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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8화 허점을 보이다

그리고 나는 이미연을 끌고 사무실로 돌아갔다.

이미연은 아직도 분이 풀리지 않아 고개를 돌려 신호연에게 한마디 욕했다.

“죽어도 반성하지 않는 X신!”

사무실로 돌아온 이미연이 나를 보며 물었다.

“아직 손쓰지 않고 뭘 기다리고 있어? 너 또 마음이 약해진 건 아니지?”

나는 잠자코 창가에 서서 먼 곳을 바라보며 담담하고 공허한 목소리로 말했다.

“노인네가 살아계실 때 나한테 손쓰지 말라고 하셨어!”

이미연은 내 말을 듣자 갑자기 초조해졌다.

“젠장. 이것 봐, 내 말이 맞았네! 마음이 약해졌네. 너희 노인네가 결국 어떻게 돌아가셨는데.”

나는 이미연의 공격적인 눈빛을 감히 볼 수 없었다. 이 일에 있어서 노인네가 나에게 남긴 마지막 말을 보았을 때, 확실히 마음이 약해졌다.

“동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봤는데, 신호연이 노인네를 때린 짐승을 감싸지 않았다면 노인네가 과연 보배 아들을 들이받았을까?”

“마지막에 신연아가 밀어붙인 것이 노인네가 목숨을 잃게 한 결정적 행동이었어. 그런데 너는 아직도 신호연에게 관대하네. 그가 신연아를 두둔하면 그건 공범이야.”

나는 눈을 감고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이미연이 묘사하는 화면이 내 눈앞에서 재생되었다. 내가 어찌 그때의 분노를 모를 수 있겠는가.

“네가 마음 아파하는 노인네가 바로 그들의 손에 죽었어. 마음이 약해질 이유가 뭐가 있어? 옛말에 마음이 어질면 화를 당한다는 말이 있어. 네 이마의 상처에서 흘렀던 피가 모두 어떻게 생긴 것인지 생각해 봐.”

이미연은 나에게 울부짖듯 말했다.

“좋아, 네가 움직이지 않으면 내가 할게. 신호연은 완전히 맛 갔어. 엄마가 죽어도 정신 차리지 못하는데 왜 아직도 그를 두둔해? 정의를 위해서라도 나는 신호연을 원래의 모습으로 되돌릴 거야.”

나는 눈을 뜨고 움직이지 않았다. 먼 하늘가에 떠가는 뜬구름을 보고 있는데, 노인네는 어느 구름일까?

내가 그녀의 아들을 건드리면 그녀가 나를 탓하지 않을까?

“미연아, 난 노인네의 뜻을 거스르고 싶지 않아. 신호연을 건드리지 않는 게 노인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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