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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김설진은 민희보다 6살이 많았다.

그들이 결혼한 2년 동안 남녀 사이 감정은 없었지만 그들의 관계는 아주 평온했다.

민희에게 김설진은 남편보다는 가족 같았다.

민희는 어느 정도 그를 좋아했다.

그래서 그가 만남을 기대한다고 했을 때 그녀는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언제 돌아오는 거에요? 공항에 마중 나갈까요?"

수화기 너머에서 김설진이 몇 초 침묵하다가 고개를 들어 비서에게 물었다.

"어느 날 전용기지?"

"대표님, 일요일 저녁 전용기입니다."

...

김설진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입술 모양으로 이야기 했다.

"금요일로 바꿔."

안나는 조금 의외였지만 알아들었으니 사모님과 이야기를 나누어도 된다고 재빨리 OK 사인을 보냈다.

김설진은 낮게 웃었다.

그가 웃는 모습은 아주 아름다웠다.

이미 결혼한 안나도 그 모습을 바라보며 한 번도 눈길이 갔다.

그때 김설진이 민희에게 입을 열었다.

"민희 씨, 우리 금요일에 만나요."

...

통화가 끝나고 민희는 핸드폰을 내려놓았다.

민희는 꽃을 다듬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아챘다.

김설진이 이번에 B 시로 돌아오는 건 그녀 때문이다.

그들은 2년간 결혼 생활에서 몇 번 얼굴을 맞댄 것 이외에는 아무런 감정도 쌓이지 않았다.

어쩌면 그녀가 망상을 한 것일 수도.

민희는 기지개를 켜며 주방에서 자신이 좋아하는 거위간을 굽고 샐러드를 만들었다.

간단히 밥을 먹은 후 그녀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해외에서 살든 국내에서 살든 그녀의 생활은 매우 단순했다.

대부분의 시간은 그림을 그렸다.

한번은 김설진이 고객 앞에서 그녀를 성실한 꿀벌이라고 불렀다.

그때 그의 표정은 너무나 부드러웠다.

그때를 생각하자 민희는 얼굴에 미소가 지어졌다.

사실 김설진과 함께한 기억은 대부분 나쁘지 않았다.

어쩌면 모두 유쾌한 기억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

그때 그녀의 핸드폰이 울렸다.

민희는 김설진이 보내온 티켓 일정인 줄 알았지만 핸드폰을 들고 보니 그건 낯선 번호에서 보낸 메세지였다.

간단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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