의 이유인 거죠? 사실 당신은 조진범을 좋아하고 있었는데 정작 조진범의 마음에 든 여인은 당신이 아닌 진안영일 줄 생각지도 못했겠지. 그래서 당신은 날 찾아온 거고... 하지만 어떡하지? 이것 참 아쉽게 됐네요. 전 조진범과 별로 닮지 않아서 말이에요.”

그 사진을 움켜쥔 진은영의 손가락이 흠칫 떨렸다.

그 사진은 몇 년 전의 비즈니스 접대 자리 사진인데 그날 그녀는 처음으로 조진범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조진범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동자 속에는 감출 수 없는 애정이 담겨 있었다... 처음으로 그녀의 마음을 움직인 남자였다.

... 그래, 조진범을 좋아했다는 건 인정할 수 있다.

인생에서 다들 한 번쯤은 누군가에게 첫눈에 반한 적이 있지 않나?

사실 유이준의 선공에 진은영은 충분히 해명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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