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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0화

범진은 발걸음을 멈추고 민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불타오르고 있었다.

범진은 자신이 이성을 잃어버린 걸 잘 알고 있었다.

이렇게 다시 만나는데 어떻게 이성을 붙잡고 있을 수 있을까?

민희가 떠난 지 4년이 되었다.

4년이나 지난 것이다.

4년 동안 그들은 상대방에게 한 통의 메세지도 보내지 않았고 전화도 하지 않았다. 그리고 서로의 목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그들은 그렇게 동일한 세상의 2개 평행선처럼 조금의 접점도 없었다.

범진의 얼굴이 저도 몰래 떨려왔다.

그 순간 그의 입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돌아왔어?”

“응.”

민희 목소리도 조금 떨려왔다.

민희는 앞에 있는 남자를 쳐다보았다.

4년이나 지나 그들의 관계는 이미 끝났지만 민희는 범진을 너무나 사랑했기에 그를 바라보며 저도 몰래 떨려왔다.

심장에서 통증이 느껴져 그녀를 옴짝달싹할 수 없게 만들었다.

고승아는 범진의 팔을 붙잡으며 민희에게 부드럽게 웃었다.

“민희씨 환영해요. 잘 왔어요. 나랑 범진은 결혼해요, 이번 크리스마스에요.”

말을 마치고 고승아는 고개를 들어 범진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하지만 범진은 여전히 민희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너무나 강경했고 민희의 사소한 움직임도 놓치고 싶지 않았다.

민희는 그때야 정신을 차리고 담담히 웃으며 그들에게 축하 인사를 보냈다.

“축하해요. 오빠 축하해. 축하해요, 새언니.”

범진의 눈빛이 차갑게 변했다.

그는 민희를 바라보며 고승아의 손을 붙잡았다.

범진은 민희가 보는 앞에서 약혼녀의 손을 붙잡고 주차장으로 걸어갔다.

그들은 그렇게 스쳐 지나갔다.

민희 머리카락이 범진이 어깨를 스쳤다.

너무나 익숙한 민희 냄새였다.

하지만 빠르게 그 냄새는 고승아의 향수에 덮여졌다.

...

범진의 차가 고승아의 오피스텔 아래에 멈췄다.

고승아는 고개를 돌려 범진에게 물었다.

“아직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거에요?”

“아니에요.”

범진은 몸을 기대며 담배를 꺼내 들어 입에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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