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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6화 난 못 도와줘

이 말을 내뱉는 동시에 나 역시 자신에게 감탄했다. 이 와중에도 나는 정말 선량하기에 그지없구나. 만일 이미연이 내 곁에서 이 말을 들었다면 나에게 크게 실망했을 것이다.

신호연은 이러한 나의 말에 한 줄기 희망의 빛을 본 듯 벌떡 일어나 사무실 책상 앞에 앉았다.

벌겋게 충혈된 눈이 나를 향했고, 그는 다급하게 입을 열었다.

“지아야, 지금 날 구할 수 있는 사람은 너뿐이야. 네가 인맥 좀 써서 인천 일만 해결해 주면 다 쉽게 풀릴 거야.”

그는 절박하게 애써 나에게 아이디어를 주고 있었다. 마치 진작부터 어떻게 할지 생각해 놓은 것처럼.

“너 증명서 낼 수 있지? 전에 울산 사람 찾아서 증명서 발급받았었잖아. 서울의 재료에 아무 이상 없었다는 것만 증명할 수 있으면 신예 건축 지킬 수 있어.”

나는 순간 놀림당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래! 내가 울산에서 발급받았던 증명서.

신연아가 전희와 손을 잡고 놓은 덫에 걸려들어 급히 사람을 찾아 받아냈던 증명서. 하마터면 소송까지 당할뻔했더랬지.

신호연은 말하다 보니 기세가 올라 더욱 그럴듯한 말투로 설득하기 시작했다.

“연아는 아직 어리잖아. 순간의 실수로 그랬던 거야. 게다가 어떤 일들은 연아가 했을 리 없어. 무조건 전희 걔가 한 거야. 내 회사를 빼앗으려고. 그래서 인천 공사를 빌미로 일을 벌인 거야. 설령 재료에 정말 문제가 있었더라도 절대 연아 혼자만의 생각이 아닐 거야. 연아는 그럴 담도 없으니까. 넌 그냥...”

“지금 나더러 신연아를 도와주라고?”

내가 담담하게 신호연을 응시하며 물었다.

그가 잠시 멈칫했다. 자신이 말을 잘못 꺼냈음을 아는듯한 눈치. 내 앞에서 신연아가 아직 어리다고 말하는 것은 금기니까.

“신예만 있다면 우리도 다시 재기할 수 있어. 네가 도혜선한테 말해주고, 서훈한테 융통성 있게 처리해달라고 부탁하고, 대출도 조금 미루면 내가 투자자들 설득할게. 다 방법이 있어!”

그는 기상천외한 말들을 하며 나를 설득하려고 애썼다.

“네 말대로 재료의 문제가 전씨 가문의 소행이라면, 증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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