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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4화

조진범과 정지혜는 하마터면 정말 부부가 될 뻔했었다.

그는 진안영이 괜한 생각을 할까 휴대폰을 들고 병실을 나와서야 전화를 받았다. 통화가 연결되자 전화 건너편에서 정지혜의 울먹이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범 씨, 언제 돌아올 거예요? 나를 버리고, 우리의 결혼식을 버리고 아이를 보러 가는 것도 이해했지만 바쁜 일이 끝났으면 이제 돌아와서 우리의 결혼식을 계속해야 하는 것 아니에요?”

사실 앞으로 두 사람의 결혼식은 영원히 없을 것이다.

하지만 조진범은 정지혜를 자극하지 않았다.

그는 나지막이 그녀를 달래며 며칠이 지나서야 돌아갈 수 있다고 말해주었고 이에 정지혜는 결국 참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조진범 씨, 저야말로 당신 미래의 아내라고요. 설마 그 아이 때문에 계속 진안영과 함께 할거예요? 당신이 없는 밤 B시의 언론사가 당신을 어떻게 썼는지 알기나 해요? 그리고 진안영... 진안영은 우리 두 사람의 감정에서 제삼자에 불과하다고요.”

“아니야.”

조진범의 말투는 한없이 단호했다. 이에 정지혜는 걷잡을 수 없는 슬픔에 빠져버렸다. 그녀는 바보가 아니다. 조진범의 마음을 알아차리는 건 어렵지 않았다.

조진범은 진안영을 마음에 두기 시작한 것이다. 아니, 어쩌면 원래부터 진안영은 그의 마음을 떠난 적이 없을지도 모른다. 다만 오만함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인정하려 하지 않았을 뿐.

한 아이가 그들의 결말을 다시 썼지만 그렇다면 정지혜는? 그녀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한단 말인가?

밤이 깊어 오고 주위의 인기척은 점점 더 사라져갔다.

조진범은 복도에 서서 밤바람이 그의 검은 머리카락을 스쳐 지나가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니 머리도 조금 진정되는 기분이었다. 왜 B 시로 돌아가지 않았을까? B시에 처리해야 할 일이 그렇게 많은데... 그는 진안영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조민희처럼 그녀에게도 출산 후 사고가 생길까 봐 두려웠던 것이다. 하여 조진범은 반드시 C시에 머물러야 했다.

핸드폰 너머로 정지혜는 여전히 울고 있었다.

“조진범 씨,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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