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190화

진안영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한참이 지나서야 그녀는 정신을 차리고 가볍게 몸부림쳤다.

“조진범?”

그녀의 다급한 반응과 달리, 남자는 느긋해 보였다.

그는 잘생긴 얼굴을 그녀의 얇은 어깨에 얹었다. 숄의 부드러운 촉감이 그에게 안락함을 주었다. 그는 팔을 더 단단히 감으며 그녀를 가까이 끌어안았고 목소리에는 더욱 낮고 거친 성숙한 남자의 매력이 깃들어 있었다.

“나랑 B 시로 돌아가서 살자. B 시에는 최고의 병원과 학교가 있어. 아현이도 그곳에서 자라는 것이 가장 유리할 거야... 어때?”

말을 마친 그는 검은 눈동자로 정안영을 가만히 응시했다.

정안영은 속눈썹을 드리우고 나지막이 말했다.

“먼저 나 좀 놔줘요.”

하지만 남자는 그렇게 쉽게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오히려 그녀를 더 가까이 끌어당겨 두 사람의 몸은 과거 부부였을 때처럼 다정하게 밀착되어 있었다...

정안영은 더 이상 어쩔 수 없었다. 그가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을 무시하려 애쓰며, 창밖의 푸른 잎을 바라보며 조용히 진심을 털어놓았다.

“앞으로 나는 아이를 데리고 여기서 살 거예요.”

조진범은 추측했다.

“어머님 때문이야?”

정안영은 부인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의 눈빛은 더욱 차갑게 변했다.

“진범 씨, 이 세상에 저에겐 가족이 별로 없어요. 엄마와 언니, 그리고 내 아이뿐이에요. 남은 인생 동안 나는 욕심부리지 않고 그들과 함께 잘 지내고 싶어요. 그러니 나는 당신과 함께 B 시로 돌아가지 않을 거고, 함께 살지도 않을 거예요.”

“우린 이미 이혼했어요.”

“당신은 정지혜와의 혼약이 끝났다고 말하겠지만 그건 당신들 둘 사이의 문제예요. 우리와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니까, 당신과 그녀가 헤어졌다고 해서 내가 당신과 다시 같이할 일은 없을 거예요... 진범 씨, 내 말 이해했어요?”

...

조진범이 이 말을 이해하지 못했을 리가 없었다.

그녀의 뜻은 분명했다. 그와 다시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것이었다. 그는 참을 수 없이 그녀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싸안고 낮고 섹시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