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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8화

김설진은 컵을 내려놓고 깊은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낮은 목소리로 부드럽게 물었다. "그렇게 배고파요? 점심 먹지 않았어요?"

민희는 식기를 내려놓고 자신의 입술을 닦았다.

"이 집 프랑스 음식이 너무 맛있네요. 그래서 많이 먹었어요."

"민희 씨, 사실 나도 프랑스 요리할 줄 아는데. 다음에 먹어봐요."

김설진은 사람을 홀리는 미소로 입을 열었다.

"오피스텔 사지 않았어요? 다음에 거기로 가서 음식 해줄게요. 우리 아직 두 명이서 함께 살아본 적 없잖아요. 오피스텔에서 시작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아요."

그의 말은 이미 너무 노골적이었다.

그는 민희와 진정한 부부로 살고싶은 것이다.

식탁 앞에서 민희는 조용히 앉아 있었다.

머리 위에서 내려오는 불빛에 그녀의 얼굴의 솜털도 잘 보여 예전에 마주치던 아기 오리 같은 모습이었다.

민희는 고개를 들어 김설진을 바라보며 한참이나 아무런 말이 없었다.

김설진이 다가와 그녀의 뒤에 멈춰 섰고 그의 성숙한 얼굴이 민희 얼굴 옆에 다가가 아이를 타이르는듯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내가 너무 부담스러운 건가요?"

민희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다시 고개를 저었다.

지금 그들 사이의 거리는 너무 가까웠다.

사실 이렇게 가까웠던 건 처음이 아니었다.

하지만 예전엔 이런 분위기가 없었다.

그들은 계약 결혼이었기에 서로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김설진은 민희를 원하고 있었다.

민희는 고개를 돌려 그와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 고개를 돌리자마자 그의 입술이 다가왔다.

김철진은 잘생긴 얼굴이었다.

비록 조각 같은 얼굴은 아니었지만 성숙한 비즈니스맨의 모습을 풍겼다.

그의 이목구비는 보면 볼수록 잘생겼고 특히 입술이 예뻤다.

민희는 그 자리에 멈춰서 그에게서 자꾸 벗어나려고 했다.

하지만 김설진은 그녀의 뒤통수를 붙잡고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그의 오똑한 콧날이 다가와 그녀의 코에 비볐다.

그는 아주 만족스러운 모습으로 민희 작은 턱을 만지작거렸다.

마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듯한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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