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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81화

아이가 세상에 태어나자 진안영은 기진맥진한 상태가 되었다.

그녀는 분만대 위에 힘없이 누워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마치 청력을 잃은 듯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지만 그와 동시에 어둠 속에서 분홍색 꽃봉오리가 꽃을 피우고 물을 빨아들인 꽃잎이 조용히 자라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잠시 후, 진안영의 청력이 돌아왔다.

의사들이 다급하게 그녀를 치료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간호사는 갓 태어난 작은 여자아이를 따뜻한 물이 조심조심 씻기고 있었다. 그 작은 체구에서 울려 퍼지는 울음소리가 꽤 컸다…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진안영의 눈에서도 맑은 눈물이 도르륵 눈가를 타고 흘러내렸다.

이 아이는 진안영이 낳은 아이였다.

희고 가녀린 진안영의 손이 남자의 손에 단단히 잡혀 있었다. 마치 그녀가 깊이 사랑해 마지않는 남편이라도 되는 것처럼.

조진범은 아이를 확인하지도 않고 진안영의 몸 상태가 걱정되어 계속 그녀의 곁만 지키고 있었다. 검고 깊은 눈동자는 그녀를 조금이라도 놓칠까 집요하게 따라붙으며 진안영을 쳐다보고 있었다. 조진범은 자신들이 이미 반년 전에 이혼한 사이임을 잊은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두 사람이 오랜 시간 동안 만나지 않았다는 사실도 까맣게 잊어버린 듯했고 자신의 청첩장을 직접 보내던 그 날의 냉담함마저도 잊은 것 같았다.

이 순간, 그는 그저 진안영이 보고 싶었다. 그녀가 완벽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상관없었다. 지금 조진범은 진안영과 다시 시작하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진안영이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늘이 조진범의 결혼식 날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진안영은 두 사람은 이미 오래전에 이혼을 마쳤고 서로에게 자유를 주었다는 사실도 잊지 않았다.

진안영은 조금씩 조진범의 손에서 자신의 손을 빼내며 최대한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 했다.

하지만 조진범은 진안영이 그럴수록 오히려 그녀의 손을 더 꽉 잡았다.

그는 허리를 반쯤 굽힌 채 아내를 깊이 사랑하는 남편이라도 된 듯한 시선으로 진안영을 바라보았다.

아이를 다 씻기고 연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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